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싫어요! - 세계 어린이 인권 학교 4
델핀느 쏠리에르 지음, 베르나데뜨 데스프레 그림, 김태희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며칠 전 딸아이 입에서 '성폭력'이라는 말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교실에서 친구들이 놀 때 그런 말을 하더라는 것이다. 도대체 3학년 아이들이 놀면서 성폭력이라는 단어를 왜 입에 올렸을지 궁금하다.

성폭력, 현재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이지만 아이들에게 말해주기가 정말 쉽지 않은 주제다. 사실 어디서부터 접근해서 말을 해줘야 할지 몰라 아예 한번도 말을 꺼내본 적조차 없다. 더구나 딸 가진 엄마로서 늘 마음의 짐 같은 게 있었는데 이 책을 보고는 옳거니 싶었다. 아주 친한 언니가 말을 들려주는 듯한 문체는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만들어준다.

일단은 만화 형식을 빌렸기 때문에 아이들도 쉽게 책을 펼쳐들 것 같다.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네 가지 경우를 예로 들고 있다. 이상한 이웃집 아저씨를 만났을 때, 사촌 형이 이상해요(남자 아이들도 성폭력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어떤 아저씨가 따라와요, 이상한 새아빠가 있어요. 각각의 상황에 처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처럼 난처한 일을 당한다면 너는 어떻게 하겠니?"라고 묻거나 '이럴 때는 이렇게 해' 코너에서 친절하게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자신에게 일어난 성에 관련된 일을 부모나 믿을 수 있는 어른에게 꼭 말해야 한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놓였을 때 "싫어요, 안돼요"라고 큰소리를 지르며 도움을 요청할 수만 있어도 성폭력 범죄는 많이 줄어들 것이다. 

아이들이 자기 몸을 스스로 지킬 수 있기를 바라는 부모라면 꼭 한 번쯤 함께 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놀라지 않고 그 상황을 잘 피하기 위해서는 꼭 이런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 재미있지 않은 낱말 사전'은 뉴스에서 한두 번은 들어봤을 듯한 단어들을 따로 모아 쉽게 설명을 해주고, 혹시라도 성폭력이나 성희롱을 당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화 번호도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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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7-06-26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도 그렇고 아이들을 봐서도 그렇고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이 생활방식 등이 점점 서구화되어 가면서 성적인 부분이 과감히 드러나는 것은 바람직 스럽지만 부정적인 요소도 많은 것 같아요, 아직 성숙되지 않은 사회이기에 급속한 개방에 따른 후유증이 성폭행이나 폭력이 아닌 가 합니다.

소나무집 2007-06-27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에서 나온 책인데 프랑스 가족부 장관이 머리말을 쓴 걸 보면
그 사회도 성에 관한 범죄가 심각한가 봐요.
정말 걱정이에요. 늘 아이들 뒤꽁무니를 따라다닐 수도 없고 말이죠.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교육이나 시켜야겠죠?

홍수맘 2007-06-27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시리즈로 나와있는 것 같은데 대체로 괜찮은지 궁금해요.

소나무집 2007-06-28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직 이 책 외엔 다른 시리즈는 못 봤어요.
이 책 분위기라면 괜찮을 것 같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