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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슈 ㅣ 맹&앵 동화책 2
윤재웅 지음, 김형근 그림 / 맹앤앵 / 2009년 10월
평점 :
아이들에게 친구가 없다면 얼마나 외로울까요? 그게 바로 내 아이라면 부모의 마음은 또 어떨까요? 3학년인 다부에게는 친구가 하나도 없었어요. 오히려 아이들의 놀림거리였지요. 다부가 실어증에 걸려 말을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부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오로지 큰소리로 우는 것뿐.
또 학교에서는 자꾸만 특수 학교로 전학을 가라고 했어요. 하지만 다부의 엄마는 말을 하지 못하는 것만 빼만 모든 게 정상인 다부를 특수 학교에 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부를 특수 학교에 보낼 만큼 넉넉한 형편도 아니었구요. 다부의 아빠가 실직한 지 3년이나 되었거든요. 가난한 엄마와 아빠가 다부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놀리는 아이들을 혼내거나 비 오는 날 마중을 나가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뿐이었죠.
다부는 학교 앞에서 풍선껌을 사려던 돈으로 우연히 병아리 한 마리를 사면서 외로움을 잊게 되었어요. 그 병아리에게 바람 소리를 닮은 슈~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게 되거든요. 그동안 다부에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도록 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말 못하는 장애아로, 나와 다른 사람으로 멀찍이 세워놓고 놀리거나 바라보았을 뿐이지요. 하지만 점점 자라는 병아리 슈를 통해 다부는 마음을 열고 말문을 열고 서서히 성장을 해갔습니다.
다부가 슈라는 친구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어요. 슈는 어떤 방법으로 다부의 말문을 열도록 해준 걸까요? 슈는 하늘을 나는 꿈을 가지고 있는 병아리였어요. 주변에 새들이 "넌 날 수 없는 닭"이라며 비웃어도 슈는 열심히 연습을 했고, 하늘을 나는 가장 큰 새가 되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부에게도 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해줬어요. 그리고 매일같이 다부의 꿈속으로 찾아와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이에게 대답을 해주라고 합니다. "나도 사랑해요"라고.
그렇다면 매일 밤 다부의 꿈속에 찾아와 "사랑한다, 다부야! 사랑한다, 다부야!" 속삭인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다부와 함께 궁금증으로 바싹바싹 태우다가 동화가 끝날 무렵에야 그 주인공을 알 수 있었는데 바로 다부의 아빠였어요. 직장을 잃고 술주정뱅이로 살면서 다부를 말 한마디 못하는 병신 자식이라며 막말을 하던 무서운 아빠. 그 아빠가 매일 밤 잠든 다부의 귓전에 대고 사랑한다고 속삭였던 거예요.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는 절대로 잘못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던 아빠.
다부가 마음속에 꽁꽁 묶어두었던 두려움을 풀어내고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야기 상대가 되어준 슈라는 친구와 보이지 않는 아빠의 사랑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른도 마찬가지지만 아이들에게 친구와 사랑은 이렇게나 소중합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도 기적처럼 이루게 해주니까요. 이제부터라도 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말 아끼지 말고 열심히 해줘야겠어요.
이 책은 아이들에게 친구를 이해하는 방법도 가르쳐주고, 사랑도 가르쳐주는 맑고 깨끗한 동화예요. 그리고 장애아들이 나오는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우리 딸을 감동시킨 기적의 동화이기도 하구요. "엄마, 이 동화 진짜 감동적이라니까요! 빨리 읽어보세요." 책장을 덮고 우리 딸이 한 말이랍니다. 3학년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