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앞으로 완도의 명물이 될 공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완도에 와 살면서 아이들과 쉽게 갈 수 있는 공원 하나 없는 게 늘 아쉬웠는데 이젠 그 아쉬움을 풀 수 있게 되었어요.
어제 저녁을 먹다 갑자기 그 공원 이야기가 나와서 "한 번 가 보자!" 하고는 바로 일어섰답니다. 설거지도 뒤로 한 채 말이죠. 작년부터 산 하나를 깎아서 공원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연을 훼손하는 것 같아 욕도 좀 하고 그랬는데 완성된 공원에 가 보니 앞으로 완도를 알리는 데 한몫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다리를 놓아서 육지와 연결된 지 어언 30년이 넘었건만 지금도 완도에 가려면 배를 타야 되는 줄로 잘못 알고 계신 분들이 많다는 걸 제가 살아 보고 알았어요. 그래서 땅끝 마을 하면 으레이 해남만 떠올리고 완도는 똑 떨어진 섬 취급을 하시데요.
하지만 완도는 섬이 아니랍니다. 차를 타면 육지랑 연결된 다리 건너는 데 30초도 안 걸립니다. 그래서 완도의 높으신 양반들 불만이 많았던 것 같아요. 3선의 달콤함을 누리고 계신 현 완도 군수님이 신땅끝 마을이 있음을 세상에 알리기로 한 걸 보면 말이죠.
조명색에 따라 탑의 색깔이 수시로 변하데요. 이건 밤에만 볼 수 있는 보너스겠죠! 차에서 내리자마자 올려다보며 아이들이 찍은 사진입니다. 돈 엄청 들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돈 많이 들인 시설물을 볼 때마다 도서관에도 좀 투자하지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이 동네 도서관은 사랑방 수준이거든요.
카메라가 안 좋다는 걸 이 사진을 보며 새삼 확인했어요. 낮에 보면 어디 하나 눈에 띄는 곳이 없는 완도 읍내 풍경이 밤에 산에 올라가서 보니 너무 아름다운 거 있죠. 해변을 끼고 상가가 쭉~ 이어져 있어요. 멀리 보이는 다리는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있는 신지도 들어가는 다리구요.
우리 아들의 한 말씀. "홍콩 야경보다 더 멋진데..." "홍콩도 안 가 보고 니가 어찌 알아? " 텔레비전이랑 인터넷으로 보았지요." "음, 그렇군."
어때요? 멋지죠? 우리 아들이 일기장에 서울에 있는 남산 타워랑 똑같은 게 완도에도 생겼다고 썼더군요.
타워 안으로 들어가면 완도를 홍보하는 사진이랑 설명들이 아주 많은데 저 감동받았어요. 완도 관공서에서 하는 일에 감동받기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정말 멋지게 잘해놓았더라구요. 완도 특산물을 파는 매장도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카메라를 딸내미가 들고 다녀서 내부 사진을 많이는 못 찍었네요. 나중에 낮에 가서 사진 다시 찍어 올게요.
이층은 야외랑 연결되어 있는데 나가자마자 맞닥뜨리는 인물이 있어요. 이 사람 누군지 다 아시죠? 바로 우리나라 최고의 골프 선수 최경주예요. 이곳 출신의 최경주는 완도 사람들에겐 최고의 자부심이고 자랑이지요. 해변에 최경주 공원까지 있을 정도니까요. 캐릭터가 너무 재미있어서 친근감이 느껴져요. 그래서 온 식구가 이렇게 한 번씩 매달려 보았어요.
오호, 이 사람도 몰라주면 안 돼요. 최경주 이전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인물 장보고예요. 청해진 하면 바로 떠오르죠? 지금은 장도라고 불리는 작은 섬이 완도 옆에 있는데 물이 빠지면 걸어들어 갈 수 있어요.
이 섬에 장보고 대사께서 청해진을 설치하고 당나라와 무역을 하셨거든요. 그러니 최경주와 나란히 서서 완도를 알리는 역할을 할 만하죠. 이 섬도 지금 열심히 공원 꾸미는 작업중이니 완도 오시는 분들 꼭 들러서 가세요.
이 타워는 밤에 보는 게 더 아름다운 것 같아요. 완도 오시는 분들 기억하셨다가 꼭 다녀가세요. 완도 다도해 일출공원입니다. 완도 들어서는 순간 훤히 보입니다. 그리고 기억해 주세요. '이젠 땅끝 마을은 해남이 아니고 완도다!' 제가 갑자기 완도 홍보 대사 된 느낌!
우리 아이들 공부할 시간에 이렇게 나와 노니까 너무나 신나서 매일 밤 운동 나오자고 그러는 거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