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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엄마 얘기 들어 볼래? ㅣ 리처드 스캐리 보물창고 7
리처드 스캐리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아이들이 어디 가서 공부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보다 예의 없다는 말을 듣게 되는 게 더 무섭다. 예의는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는 기본이다. 갑자기 얼마 전 대통령이 시장에 나가서 사람들에게 반말을 마구 썼던 동영상이 생각난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으면 뭐 하겠나 기본 예의가 안 됐는데...
그 동영상 하나만 봐도 그가 입으로만 국민을 섬겼다는 게 만천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평생 높으신 양반으로만 살아온 그는 존대말 쓰는 예의가 몸에 배여 있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기본 예의는 평소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기본 예의가 몸에 배어 있지 않은 대통령에게도 아침마다 이 책 한 대목씩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나도 아이들에게 반복되는 잔소리를 하는 보통 엄마다. 첫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내가 아침마다 우리 아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젠 잔소리 대신 이 책을 펼쳐서 들이밀어야겠다. 엄마의 잔소리는 지겹지만 리처드 스캐리의 재미난 캐릭터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잔소리처럼 안 들릴 테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학교에서, 집에서, 친구집에 놀러 갔을 때 지켜야 할 예절은 물론 길에서 지켜야 할 시시콜콜한 공중 도덕까지 가르쳐준다. 그 중 우리 아들에게 가장 필요한 잔소리는 갈아입은 잠옷은 잘 개어 놓아라, 공을 주우러 차 앞으로 뛰어들지 말아라, 마음에 안 든다고 때려부수지 말아라, 게임에서 졌을 때 울보가 되지 말아라, 처음 해보는 일이 잘 안 된다고 징징거리지 말아라 등등.
맨 마지막 장에 나온 말도 우리 아들이 명심할 말이라서 밑줄을 그었다. 부모님이 자야 할 시간이라고 말하면 곧바로 잠자리에 들어요.
아이들에게 기본 예의를 기분 나쁘지 않게 기르치는 기분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