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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나만 미워해 ㅣ 이야기 보물창고 12
이금이 지음, 이영림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선생님은 나만 미워해>에는 네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이제 막 학교에 입학한 은채가 선생님과 친구 사이에서 겪는 이야기를 아주 솔직하게 들려주고 있다. 네 편의 이야기 모두 오늘 당장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겪은 이야기처럼 생생하다.
선생님이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주 많다. 주인공 은채처럼 계속 손을 들었는데 발표 안 시켜준 날, 짝꿍이 말을 시켜서 대답만 했는데 떠들었다고 벌 서고 온 날, 사물함에 있는 색연필 가져 오려고 일어섰는데 돌아다녔다고 혼난 날. 아이 입에서 꼭 나오는 말이 있다. "선생님은 나만 미워해."
아이들 알림장에 가끔 적어오는 것 중에 하나가 '학교로 돈 가지고 오지 말 것'이다. 종종 돈을 잃어버리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선생님이 미리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은채네 반에서도 돈을 잃어버린 사건이 생기는데 주은 사람이 임자인 줄 알았다는 기훈이의 말에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오고, 엄마를 만나러 가는 친구를 위해 거짓말을 하는 은채의 예쁜 마음 때문에 또 한 번 살며시 웃음짓게 된다.
준비물을 사러 문방구에 간 김에 오락 한 판 하다가 수업 시작 시간을 놓쳐버린 아이들이 서로 '너 때문'이라며 우는 모습이 꼭 우리 아들을 보는 것 같다. 그런데 이 동화를 읽은 우리 아들의 한마디. "우리 학교 앞 문방구에는 오락기 없는데요."
나 어린 시절만 해도 전학 오는 아이는 정말 어쩌다 한 명 있을까 말까 했다. 그래서 반 아이들 전체의 관심 대상이 되었다. 그런데 요즘도 전학 오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가 보다. 은채는 새로 전학 온 친구에게만 관심을 갖는 승우 때문에 소외감을 느낀다. 그러다가 지혜 생일 파티를 계기로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될 것 같은 예감을 전하는 이야기를 읽으며 30년 전 전학 와서 친하게 지낸 적이 있는 친구가 떠오르기도 했다.
예비 1학년이나 이제 막 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