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먹으면 왜 안되는가?>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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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먹으면 왜 안 되는가? - 일상을 전복하는 33개의 철학 퍼즐
피터 케이브 지음, 김한영 옮김 / 마젤란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다 반복되는 '왜'라는 물음에 한 두번 대답하다 언제나 그건 원래 그런거야라고 얼버무리며 다른 화제를 찾곤한 경험이 꽤나 많았다.
알고 있는 누군가는 연속적으로 세 번이상 지속된 '왜'라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천재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왜"라는 물음에 당황을 한 것은 답을 모른다는 사실때문이 아니라 한번도 그런 문제에 대해서 '왜'라고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어린 시절 나도 그런 질문을 분명 누군가에게 했을테지만 언제부턴가 '왜'라고 생각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살아왔다. 때로는 강요에 의해서, 때로는 스스로 피곤하다는 생각에..
베토벤이 자신의 악보에 "그래야만 하는가" ................."그래야만 한다!"라고 써 놓았다는 일화를 읽으면서, 그 속에 생략된 이야기들에 대해서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래야만 하는가?와 그래야만 한다 사이에 있었을 그 고통스러운 고민의 흔적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난 얼마나 오랫동안 그리고 얼마나 많은 일들을 나의 생각과 판단없이 그저 받아들여 오고 있었을까? 그래야만 하는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본적이 도대체 있기는 했던걸까... 누군가 당연하다고 말하는 말하는 일들에 대해서 왜라고 스스로 먼저 의문을 제기해본적이 언제였을까.. 그런 자신을 깨닫는 순간 소름이 돋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끊임없이 왜라고 물어오는 이 책을 읽으면서 참 혼란스러웠고, 당황스러웠고 한 편으론 신선함을 느꼈다. 저자는 "천천히 하시오"라고 얘기했지만 책 한 권 여유롭게 곱씹으며 읽을 여유조차 가지고 살지 못하는 나는, 돌고 도는 왜라는 질문들 속에서 길을 잃은 듯 힘들었지만, 그래도 참으로 오랜만에 나만의 질문하고 답하고 그 답에 대해 다시 질문하는 그런 생각의 과정을 경험해 보았다.
왜 라는 질문에 답하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느냐 하지 않느냐 혹은 어떤 문제에 정답이 있느냐 없느냐 이 모든 것을 떠나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다시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통해서,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그 말의 무거움을 일깨워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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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순서대로 책을 읽어나가는 대신, 단원 끝부분에 연결된 질문을 찾아다니면서 뒤죽박죽 책을 읽었다. 미로를 찾아나가듯, 가로세로 퍼즐을 풀듯 그렇게 읽어나가는 책읽기의 재미! 가끔은 틀을 벗어나야 새로운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나보다.
-. 이 책 다 좋은데, 번역을 너무 서둘러 했나보다.. 원저자가 서문에서 그렇게 천천히 하시오 라고 했음에도.. 오자야 다른 책들에서도 꽤 발견되니 일단 넘어간다 해도 문장자체가 말이 안되는 부분이 눈이 띈다. 이건 좀 성의 부족 아닌가?
p255 인간의 삶에는 푸시킨의 삶에는 없는 풍부함이 있다. --> 푸시킨의 작품이라고 해야하지 않나? 푸시킨도 인간일진데.. 그의 삶에만 풍부함이 없을리야..
p253 신비한 소녀의 아름다움에 넋이 나간다. --><베니스의 죽음>에서 주인공이 반하는 것은 소년아닌가?
p230 테러리스트에게 거짓말을 하고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과, 진실을 말하고 많은 사람을 구하는 것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면, 우리는 거짓말을 해야 한다. --> 진실을 말하고 사람을 구하지 않는 것이 되어야 문장이 성립한다.
p73 내말을 모른 채 --> 내막을 모른 채
p52 그 때 오지는 감쪽같이 사라질 것이다 --> 아지로 바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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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좀 더 생각해보고픈 이야기들..
-. 우리는 '나중'이 되었을 때 불합리해 질 그 일을 하려는 욕구가 '현재 시점에서' 합리적으로 사라지고, 그래서 문제의 그 과제를 수행하려는 우리의 다짐이 아주 쉽게 무너지는 것을 볼 수 있다.
-. 우리는 과연 무엇이 외부에 속하고 무엇이 내부에 속하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을까? 무엇이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이고 무엇이 나에게 부과된 것일까?
-.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외적 요인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자아란 없기 때문이다.
-. 우리의 삶에 혼란이 있다면 질서를 바로잡는 일에 초점을 맞추거나 아니면 그냥 그 혼란을 즐기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 숲과 나무들의 집합이 동일하다 해도 우리는 나무 때문에 숲을 보지 못할 수 있다.
-. 억지로 '그렇다'와 '아니다' 중 하나를 선택하지 말자. '어떤면에서는 그렇고, 또 어떤 면에서는 그렇지 않다'라는 대답이면 좋을 것이다.
-. 미를 인식할 때 어떤 생물학적 본성이 필요하다고 해서 미가 그 생물학적 본질에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 믿음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제시되는 이유는 그 믿음과 무관해야 하고, 그 자체가 다시 그 믿음에 의해 뒷받침되어서는 안된다. (심장은 걱정하지 말라. 살아 있는 동안 심장은 계속 뛸 것이다.)
-. 고통, 절망 또는 죄의식에 사로잡힐 때 우리는 한숨과 함께 '일어날 일은 일어나'라고 말한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이것은 참이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야 한다-과연 그럴까?.....'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논리적으로 '일어날 일은 우리가 무엇을 하든 일어난다'로 이어지지 않는다.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소들을 고려해볼 때 우리는 모든 책임을 운명에 떠넘길 수 없다.
-. 강요나 압력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데도, 수적 차이가 존재한다면 강요와 압력이 아직도 어디엔가 숨어 있는 것이라고 결론짓는 것은 부당하고 이상한 비약이다.
-. 법 대신 양심을 따른 사람이 어느 정도만 됐더라면, 정부들이 저지른 다양한 잔학 행위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쥐와 양처럼 살기보다 자신이 인간임을 자각한 사람이 어느 정도만 됐더라면...
-. 우리는 필요한 목적을 위해 취하는 활동이 그 자체로 유익할 수 있고, 그 자체로 유익한 활동이라면 유익한 다른 어떤 것(목적)에 이르는 수단으로서 추가적인 가치를 지닐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무엇이 현재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과거의 어떤 사람 그리고 미래의 어떤 사람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게 만드는가?
-. 그림은 보는 사람에게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무엇인가를 표현한다.~ 들여다보는 방법을 알면 우리가 눈앞에 그림에서 보는 것은 어떤 면에서 더 이상 예전에 봤던 것이 아니게 된다.
-. '그것은 판단의 문제다.' 그러나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고 결국 어떻게 판단할지를 안다고 해도, 우리는 그 판단에 어떻게 도달해야 하는가?
-. 우리는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판단하기 힘들어 보이는 것들을 판단해야 한다. 우리의 판단을 무엇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지는 계속 수수께끼로 남을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일지 모른다.
-. 마음주의자는 사물을 보는 단 하나의 올바른 방법이 존재하는지, 또는 적어도 어떤 방법들이 다른 방법들보다 우리를 실재에 더 가깝게 이끄는지를 의문시하고 있다.
-. 더 깊이 사유해야 할 때에야 우리는 세계가 다른 방식으로 보일 수 있을지 의문을 품어볼 수 있다.
-. 그러나 우리는 모든 인간적인 목적을 뛰어넘는 고귀한 목적을 찾을 필요가 없다. 삶의 순간들, 인간관계, 다양한 활동에 주목하고 그 속에서 가치, 역사, 발전의 인식 가능한 패턴을 발견할 때 우리는 삶의 의미에 도달할 수 있다.
-. '인생은 앞을 보고 살아야 하고 뒤를 보고 이해해야 한다'라고 쇠렌 키에르케고르는 말했다.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지점에 서기 위해 잠시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 경함할 가치가 있는 것은 우리가 살면서 겪는 난장판, 혼란, 난투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