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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생각들>을 리뷰해주세요.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위대한 생각들 - 유가에서 실학, 사회주의까지 지식의 거장들은 세계를 어떻게 설계했을까?
황광우 지음 / 비아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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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가장 좋은 정부는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부'라는 표어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그것이 하루
빨리 조직적으로 실현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이 말은 결국 '가장 좋은 정부는 전혀 다스리지 않는 정부'라는 데까지 가게 되는데 나는 이 말 또한 믿는다.

헨리데이빗소로우가 쓴 [시민의 불복종]의 첫 구절이다. 처음 내가 이 구절을 접했을 때 나는 꽤 충격을 받았다. 나의 정치부분에 대한 지식은 고등학교 정치 경제 시간에 배운 수준에 머물러있었고, 그 시절 수업시간에 지금 세계가 지향하는 혹은 지향해야하는 정부는 복지국가의 형태라고 들은 것이 말그대로 진리가 되어 그 때까지 나의 생각을 지배해왔었기 때문에, 전혀 다스리지 않는 정부를 가장 좋은 정부라고 주장하는 소로우의 말은 충격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민의 불복종을 읽고 난 후 처음으로 국가가 악이 될 수도 있다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던 것 같다. 어쩌면 그전까지 나의 국가에 대한 인식은 마치 조선시대에 백성이 왕을 생각하듯이 결코 틀릴 수 없는 너무도 당연하고 절대적이었던 존재였었던 것 같다.

이 책은 그 시절의 나같은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철학자의 사유에서 시작해 자연스럽게 정치체제의 변화로 이어지는 글의 흐름은 국가에 대해, 내가 살고 있는 정치체제에 대해 수많은 의문을 던진다. 자신이 처한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고민한 사람들의 위대한 생각 덕에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게 된다. 그와 더불어 동양과 서양이라는 다른 공간 속에서 때로는 놀라우리만치 비슷한 방식으로 또 때로는 그 지역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들은 꽤 흥미롭다. 무엇보다 이런 이야기들이 친절한 글쓰기 덕에 쉽고 재밌게 읽힌다. 

최근 그 어느때보다 국가권력에 대해, 민주주의의 이념에 대해, 의사표현의 자유와 경제적 평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동 서양을 아우르는 많은 철학가들의 생각들을 오가며 지금 한국 사회에 일어나는 수많은 담론들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가치들에 대해 주체적으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져보는 것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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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을 리뷰해주세요.
운명의 날 - 유럽의 근대화를 꽃피운 1755년 리스본 대지진
니콜라스 시라디 지음, 강경이 옮김 / 에코의서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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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으며 나는 키에르케고르의 말을 떠울렸다.
인생은 앞을 보고 살아야 하고 뒤를 보고 이해해야 한다.라는...

1755년 지진이 일어나기 전 리스본의 묘사에서 시작하여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리스본의 복구(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로 끝을 맺는 이 한 권의 책은 결국 [이해할 수 없는 재난을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한 사회가 재앙을 해석하고 혼란에 대응하는 방식을 보면 그 사회가 지닌 통념과 편견, 희망, 공포를 읽을 수 있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의도치 않게 발생된 재난과 그 재난을 극복하려했던 한 인간에 의해 역사가 어떤 식으로 변화해 나가는가를 보여준다.

재앙으로 리스본은 많은 것을 잃었다. 그러나 재앙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기도 했다. 건전한 의심과 이성이 독단적인 종교 교리를 대신 했으며 하느님의 섭리라는 이름으로 주입된 체념적 삶은 인간이 자유롭게 개척하는 주체적 삶에 자리를 내주었다.

가장 독실하나 부패한 상업도시 중 하나인 리스본에서 종교적인 의미를 지닌 만성절에 일어난 대지진은 한 시대를 통해 도시가 쌓아올린 모든 것을 앗아갔다. 그야말로 이해불가능한 자연의 힘앞에서 인간이 세운 역사는 여지없이 무너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인간에 세운 모든 역사가 폐허가 된 그 자리에서 다시 새로운 역사를 내다보는 또 다른 한 인간이 있었다.

카르발류는 이렇게 쓰고 있다. "정치를 통해서만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 한 제국의 운명을 바꾸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때로는 이런 자연재해가 필요하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재해를 통해 제국을 갉아먹는 노후한 제도들이 뿌리째 뽑히기도 한다.......포르투갈 전역이 황폐해지고 도시들이 파괴된 것을 우리들의 몽매함을 일깨우고 국가를 혁신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따라서 나는 어떤 의미에서는 이번 재앙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폐허가 된 도시를 눈앞에 두고, 재앙이 필요한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아마도 진실로 그는 그렇게 믿었을 것이고, 그 믿음이 결국 그가 말하는 발전,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가져오도록 했을 것이다. 역사의 새로운 장에서 나타나는 이런 비범한 사람들을 보면 이게 정말 우연일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또 생각을 바꾸어 보면, 아마도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일들이 역사의 전환을 위해 주어졌음에도 그러한 인물이 없었기에 지나쳐갔을런지도 모른다. 또한 어떠한 시대가 수많은 모순을 겪고 있을 때, 그 모순을 느끼기 시작한 사람들은 어쩌면 그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어떤 계기를 기다리고 있었을런지도 모른다. 그렇다. 재앙은 그들에게 기회였을 것이다.

 

카르발류는 독재자였다. 그러나 계몽적인 독재자였다.
카르발류의 잔인성을 보여주는 기록은 많지만 그는 권력 자체를 위해 권력을 추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카르발류에게 권력은 하나의 수단일 뿐이었다. 그는 권력을 이용해 구태의연한 가톨릭 교회와 경직된 신앙에 길들여진 무기력한 포르투갈 사회와 개혁(정치, 사회, 종교적)에 반발하는 완고한 귀족 계급에 꿋꿋하게 대항했다.
카르발류의 유일한 야심은 포르투갈을 근대국가로 개혁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카르발류는 동시대 역사가인 안토니우 히베이루 두스 산투스의 말처럼 역설적이게도 '포르투갈을 계몽시키는 동시에 속박하려 했다.' 그래서 그는 결국 몰락하고 말았다.


다시 한 번 키에르 카고르의 말을 떠올린다. 인생은 앞을 보고 살아야 하고 뒤를 보고 이해해야 한다. 1755년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리스본과 그 폐허 위에서 새로운 시대를 이끌었던 한 사람. 이를 통해서 이해한 역사는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폐허 위에서 새로운 시대를 이끌었던 그는 시대를 앞서간 사람이었다. 하지만 전제적 권력이라는 수단으로 새 시대를 이끌어낸 그는 과거의 사람이다. 그의 목표는 미래의 것이지만 그의 수단은 과거의 것이고, 이것이 그의 그 시대의 한계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한계는 지금 우리 시대 누군가에 의해 다시 극복될 것이고, 또 새로운 한계를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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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희망이다>를 리뷰해주세요
거꾸로, 희망이다 - 혼돈의 시대, 한국의 지성 12인에게 길을 묻다
김수행 외 지음 / 시사IN북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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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란 단어가 생뚱맞다. 지금은 절망의 시대다. 나는 우리가 희망하는 법이 아니라 제대로 절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희망이란 말로 지금의 절망을 피하려 하는 것은 비겁할 뿐이다. 그런데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한 것은 거꾸로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 사람들의 이름때문이다. 아마도 지금 가장 절망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들이 거꾸로 희망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아..그래.. 그 희망 앞에 있는 '거꾸로' 그럼 거꾸로 희망일 수 있는 그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자고!

지금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빈인빈 부익부 사회를 추구하시는 우리의 대통령님이나, 그런 대통령을 무슨 신따르듯 하는 정치인이거나, 아니면 당신도 열심히 노력만 하면 대한민국 1%가 될 수 있다고, 지금 그렇지 못한건 당신이 게으르고 무지하기 때문이라 끊임없이 충고하는 자기개발 전문가일 뿐이다. 그렇다.. 지금, 희망을 말하는 것은 오히려 고통이다.

그런데 이 책, 무슨 자신감인지 희망이라 말한다. 살짝 비위가 상하려 하는데, 그들이 이야기하는 희망이 뭔가 조금 다르다. 그 희망은 7%의 경제성장율을 약속하지도 않으며, 부유하고 풍족한 삶을 그려주지도 않는다.  그저 절망의 시대에 '그래도 나는'이 아니라 '그러니까 우리를'이라 말하는 희망이고 '나혼자 잘사는 세상'이 아니라 '우리 같이 행복하게(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희망이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다른 날 다른 장소에서 다른 주제로 이야기했건만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로 통한다. 혼자가 아니라 같이, (경제적으로)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인간답게 사는 것 그것이 바로 희망이라고..

지금이 희망일 수 있는 이유는 어느 정도 결핍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필요로 하게 하기때문이고 더 이상 발빠르게 두려움이란 본질을 피해 물러날 수 없기에 마침내 자신의 두려움에 직면하고 자신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며, (경제적인)성장이 불가능 하기에 다른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막다름에서 우리는 우정과 환대로써 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경쟁이 아닌 소통으로 그 공동체의 가치를 찾고, 함께이므로 겁먹지 않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스스로 얻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가능하냐고? 4.19 때도, 촛불시위때도..한국 사회는 변화할 때 대단히 빨리 변화해왔다.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은 결국 노예가 아닌 자유로운 인간으로 살겠다는 우리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니까. 바로 그 자존심을 가진 우리는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이름으로 이 절망의 시대에 겁없이 맞서 보는 것이다.

그렇다..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은 거꾸로 희망이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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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그들의 이야기 

우리는 어떻게 좋은 삶을 살 것인가, 김종철-이문재

-. 외로운 사람, 예민한 사람, 세상이 맞지 않아서 괴로워하는 사람, 세상이 너무 미쳐 돌아가니까 이걸 혼자 힘으로 어찌할 도리도 없고 늘 고민에 빠진 그런 사람이 사실 많습니다. 흩어져 있어서 그렇지. 그런 분들이 [녹색평론]이라도 있으면 '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하고 위로를 받잖아요. 

-. 이런 기회에 우리가 이제 진짜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게 정말 유익할 것 같아요. 

-. 관조적인 삶, 다시 말해 좋은 삶이란 좋은 삶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며 사는 삶이죠. 실천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예요.

- 이 강인한 정신과 에너지, 이게 어디서 나온 걸까요. 사람 간의 관계에서 나온 힘이예요. 그때는 아무리 어려운 시절이었다고 해도 아직 마을 공동체가 살아 있었고, 그 공동체의 상호부조적인 관계망 덕분에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죠.

-. 그러니까 결국 좋은 삶이란 뭔가?관계예요. 인생은 관계입니다.

-. 절대적인 궁핍상황은 안 되겠지만, 어느 정도 물자와 서비스가 결핍된 상황이라야 사람들이 서로 돕게 되는 겁니다.

-인간관계가 우리를 구속하기도 하지만, 또 인간관계 속에서만 우리가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타인과의 관계를 단절하면 우리는 이미 사람이 아니에요. 같이 뒹구는 수밖에 없어요.

-. 이 상황을 뚫고 나가는 힘은 어디서 나오느냐고 하셨는데, 저는 한마디로 우리 각자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해요. 노예가 아니라 자유인으로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길 외에 더 좋은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나와 내가 아닌것의 경계를 묻는다.  정혜신-김어준

-아하,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나만 힘들었던 게 아니었구나'하는 깨달음이 그 사람을 위로하고, 마음의 고통을 치유합니다. 

-마술적 사고............돈을 아무리 아무리 벌어도 불안을 달랠 수 없는데 아이가 책 읽듯이 돈을 벌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고 믿는 일들이 많이 나타납니다. 

-. 저는 일단 다 멈추자는 얘기를 여러분께 드리고 싶어요. 있는 그대로 불안을 직면해보자. 정말 뭐가 불안한지 들여다보는 과정 없이는 본질에 다가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 두려운 마음으로. 두려움에 직면하지 않으려고 세상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면서 늘 본질을 피해왔기 때문에 사실은 우리가 불안한 거라는 얘기를 여러분께 드리고 싶어요.

-. 제대로 된 자기대면이란 그렇게 강렬한 거예요. 자기 대면을 한 사람은 편안해지고, 안정감을 갖게되고, 그리고 자기 확신을 갖게 돼요.  

-. 관념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자기 존재를 느끼면서 사는 것이 그 어떤 행위보다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히어 앤 나우에 집중하는 것, 그것부터 시작을 해보는것이 좋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니까 욕구 충족이 안된 상태를 지속하지 말라는 거시죠. 내 욕구를금방금방 알아차리는 것,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죠. 

-. 모든 사람은 예외 없이 완벽하게 불완전하다는 거예요. 

-. 세상에 맞추어도 되지만 그렇게만 해서는 끝까지 건강하게, 활동적으로 살 수는 없다는 거죠.

세계 공황의 위기 속에서 한국 경제가 갈 길은 어디인가, 김수행-정태인

-. 마르크스주의 공황이론이라는 것이, 정확히 과잉 축적의 위기라는 것이 자본의 필연성이라는 것이죠.

-. 모든 개인이 '각개 격파식'으로 나 혼자만 잘살려고 하니까 문제가 자꾸 생깁니다. 그렇게 되면 문제는 절대 해결이 안됩니다.

-. 마르크스 경제학에서는 '사람들은 그 사회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말합니다. 

-. 제도 속에서 사람이 형성되는 것이지, 원래 인간이 이기적인 것은아닐 겁니다. 그래서 협동하며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 지금 상태에서는 분배를 통해서 고루 잘살게 되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 나 혼자 살 방법은 없습니다.

 
상상력은 어떻게 해서 생기나? 조한혜정-우석훈

-. 청소년들도 생존하는 것 자체에 겁을 먹고 보수적이 되고 있고요. 무엇을 하고 싶다는 욕망보다는 생존에 대한 염려가 더 큰 것 같아요.

-. 유기체적 감각을 가진 이들이 모여 있어서 그런 감각을 잃지 않고 일을 해나가기 때문일 겁니다. 그 공간에서 유기체에 대한 감각을 키워내는 것이죠. 

-. 우정과 환대의 공간. 우정과 환대. 멋있잖아요. 저는 거기에 명랑이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 '우정과 환대'의 사회는 우리 안에서 이미 퇴화되어버린 돌봄, 소통, 환대의 감각을 일깨울 때 가까이 오는 것이라 생각해요.
 
-. 무엇보다 '돈돈' 하지 말아야 하고, 경쟁의 언어에서 벗어나야 하죠. 바로 '네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식의 사냥꾼의 언어는 그만 사용하고 '더불어 사는' 돌봄과 상호이해의 언어, 채집인의 언어로 바꾸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저는 돈의 지배에 종속되지 않는, 승자 독식 사회에서 서로 적대적으로 괴롭히는 일을 하지 않는 그리고 세상에 대해 겁을 별로 먹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서 즐겁게 사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위기의 경제, 위기의 사회 그 대안과 해법을 상상한다, 박원순-하승창

-. 저는 경제 성장이나 소득이 우리의 최종적인 목표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런 수치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오히려 장애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좀더 깊은 성찰이 필요합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에서, 대안적 경제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삶의 어떤 양식이나 목표, 비전들을 재검토합시다. 먹고사는 것, 입고 즐기는 것을 바꾸면 훨씬 더 가치있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역사는 후퇴하지 않는다. 때로 에돌아갈 뿐이다. 서중석-정해구

-. 파편화되면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경쟁을 하게 됩니다. 모두가 개별적으로 취직을 해야 하고 돈을 벌어야 하고. 개별적으로 경쟁하다 보면 사회의 연대라는 것이 잘 안됩니다. 과거 민주화 운동은 사람들이 서로 연대해서 독재에 항거하면서 역사를 만들어온 것인데, 이제는 그게 해체되고 있는 것 같아요.
 
-. 그런데 한국 사회는 변화할 때는 대단히 빨리 변화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더 빨리 변화합니다. 4.19 때도 그랬습니다. 촛불시위도 그랬습니다.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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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를 리뷰해주세요.
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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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이야기지만 1987년 있었던 6월항쟁에 대해서 제대로 알기 시작한것은 채 몇년이 되지 못한다. 1987년 그 때 내 나이가 10살을 조금 넘었을 때고, 그 후 20여년의 시간동안 어렴풋이 들어왔던 그 때의 일들에 대해서 난 관심을 가지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누군가 나에게 진실은 이것이다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그건 그저 과거의 일일뿐이고, 적어도 내가 알기에 대한민국은 꽤나 민주화된 국가였으니 더이상 과거의 이야기를 들추어내는 것은 고리타분할 뿐이었다.. 

김수영의 시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한 관심은 김지하의 시에서 황석영의 소설로 그렇게 폭을 넓혀갔고, 그 유명한 부천 권양 성고문사건의 변호사였던 조영래변호사의 글모음인 진실을 영원히 감옥에 가두어 둘 수는 없습니다를 읽게 되었을때는 마침내 그 시대에 다다른 온도를 1980년대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진실의 이름으로 6월을 휩쓴 민주화항쟁에 대해 접했을 때, 겁이 났다. 내가 알고있는 평화로운 대한민국과는 너무도 다른 진실들, 그 시대에 내가 이~삼십대를 보냈다면 나는 그들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두려움, 그리고 그들의 피로 물들어진 나의 안락함에 대한 미안함들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야했다.

하지만 그 때 역시 6월 항쟁에 대한 나의 감정들은 지나간 시간의 수고에 대한 감사와 미안함일뿐 현재의 그것이 아니였다.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아름다운 촛불의 행진으로 스스로 의견을 밝히는 광장이 있었고,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마음껏 욕할 수 있는 web 있었고, 무엇보다 다시 그 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로 자유에 익숙한 국민들이 있는 글자 그대로의 민주공화국인듯 보였다. 그래서 6월 항쟁은 알고 있으면 좋으나 몰라도 크게 상관없는 지난 시절의 이야기였다. 가끔 지인들에게 몇 권의 책을 추천하는 정도가 그 책을 읽고 느꼈던 나의 감정에 대한 예의였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지난 과거일뿐이었던 87년의 6월이 현재의 얼굴로 자꾸만 나타났다. 분명 역사는 진보한다고 했는데, 내가 사는 시대의 역사는 퇴행하고 있었다. 밝혀진 촛불, 인터넷에 오른 글이 죄가 되고, 함께 모여 민주주의를 즐기던 광장은 폐쇄되었으며, 자신의 주거권 아니 생존권을 지키고자 했던 이들이 불속에서 목숨을 잃어야 했다. 그렇게 87년의 6월은  2009년 6월로 되살아 나고 있다. 

지금 절망하고 있을 수 많은 사람들에게 87년 6월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끝없는 터널 속에서도 빛이 있다 믿었던 사람들에 의해 얻어진 값진 선물...이 책에서 말하듯, 그 가벼운 종이 한 장을 위한 사람들의 수고.

역사는 진보한다는 그 말에 진실이란 힘을 실어 주었던 87년 6월의 이야기..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눈물로 쓰여졌기에 너무도 슬프고, 그들의 피와 눈물의 댓가로 얻어진 한 장의 종이가 너무도 아름다웠을 그 때의 이야기들... 이제 다시 우리가 써내려가야 할지도 모를 그 이야기..
하지만 87년 6월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라 생각했다. 아니 누군가 이야기하더라도 너무 멀고, 너무 힘들고, 너무 아픈 이야기라 그저 전설이 될망정 지금 바로 이 시대로 끌어오기 힘든 이야기가 아닐까 했던 것이다.그렇게 다루기 어려운 그때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것도 만화라는 이름으로...

서울대 교수들에 의해 시작된 사회전반의 시국선언들과 민주주의 후퇴를 근심하는 수많은 사설들 그렇게 넘쳐나는(그럼에도 현 정부는 여전히 못듣고 못보는 듯 하지만) 글과 말들 속에서도 이 책은 빛을 발한다. 그것은 책이 전하는 진실의 힘때문이기도 하고, 누구에게나 쉽게 읽힐 수 있도록 자세를 낮춘 글쓰기의 힘때문이기도 하다. 길지 않은 그의 이야기속에서 나는 나를 보았고, 나의 부모를 보았고 나의 친구를 보았고, 그리고 2009년 6월의 대한민국을 보았다. 그리고 마음속에 질문하나가 주홍글씨처럼 남겨졌다. 어떻게 살것인가?

역사는 진보한다.
처음 이말을 접했을 때 이말은 당위 혹은 진실로 다가왔다. 시간이 미래로 흘러가듯, 물이 아래로 흐르듯 당연히 역사는 진보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역사는 진실로 진보하는가?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분명 역행하는 듯한 사회가 눈앞에 보여지는데 그런데도 역사가 진보한다고 믿으란 말인가? 하지만 책을 덮으면서 그래도 역사는 진보한다는 말들은 어쩌면 역사의 퇴행을 두고보지만은 않겠다는 의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의지들이 모여 100℃의 온도가 될때 역사는 또다시 진보할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에 가졌던 몇가지 편견

1. 만화는 가볍다.
물론 만화를 좋아한다. 하지만, 만화는 만화다울때 좋다라고 생각했다. 진지한 얘기들을 만화로 이야기한다는 것은 왠지 어른옷을 아이가 입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오늘 그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진지한 얼굴로 어렵게 이야기하는 것만이 진실을 이야기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닌듯 하다. 더할 것 없는 상태가 아니라 뺄 것 없는 상태가 완벽함이란 말처럼, 누구나 이해할 수록 쉽게 표현하는 것이야 말로 진실을 위한 최고의 글쓰기이다.

2. 현대사를 다룬 책은 재미없다.
우리나라 현대사를 안다는 것은 자신의 얼굴에 난 상처를 바라보는 것과 같다. 그래서 참 재미없고 쓸데없이 마음만 상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슬픈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사람들을 봤다. 이 책의 6월은 슬프지만 절대로 비극이 아니며, 이 책은 사실을 이야기하지만, 어떤 만화보다도 더욱 재미있다.

3.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지금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함께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아마도 몇년이 흐른 후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될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은 후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긴다면

1. 그래서 내가 무얼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시민의 불복종 -국가 권력에 맞서서 한 개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짧지만 강하게, 제대로 이야기한다.

2. 대한민국 헌법이 궁금하다면? 김두식 교수의 헌법의 풍경-대한민국에 살면서 대한민국 헌법도 제대로 모른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너무 어려울 것 같아서 망설여진다면 이 책, 탁월한 선택일 듯 하다.

3. 80년대의 대한민국 진실을 알고 싶다면? 고조영래 변호사의 진실을 영원히 감옥에 가두어 둘 수는 없습니다.-인권변호사였던 조영래 변호사의 여러 글들을 묶어놓은 책. 그가 맡았던 여러 변론들과 그가 쓴 사설들 등을 모아놓은 책인데, 법정 변론이 시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사실, 그와 그의 글로부터 알게 되었다. 무조건 많은 사람이 읽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

4. 역사가 과연 진보하는가 묻는다면?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지금 우리는 역사를 거꾸로 걷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지금은 빚을 갖는 과정일뿐이라고... 근데 그 빚은 도대체 언제나 다 갚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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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으로 본 한국역사 - 젊은이들을 위한 새 편집
함석헌 지음 / 한길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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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이란 이름은 심심치 않게 접했다.. 주로 우리민족의 스승.. 뭐 이런식의 설명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역사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지만.. 한국사 전체를 아우르는 책에는 왠지 손이 가지 않는 듯하다..

우리나라 역사가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으니까.. 더욱이 조선후기부터는 모르고 사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을 듯도 싶고..

아무튼 그런 이유로 한국사에 대한 책을 멀리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 책이 자꾸 눈에 띠는 바람에 더 무시하지 못하고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읽고 나서는 누군가에게든 꼭 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아이가 있다면 꼭 읽어주어야겠다는 생각도..

작가의 말대로 누가봐도 고난의 역사라 읽으면서도 내내 답답한 맘이 크지만.. 그렇기에 더욱 꼭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정말이지 스스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500 페이지 되는 분량에 앞부분에서는 역사와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사관)에 대한 얘기가 상당부분 있고, 또 뒤로 가서는 역사가 우리에게 남긴 것에 대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한국사 자체에 대한 내용은 400페이지 정도의 분량밖에 되지 않는다.

흔히 반 만년의 역사라고 하는데 그 정도의 분량에 담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그래서 세세한 내용을 다 담아내지는 않았다. 제목 그대로 한민족의 역사속에서 중요한 일들과 그 일들에 담긴 뜻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이 휠씬 길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전반적인 역사를 이해하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또 한 가지, 역사를 쓰는데 있어서 관점은 매우 중요한데.. 흔희들 사관이라고 하는.. 아무튼.. 함석헌 선생은 역사를 접근할 때 종교적 사관으로 접근한다. 그 종교가 기독교이고.. 그래서 처음 이 책의 제목으로 성경으로 본 한국역사였다고 한다. 그런데 후에 선생께서 비단 기독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가 궁극적으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래서 특정 종교의 입장에서 역사를 이야기하는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셔서 대폭 내용에 수정을 가했다고 책에서 밝히고 있는데.. 여전히 뒷부분 특히나 천주교나 개신교가 들어온 시점부터는 이 기독교적 사관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있다. 이 때문에 약간의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이비긴 하나 천주교인 제 입장에서도 편치 않은 부분이 분명히 있으니까.. 하지만.. 이런 단점에 묻히기에는 이 책이 지닌 장점이, 그리고 선생이 이야기하시고자 한 뜻이 너무 크다. 책을 읽는 우리는 받아들일 것만 받아들이면 되니까.. 물론.. 이 책이 아니더라도.. 한국역사에 대해 읽고 고민해보는 것은 참 소중하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더이상 피하지 않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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