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구절은 제쳐놓고 딴소리 시전.

오늘부터 집단상담을 시작했다. 줌으로 하는 집단상담이라닛!ㅎㅎ 나는 오래 전부터 집단상담을 경험해 보고 싶었던 터라, 이 강좌가 열려서 넘 흔쾌한 마음으로 신청했다.

첫 시간이라 오리엔테이션, 닉네임 정하기와 피드백으로 이뤄졌는데, 진짜 강한 역동이 있어서 신기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은 신경이 별로 안쓰였고, 내가 이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좀 덜 받는게 불편했고, 그러다보니 뭔가 좀 주도하고 싶은 욕심(개그 욕심 포함)이 보였다.

나는 닉네임을 ‘수용‘으로 정했는데, 이번 방학의 최대 화두가 ‘수용‘이기 때문이다. 사실 전적인 수용이 되는 걸 최초로 느꼈다고 해야하나?(그래서 계속 조증상태)

여러번 고백한 바와 같이 나는 ‘관계중독‘인데-이것도 스펙트럼이 매우 넓어 설명을 덧붙이면, 나는 1:1 관계를 형성하는 남자가 없으면 삶의 의미가 없다는 느낌이 강하다-이걸 고치려만 했었다.
지난번 고백한 저적질(지적질이 아니다. 이 단어 사전에 안 나와서 충격. 우리집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쓰는 단어인데!)을 하고 다시 돌아와서 진짜 머리를 찧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그게 몇시간 안가는 걸 보고 ‘아, 나는 이번 생은 글렀다.‘했다. 그러면서 고쳐야지가 아니라 그냥 이게 나니까 받아들여야지라는 마음이 생기는 거다!

그래서 그냥 수용했다. 지금의 나 그대로 말이다. 젤 중대한 걸 수용했더니 너무 신기하게 다른 모든게 수용됨.

사실 나는 책을 이만큼밖에 못읽는 사람이건만 방학이라고 오래 읽을 거라 착각하고, 또 많이 읽고 싶다고 조바심을 냈었는데, 내 수준 수용하니 마음이 너무 편하다. 그래, 책 많이 안 읽으면 어때, 수준 높은 책이 아니면 어때~ 이런 독자도 있는거지~ 그냥 읽고 싶은 거 즐기며 읽자는 마음으로 변했다.
-북플 들어와서 독서 떤배님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따라가고 싶었나보다. 이제라도 깨달아 가랑이가 찢어지지 않은게 다행이다. 물론 앞으로 감탄은 계속 할거다. 그들의 독서 페이퍼를 읽는 건 나의 즐거움이니까. 하지만 모두 그런 하이클래스의 독자(지금 제 글 읽고 계신 분, 네, 지금 당신 얘기잖아요.)만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럴 필요도 없고.

아까 집단상담에서도 저런 마음이 드는 나를 비난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 ‘나 소외당하고 싶지않아. 나 좀 봐줘~‘ 하는 마음을 수용했고, 그래서 맨 마지막 나눔 시간에 그대로 표현했다. 생각해 보니 이건 비난거리도 아니잖아. 내 마음 토닥토닥 해줄 수 있는 여유까지!👍
(나 자신 비난하기는 어찌나 익숙한지!!)

나를 수용하면 자존감이 올라가는 거 진리다.
나 자신과 화평해지며 갈등과 고통이 사라진다.
진짜다. 한 번 해보시라!

더 많은 불화, 갈등,
고통을 야기하는 철학,
교리 또는 사상은 진리가 될 수 없습니다.
Any philosophies, dogmas or ideas that cause more disharmony,
conflict and suffering cannot be the Truth.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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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06 00:43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1등👍 집단상담 하실때 툐툐님이 어떤 개그를 하셨을지 궁금하네요~!!
그대로인 나도 좋은것 같아요. 꼭 고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툐툐님도 하이클래스 독서가 맞아요. 특히 희곡!)

scott 2021-08-06 00:44   좋아요 7 | URL
동감합니다 .🖐 툐툐님 희곡 왕!

붕붕툐툐 2021-08-06 08:52   좋아요 7 | URL
ㅋㅋㅋㅋ저는 생각없이 책을 읽는 부류라, 읽고 나면 요약이 안되고 감상이 매우 추상적인...ㅋㅋㅋㅋㅋㅋㅋ 글을 길게 못 쓰더라구요~ 근데 그런 사람도 있는 거죠, 뭐~(말도 길게 못함ㅋ)
칭찬 감사합니다앙~^^
/ㅎㅎ스콧님도 감사해용~🙆

페넬로페 2021-08-06 00:4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나를 수용하는게 젤 중요하죠~~
자존감도 올라가고 평화로워진다^^
근데 저적질이 뭔가요?

scott 2021-08-06 00:45   좋아요 6 | URL
저도 궁금 ^^

붕붕툐툐 2021-08-06 08:57   좋아요 7 | URL
ㅋㅋㅋㅋㅋ아, 저적질은 아가들이 사고칠 때 쓰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밀가루를 엎는다던가 하는. 큰 사고는 아니지만 수습하기 짜증나는 류의 일을 저적질이라고 해요. 저희 집에선ㅋ
역시 페넬로페님, 스콧님 알려고 하는 이 모습~👍

바람돌이 2021-08-06 01: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집단상담은 대면을 받아야 제대로 받는건데 이놈의 코로나가.... 에휴 ㅠ.ㅠ
그런데 줌 집단상담 첫시간에 벌써 저런 경지에 이르셨단 말입니까?
툐툐님 정도 경지에 오를려면 집단상담 마지막 시간쯤 돼야 남들은 이르는 경진데 말입니다.
하산하셔도 될듯합니다. ^^

붕붕툐툐 2021-08-06 08:59   좋아요 3 | URL
퓨휴휴~ 그러게 말이에용~ 진짜 둥그렇게 모여서 하는 거 꼭 해보고 싶었는뎅~
오~ 바람돌이님도 집단상담 유경험자시군요?? 람돌님은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용~👍

바람돌이 2021-08-06 17:20   좋아요 2 | URL
저도 뭐 남들하고 비슷합니다. 이 집단상담이라는게 약간 마법같아서 속에 담고 있던 유치한 것들을 막 줄줄 쏟아내고, 복받치고 뭐.... 하고 나면 좀 창피해요. ㅎㅎ 그런데 도움은 많이 됐던거 같습니다. 상담이 주변을 바꾸진 못하지만 내 마음을 바꿔주긴 하더라구요. ^^

붕붕툐툐 2021-08-06 17:32   좋아요 1 | URL
오~~ 속에 있는 얘길 많이 해야하는데 하면 부끄러울 수 있는 딜레마가 있네요~ 바람돌이님 멋지세용~~👍👍

잠자냥 2021-08-06 08:5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수용님! 응원해요~~근데 수용님 커엽다! ㅋㅋ (그리고 이미 개그왕이심)

붕붕툐툐 2021-08-06 17:33   좋아요 2 | URL
김수용같지 않아요?ㅋㅋㅋㅋ 개그왕 호칭 감사합니당~ 잠자냥님~😍

초딩 2021-08-06 08:56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수용
타협
체념
인정

에 대해 생각하는 고마운 아침을 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아침 인사요 ㅎㅎ

붕붕툐툐 2021-08-06 17:34   좋아요 1 | URL
굿모닝이었네용~ 초딩님~
고마운 아침이라고 해서 저도 넘 감사합니당!!^^

독서괭 2021-08-06 10:36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집단상담! 줌으로도 하는군요. 궁금해요. 최근에 상담에 대한 관심이 좀 생겨서요. 1회성이 아니고 앞으로 몇차례 더 하시는 거죠? 계속 후기 올려주시면 좋겠어요^^
알라딘서재 들락거리다 가랑이 찢어질 것 같은 그 느낌, 저도 압니다 알고 말고요. 하지만 툐툐님도 남들에게 그 느낌을 주는 분들 중 하나라는 것도 잊지 마세요~ ㅋㅋ

붕붕툐툐 2021-08-06 17:3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말씀이라도 감사합니다~
넵, 일단 한 달(4회)입니다. 쓸만한 내용 생기면 또 쓸게용~ 궁금해 주셔서 감사해용~🙆

청아 2021-08-06 10:4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개그욕심ㅋㅋㅋㅋ😍 저는 개그욕심 많은 사람이 너무 좋아요! 툐툐님 시간되실때마다 이렇게 길게 써주심 좋겠어요. (툐툐님 글 좋아하는 미미)🙆‍♀️

붕붕툐툐 2021-08-06 17:37   좋아요 1 | URL
아이고~ 이렇게 다정한 미미님이라니~ 사랑할 수밖에 없네용~😍😍

mini74 2021-08-06 10:4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개그욕심 ㅎㅎㅎ 저도 그래요. 매번 집에 외서 좀 우아하게 있을걸 차라리 입을 다물 걸 ㅋㅋ 저도 툐툐님처럼 저를 받아들이겠습니다. 헉 저희집에선 저지레. 라고 합니다. ㅎㅎ

coolcat329 2021-08-06 12:50   좋아요 6 | URL
저지레는 사전에 있네요. 또 하나 배웠습니다😉

붕붕툐툐 2021-08-07 08:11   좋아요 2 | URL
전 미니님 개그 완전 좋아합니다~ 많이 많이 해주세요~
저지레 저도 들어봤어용!!
얹어주셔서 감사해요🙆

coolcat329 2021-08-06 12:5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툐툐님은 만나면 참 기분좋은 분일거 같아요.
저적질은 사투리인가요? 재밌습니다 ㅎ

붕붕툐툐 2021-08-06 17:39   좋아요 2 | URL
쿨캣님, 만납시다!ㅎㅎㅎㅎㅎ
저 실제로 만나면 조용합니다.ㅋㅋㅋㅋㅋ
저적질이 사전에 안 나와서 충격. 사투리도 아닌가봐요~ㅠㅠ

페크pek0501 2021-08-06 13: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영어 문장 - 상황에 따라 정답이 변하기 때문에 영구불변하는 진리는 없다, 로 읽히네요.
(무슨 말인지 몰라서 한참 생각한 결과임. ㅋ)

붕붕툐툐 2021-08-06 17:40   좋아요 2 | URL
ㅋㅋㅋ고민하셨군용~ 저는 종교 얘기가 아닌가 했어용~ 종교 믿는다고 하면서 갈등과 고통을 많이 일으키면 진리일 수 없다는~ 페크님 댓글 감사해용~🙆

서니데이 2021-08-06 22: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대면모임이 쉽지 않으니, 화상으로 하는 거네요.
집단상담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설명 들으니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이야기 한다는 게 쉽지 않을 때도 있으니까, 실제로 참여한다면 어렵다고 느끼는 점도 있을 것 같아요.
더운 8월 첫주 주말입니다.
붕붕툐툐님, 시원하고 좋은 밤 되세요.^^

붕붕툐툐 2021-08-06 23:04   좋아요 2 | URL
맞아요~ 대중 앞에서 말하는 걸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저는 뭐든 경험해 보는 걸 좋아라 해서 재밌을 거 같아요!^^
서니데이님도 시원한 밤 보내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