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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 쓴 개 ㅣ 맹앤앵 그림책 4
박정연 옮김, 아르노 부탱 그림, 마티스 글 / 맹앤앵 / 2009년 9월
평점 :
여러분은 나와 다른 사람을 보면 어떻게 생각하나요? 멋지다고? 아니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얼른 외면하나요? 글쎄, 부끄럽게도 저는 후자 쪽에 더 가깝게 살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그림책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보통은 웃을 때가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잖아요. 그런데 몽이라는 개는 웃을 때 입꼬리가 아래로 처졌어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몽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지요. 나와 좀 다르게 웃는 몽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는 수많은 나의 모습이 들어 있습니다. 책을 보는데 생긴 모습이나 혹은 생각이 다르다며 매몰차게 외면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더라구요.
나와 좀 달라도 차이를 인정하고 긍정적인 눈길로 바라보아 준다면 몽이처럼 멋진 이웃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몽이는 사람들의 비뚤어진 시선과 편견을 모두 극복하고 멋지게 성공했거든요. 어떻게 그런 일이 생겼는지 궁금하죠?
몽이는 웃을 때 입꼬리가 처지지만 심술을 내거나 심통이 난 건 절대 아니예요. 태어날 때부터 그랬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몽이가 무섭고 심술궂어 보인다며 모두 피해 다녔어요. 몽이는 정말 정말 억울했다구요.
몽이를 본 사람들의 표정 좀 보세요. 몽이는 그냥 길을 지나가고 있을 뿐인데 저렇게들 놀라고 있다니까요.
개조심 팻말을 들고 겁에 질려 있는 사람들 좀 봐요. 꼼짝 못하고 선 채 눈을 감기도 하고요, 눈물까지 흘리면서 하는 말 좀 들어 보실래요. "저 개 좀 봐! 성질이 장난 아니겠는 걸." 몽이가 뭐라고 했냐구요. 정말 너무 한 거 아니예요. 몽이는 사람들을 향해 웃었을 뿐이라구요.
고양이만 좋아하는 할머니의 눈에도 몽이가 예쁘게 보이지 않았어요. "저 개는 너무 심술궂어 보여. 누구 한 번 크게 물릴 테니 두고 보라구!" 몽이는 그런 개가 아닌데 정말 억울해요.
몽이에게는 롤러스케이트 대회 참피언이 되는 꿈이 있었어요. 그래서 매일같이 열심히 연습한 후 국가 대표 감독님을 만났지요. 그런데 감독님이 몽이를 보고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정말 롤러스케이트 천재로군! 하지만 챔피언이 되려면 활짝 미소를 지으라구. 그렇게 입꼬리를 내리고 인상을 쓰고 있으면 누가 너를 좋아하겠니?"
몽이는 정말 속이 상했어요. 인상을 쓰는 게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태어났는데 왜 자꾸 생긴 걸 가지고 따지는지 이해할 수 없었거든요. 하지만 몽이는 좌절하지도 포기하지도 않았어요. 몽이는 세계 참피언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롤러스케이트를 즐겁게 타고 싶었으니까요.
그래서 몽이가 생각한 게 바로 복면이었어요. 이런 모습으로 대회에 나간 몽이는 모든 종목에서 최고의 기록을 세웠죠. 히히, 난 그래도 몽이라는 거 다 알겠는데...
하지만 몽이는 상도 받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물론 사람들은 복면 쓴 개를 찾느라 야단이 났겠죠? 그후 몽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행스럽게도 몽이는 사람들의 편견과 왕따를 극복하고 꿈을 이루었어요. 그런데요, 만약 몽이가 사람들의 편견을 극복하지 못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몽이 같은 일을 당하고 좌절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러분도 많이 알고 계시죠?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서 살아갈 때 더 멋진 세상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몽이처럼 좀 다른 모습을 가졌다고 해서 복면을 쓰고 살아가는 친구들이 많아지면 안 되겠죠? 유아들에게 사람은 누구나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걸 가르쳐주는 멋진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