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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씨 부부 이야기 ㅣ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1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 시공주니어 / 199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이런, 그럴 줄 알았다고요. 도대체 60이 넘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겁니까? 한참 손자 손녀 예뻐할 연세에 심술만 늘어서 그러시면 안 된다니까요. 진작에 반성하고 잘 좀 살아 보시지 결국 짜부증에 걸려 세상에서 사라졌으니 누구에게 하소연을 할랍니까?
매일같이 서로를 골탕 먹일 생각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멍청씨 부부, 그 나이까지 함께 산 게 참 용합니다 그려. 멍청씨 부인이 멍청씨의 맥주잔에 가짜 눈알을 넣은 복수로 멍청씨는 커다란 개구리를 침대에 넣어 부인을 기절시키는군요. 이에 멍청씨 부인은 물컹거리고 씁슬한 지렁이 스파게티로 복수를 하죠. 복수는 또 복수를 낳고... 노인네들 정말 지루하지 않게 사십니다. 늘 그렇게 머리를 쓰니 치매는 안 걸리겠구만요.
동네 꼬마들이 들여다보는 게 싫어 창문 하나 없는 집을 짓고, 나뭇가지에 본드를 발라 잡은 새로 파이를 해 먹고, 정원에는 엉겅퀴와 쐐기풀만 가득하니 정원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네요. 그런데 매일같이 우리 안에서 지긋지긋한 물구나무를 서며 복수의 칼날을 가는 원숭이 가족이 있었으니 한 번 당해 보시죠, 멍청씨 부부!
멍청씨 부부가 외출한 틈을 타 원숭이 가족과 새들이 일을 벌이는군요. 집안의 모든 물건을 천장에 붙여놓으니 바로 서 있으면 안 될 것 같군요. 그러면 그렇죠. 멍청씨 부부 바로 물구나무 서기에 들어갑니다. 물구나무 서 있다가 짜부라져 사라지고 만 멍청씨 부부 정말 안 됐네요.
지저분하고 괴상망칙한 노인네들 이야기에 아이들이 열광하는 까닭이 뭘까요? 대리 만족이겠죠? 하지 말라는 것 투성이에 늘 공부나 하라고 등 떠미는 엄마에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단체 벌을 받게 만드는 선생님께, 같이 잘못했는데 혼날 때는 잘도 피해가는 동생들에게 하지 못하는 복수를 멍청씨 부부가 대신해주고 있으니 재미가 절로 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