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쌀 이야기 - 우리 민족의 든든한 주식, 쌀의 모든 것 풀과바람 지식나무 10
김남길 지음, 강효숙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가 밥상 앞에서 수다를 떤다. '엄마, 우리가 먹는 밥이 자포니카게 인디카게? 그 중에 더 쫀득쫀득한 건 뭐게?" 엥, 무슨 소리야? 책을 사놓고 아직 읽지 못한 엄마가 알아들을 수 없는 건 당연하다. 아이는 벌써 여러 차례 읽은 모양이다.

책이 술술 읽힌다. 쌀이 아이들의 흥미를 끌 만한 소재는 아니지만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놓은 덕에 한 번 손에 들면 끝까지 읽게 된다. 세계 4대 문명과 곡식의 관계, 서양 사람들이 밀로 만든 빵을 주식으로 하게 된 이유, 우리에게 자포니카 쌀이 인기 있는 이유, 현재 미국인들이 자기네들의 주식이 아닌 자포니카 쌀을 재배하는 이유 등을 알고 나면 오늘 밥상에 오른 쌀밥이 더 맛있어질 것 같다.

사실 우리가 쌀밥을 실컷 먹기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한 30년 정도. 나도 학교 다닐 때 보리 혼식과 분식에 대한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쌀밥만 먹으면 각기병에 걸린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린 것도 다 쌀을 좀 덜 먹게 하려는 정책이었다니 원. 그런데 지금은 쌀이 남아 돌아서 밥을 먹자고 캠페인하는 걸 보면 세월무상이다.

벼가 자라 밥상 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88번의 손길을 거쳐야 한단다. 봄에 모내기를 한 후 5~6개월이 지나 추수할 때까지 벼의 한살이가 길고 힘들지만 다른 작물에 비해 수확량이 많아 조상들의 선택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나도 일주일에 한 번은 빵집에 들른다. 그런데 앞으로 닥쳐올지도 모를 식량 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횟수를 좀더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쌀밥을 먹지 않으면 농군들이 농사를 포기할 확률이 커진다. 결국 쌀을 외국에서 사 오다 보면 수입쌀의 가격이 점점 오르고 외국쌀의 노예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에게 우리 쌀시장을 개방하는 일이 생기면 절대로 안 되겠다. 아이들에게 FTA가 뭔지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이 책 한권 읽으라고 하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또 논은 물을 가두는 댐 역할은 물론 생태계의 보물 창고이고, 벼가 나무처럼 산소를 맑게 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차창 밖으로 내다보는 들녁의 논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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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1-13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쌀밥이 심하게 땡깁니다. 갓지은 쌀밥에 총각김치 하나면 밥 한공기 뚝딱~
리뷰 보니 더욱 쌀밥이 좋아지네요~~

소나무집 2008-01-19 12:32   좋아요 0 | URL
잡곡밥이 좋다지만 저도 사실 갓 지은 쌀밥이 더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