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나!
고경숙 지음 / 재미마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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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숙의 작품이군요. 그녀의 작품 중 <마법에 걸린 병>과 <위대한 뭉치>를 참 독특하다 싶으면서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평범하지 않은 작품 세계를 가진 고경숙과 무한한 상상에 도전하는 재미마주가 만나 또 하나의 걸작을 만들어냈다 싶은데요.  

책의 크기부터 우리가 보통 만나는 판형이 아닙니다. 더 길쭉해요. 그리고 표지를 넘기면 뒷면에서 바로 이야기가 시작돼서 "아, 여기서부터 시작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이렇게 틀을 벗어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가 궁금하지요?  


누군가 종이에 인형처럼 생긴 미미를 그렸다가 확 구겨 버렸군요. 아마도 그림이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에요.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아이는 깜짝 놀라서 눈물까지 흘리고 있네요. 


그러면서 "누가 날 버렸냐"고 야무지게 묻는 걸 보니 제법 똑똑한 아이 같아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이런 나쁜 짓을 하면 서로 자기가 아니라고 발뺌하기 바쁜데 이 책에선 서로 자기가 했다고 나서고 있네요. 


"그래, 내가 버렸어!" 이 사람은 누굴까요? 피아노를 치면 가슴이 울렁울렁, 기분이 멜랑콜리해지는 사람인데요. 이 사람이 버린 건 미미일까요? 가슴 속의 슬픈 음계들일까요? 


"내가 버렸을 거야!" 이 사람은 누구죠? 오래된 기계를 다시 쓸만한 기계로 고치다 보면 머리가 아픈 사람이래요. 이 사람이 버린 건 미미일까요? 낡은 부속품일까요? 


"아~ 내가 버렸지!" 그럼 이 사람은? 산책을 하다 보면 여기저기 지저분해서 맘 놓고 걸을 수가 없는 사람이래요. 이 사람이 버린 건 미미일까요? 개똥일까요? 


"으앙~ 내가 버렸다니까!" 이 사람은 또 누구예요? 국제 서커스 대회가 있는 날 사랑하는 말이 감기에 걸려서 움직이질 못해서 버렸대요. 이 사람이 버린 건 미미일까요? 말 위에서 접시를 돌리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묘기일까요? 


"응, 내가 버렸어!" 나는 누구일까요? 예쁜 것 좋은 것 새것 헌것 다 사서 모으다가 더 이상 살 돈이 떨어져서 버렸다는군요. 이 사람이 버린 건 미미일까요? 마지막 돼지 저금통일까요? 


그런데요, 여기 딱 한 사람 "난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네요. 자기가 버린 건 화난 여자아이 그림 한 장뿐이라는데요. 하지만 딱 잡아떼도 소용없어요. 우린 당신이 지난 밤에 한 일을 다 알고 있다구요!!!  


이렇게 플랩 속에 주인공과 그 사람이 버린 것을 감춰놓아서 들춰보는 재미를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실컷 상상하게 만든 다음에 플랩을 펼쳐 보세요. 저처럼 퀴즈 내기 놀이를 하면 더 재미있겠죠?   


그리고 놀라운 사실 하나 더 알려줄게요. 우리 아들이 너무 재미있는 책이라며 들고 다니며 보다가 책이 밑으로 촤르륵 쏟아지는 바람에 깜짝 놀라서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책 속에 나오는 누구처럼 "난 아니야!"라고 소리쳤어요. 원래 책이 이렇게 만들어졌다는 걸 모르고 말이에요. 길게 펼쳐놓으니까 꼭 병풍 모양이 되었지요?  어때요? 이 정도면 정말 재미난 책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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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9-04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너무 재밌겠어요.

소나무집 2009-09-07 10:49   좋아요 0 | URL
현준이 또래들이 좋아할 만한 책이에요.

순오기 2009-09-07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재밌는 책이네요. 병풍이 멋져요~ ^^

소나무집 2009-09-09 13:21   좋아요 0 | URL
유아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인데 우리 아들도 좋아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