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장아장 걸음마 아기 그림책 나비잠
조 신타 글.그림, 이선아 옮김 / 보림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그날은 장맛비가 내리던 한여름 밤이었다. 창밖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남편은 숙직중이었다. 그런데 텔레비전을 짚고 일어서 있던 딸아이가 손을 떼고 한 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너무 신기해서 "어머! 어머!" 소리밖엔 내지 못했다. 내가 한 발씩 뒤로 물러서며 "걸음마, 걸음마!"를 얼마나 외쳤는지 모른다. 남편에게 전화로 첫 걸음마를 중계하며 수선을 떨었던 그날도 이젠 모두 추억이 되어버렸다.

육아책들을 들여다보며 아이를 키우던 나는 늘 조바심을 내곤 했다. 뒤집을 때가 된 것 같은데, 길 때가 된 것 같은데, 걸을 때가 된 것 같은데 아이는 엄마 마음을 도통 몰라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는 어느 날 갑자기 보란듯이 뒤집고 기어다니고 걸음마를 떼었다. 

돌 전에 아이가 한 행동 중 가장 놀랍고 반가운 행동이 바로 걸음마였다.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서서 걸었으니 이젠 사람 구실을 할 수 있겠구나 싶어 그렇게 기뻤던 걸까? 아무튼 그날 쓴 일기에는 '드디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나왔을 정도로 첫 걸음마는 흥분된 사건이었다.

걸음마 걸음마 앙금앙금 걸음마

걸음마 걸음마 삐악삐악 걸음마

걸음마 걸음마 주르르르걸음마

걸음마 걸음마 둥둥 걸음마

 걸음마 걸음마 사뿐싸뿐 걸음마

 걸음마 걸음마 햄버거 걸음마

걸음마 걸음마 되똥뙤똥 걸음마

걸음마 걸음마 우리 아기 걸음마

걸을 때가 된 아가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면 금방이라도 일어서 걸음마를 떼어놓을 것 같다. 보드북이라 찢어질 염려가 없고, 펼친 면이 한 장의 그림이라서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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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7-04-13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태은이에게 필요한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