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아이 타로오 창비아동문고 230
마쯔따니 미요꼬 지음, 타시로 산젠 그림, 고향옥 옮김 / 창비 / 200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 용 얼굴에 눈이 없어요!" 용띠인 아들 녀석은 용에 관심이 많아 용 그림도 제법 그리곤 한다. 책표지를 훑어보던 아들의 이 한마디 때문에 자세히 보니 정말 그랬다.  왜 눈이 없는 용이 되었는지 나도 슬슬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대충 책장을 넘기며 보니 처음에는 분명히 눈이 있었다. 

타로오는 용의 아들이다. 엄마 아빠도 없이 가난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게으름뱅이에 놀고 먹는 것만 좋아한다. 이쯤이면 우리의 옛이야기에서는 벌을 받아 마땅하건만 여기에서는 옛이야기의 상식을 빗나간다.  왜냐하면 게으른 아이가 힘센 아이로, 다시 지혜로운 아이로 변하는 과정을 거쳐 많은 사람들의 영웅이 되기 때문이다. 

용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 타로오는 북쪽 나라 호수에 살고 있다는 엄마 용을 찾아 나선다. 그야말로 엄마 찾아 삼만리다. 마음대로 하늘을 날고 신통력이 있다는 텐구에게서 백 사람의 힘을 얻게 된 타로오는 검은 오니에게 잡혀간 친구 아야를 구하고, 마을 사람들로부터 신비한 거울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타로오는 점점 지혜로운 아이가 된다.

일본 사람들도 옛날에는 모두 가난했던가 보다. 농사 지을 넓은 땅과 물에 매달리는 모습이 우리네와 다르지 않다. 기쁜 일이 있을 때는 푸짐하게 음식을 차려 잔치를 열고, 얼쑤얼쑤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아주 익숙하다. 마을 사람들을 못 살게 구는 검은 오니도 우리의 옛 농촌 곳곳에 숨어 있던 도깨비와 많이 닮았다.

닭부잣집 옆에 있는 늪에서 엄마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 농사를 지어준 타로오는 욕심쟁이 주인 할머니에게 매운 맛을 보여준 후 다시 엄마를 찾아 떠난다. 드디어 산을 아홉 개나 넘어 만난 산할머니는 엄마 용이 살고 있는 호수를 알려준다. 타오로가 승냥이와 왕거미의 위험을 벗어나자 그들보다 더 무섭다는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결국 타로오는 눈속에 파묻히고 만다. 아직 엄마를 만나지도 못 했는데, 누군가 나타나 타로오를 구해주어야 하는데...

짜잔! 하고 나타난 건 하얀 말을 탄 아야다. 앞에서 타로오가 아야의 목숨을 구해주었으니 이번엔 아야가 타로오의 목숨을 구해줄 차례가 된 것이다. 타로오는 아야와 함께 말을 타고 천리를 달려 북쪽 호수에 이른다.드디어 잉어의 도움을 받아 엄마 용을 만나게 된다. 엄마 용이 장님이 된 이유가 가슴이 아리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 젖대신 자신의 눈알을 빼주어 빨아 먹도록 했던 것이다.

혼자만을 생각하다 용이 된 엄마는 타로오와 함께 호수물을 바다로 흘려 보내고 농사 지을 논을 만들기로 한다. 그게 바로 가난에서 벗어나는 길이기 때문이다. 동물들과 빨간 오니의 도움을 받아 산을 허물고 엄마 용은 사람으로 변한다. 그리고 타로오는 아야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평범한 결말로 끝이 난다.

제목만 보고는 작가가 남자인 줄 알았다. 아들에 대한 엄마 용의 그리움과 엄마를 그리워하는 타로오의 감정 표현이 애틋하다 싶더니 작가가  여자였다. 

일본의 옛이야기이다. 3학년만 되어도 무리없이 읽을 수 있다. 왜냐하면 재미있으니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06-12-15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으로 명쾌한 정의를 내려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