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안녕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동화
도종환 지음, 황종욱 그림 / 나무생각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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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꺾여 말라 죽고 말았을지도 모르는 자두나무가 힘든 고비를 넘기고 열매를 맺었군요. 몸의 상처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컸던 어린 자두나무는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이해할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골짜기 물이랑 반달의 위로에도 침묵을 지켰고요. 결국 별의 정령이 나서고 나서야 자두나무는 입을 열었답니다.

"몸 다친 곳은 시간이 지나면 나을 거야. 지금은 보기 흉해도 다시 새살이 돋아날 거야. 그렇지만 네 마음은 네가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낫지 않아."

가장 중요한 것은 다시 살 수 있다는, 살아야 한다는 믿음이라는 별의 정령의 말에 용기가 생긴 자두나무. 봄이 오고 꽃다지랑 냉이랑 골짜기 물이랑 주변에 있던 풀과 나무들의 응원 덕분에 자두나무는 드디어 싹을 피우게 되었어요. 힘든 상처를 이겨내고 어린 잎을 피워낸 자두나무는 울고 말았지요.

자두나무에게 상처를 준 아이들은 자두나무가 겪을 고통쯤은 금방 잊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자두나무는 그 상처를 견디느라 일 년의 시간을 보내야 했지요. 그 시간이 얼마나 힘겨웠을까요?

사람도 마찬가지겠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면서 살아가니까요. 하지만 상처를 받았다고 용기를 잃고 힘에 겨워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요. 자두나무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어야 합니다. 몸과 마음의 상처가 아물고 거기 새잎이 돋고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자두나무에게 힘을 준 달과 별과 물과 바람까지도 우리를 응원하고 있을 테니까요.

딸아이는 말하더군요. 이 책은 용기를 잃은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책이라고요. 맞아요. 작가가 뒤뜰에 있던 허리가 꺾인 자두나무를 보며 이 동화를 쓴 까닭은 희망을 잃은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주기 위해서였을 거예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참 좋은데 도입부가 너무 길어서 지루한 감을 떨칠 수가 없네요. 시골집으로 아이들이 놀러와서 자두나무에게 상처를 주는 장면을 구구절절 너무 길게 늘어놓는 바람에 독자들이 손에서 책을 놓지나 않을까 염려됩니다. 자두나무의 상처와 그걸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좀더 간결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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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3-08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소나무집 2007-05-03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