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볼돼지 김영진 그림책 1
김영진 글 그림 / 길벗어린이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가 돼지해라서 그런지 유난히 돼지에 관한 그림책이 눈에 뜨입니다. 이 책은 우리 나라 작가의 그림책으로 글이나 그림에서 어디 한 군데 뒤떨어지지 않는군요. 정말 추천하고 싶어요.

볼이 볼록 튀어나와 볼돼지라는 귀여운 이름을 갖게 된 돼지의 이야기입니다. 이름만큼이나 생긴 것도 귀엽지요. 보는 순간 그냥 웃음이 나와요. 볼돼지가 학교에서 노래를 잘한다는 칭찬을 받고 신이 나서 집으로 달려왔어요. 자랑하고 싶어 죽겠는데 엄마는 전화로 수다를 떠느라 정신이 없고 아빠는 들어오자마자 잠이 들어버렸으니 얼마나 속이 상했겠어요.

주말에는 외가댁에 갔어요. 볼돼지에게 노래를 가르쳐준 외삼촌이 있기엔 신이 났지요. 아마 외삼촌만은 실력을 뽐내고 싶은 볼돼지의 마음을 알아주리리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를 어쩌나요. 글쎄 외삼촌이 친구들이랑 여행을 가서 내일 온대요. 볼돼지는 한 상 가득 맛있게 차려진 음식도 싫었어요. 슬퍼서 눈물만 나려고 했지요. 숟가락 가득 밥을 올리고 찢어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입을 벌린 아빠의 모습을 볼라치면 정말 볼돼지의 마음에는 관심이 없나 봐요. 돼지들의 입으로 들어가기 싫은 새우랑 쭈꾸미랑  눈물 흘리는 것 좀 보세요. 진짜 웃겨요.

볼돼지는 시무루해져서 외삼촌 방으로 들어갔어요. 엥 누가 있네요. 거기다 왜 이제 오냐고 야단까지 막 칩니다. 볼돼지는 어느새 주인공이 되었어요. 분장이 기가 막힙니다. 눈 큰 개구리, 복싱 선수, 갓 쓴 양반, 깜찍한 인어, 배트맨, 수줍은 새색시, 세상에 타이거맨까지 분장이란 분장을 다 해봅니다. 드디어 최고로 멋지게 분장을 끝낸 볼돼지가 무대로 뛰어나갑니다. 그리고 수많은 관객 앞에서 노래가 시작되었지요. 어떤 노래였는지 아세요? 바로 가수 김수철의 <치키치키 차카차카>! '날아라 수퍼 보드'의 주제가네요.

정말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자 관객들도 따라합니다. 관객들의 박수에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볼돼지. 그동안 식구들의 무관심에 서운했던 마음이 다 풀려버리는 순간이었지요. 우리 아이들도 이 장면에서 노래 부르고 한바탕 야단이 났었다니까요. 집에 가자는 엄마의 썰렁한 목소리에 볼돼지의 무대는 막을 내립니다. 하지만 이젠 상관없어요. 주인공이 되어 한바탕 신나게 놀면서 기분이 좋아졌거든요. 볼돼지의 표정이 밥상 앞에서와는 전혀 딴판으로 흐뭇합니다. 아마 어른들은 외삼촌 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를 걸요. 볼돼지가 이야기해줘도 믿지 못할 거예요. 그쵸?

구석구석 재미있는 그림이 많아요. 늘 볼돼지를 따라다니는 초록 사과랑 천사 돼지를 찾는 재미, 잘 차려진 밥상도 한 번 자세히 들여다는 것 잊지 마세요. 실제 방을 사진 찍어놓은 듯한 외삼촌 방도 구석구석 재미있어요. 볼돼지가 혼자서 충분히 쑈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방이거든요. 

볼돼지가 행복해져서 저도 행복해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씩씩하니 2007-02-03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행복해질꺼 같애요,,마이트 잡은 볼돼지 캐릭터가,,,끝내주는걸요?ㅎㅎㅎ

소나무집 2007-02-05 0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림이 끝내주는 그림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