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남자를 노크하다>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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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남자를 노크하다
윤용인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좋게 말하면 다양한 느낌의 글쓰기이고, 나쁘게 말하면 일관성이 부족한 글쓰기라 해야하겠다.
이 책이 키워드로 하는 남자, 심리를 중심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는 책의 초반부 뿐이다.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제목에서 "남자"를 꼭꼭 집어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건 중년 남자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의 삶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로 읽힌다. 물론 내가 이 책에서 집중하며 읽을 수있었던 부분은 남자와 심리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그 후반부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책한권으로 풀어내기엔 중년 남자의 심리만으론 부족하지 않았나 뭐 그런 류의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 중년의 남자의 심리를 다루는 전반부를 공감하고 읽기엔 무리였다.아직은 청장년기에 속하는나이대도 나이대일뿐더러, 굳이 심리를 알아야만 할 오래 살아온 남편도 없는터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년의 남자들의 심리란 그저 이상하고, 설득력 약한 남의 이야기로 들릴 뿐이다. 아마도 특정 타겟을 대상으로 한 책이 가지는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부분이 아닐까한다. 주독자층을 그렇게
정하고 쓴다는데야 할말이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일부에서 전체로 확장되는 포용이 아쉽다.
책의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사실 제목과는 조금은 동떨어진듯한 부분에서 다루는 어떻게 나이들어가고,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들은 남자가 아니라도 중년을 앞둔 나이의 사람이 읽기에 충분히 공감갈만한 이야기들이었다. 물론 이부분도 십대후반이나 이십대 초반의 사람들이 읽는다면 어떨지 의문이 가기는 하지만, 여하튼 서른을 넘겨, 마흔 혹은 쉰의 내 모습을 그려보곤 하는 나에게 그의 중년이야기는 꽤나 와닿았다.
아무튼.. 남자의 심리를 받아들이는데에는 실패했지만, 앞으로 내 모습에 대해서는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해준 책이다.
-------------------- 곱게 늙어가기 위해서 마음에 새겨두기 ----------------------
- 나는 한 사람이 한 인격 혹은 한 자아만 지니는 게 아니라, 무수한 형태의 인격들을 필요한 수만큼 만들어낸다고 생각하게 됐다. 마음의 다중성은 이상한 변칙적 상태가 아니라 인간의 자연스런 상태다.
- '자리와 함께 늙는 사람'과 '세월과 함께 늙는 사람'. (중략) 다만 선택의 주인공이 나라고 한다면, 내가 누군가에게 가졌던 고마움의 마음처럼 누군가도 나를 보며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늙어가면 좋겠다. 사회가 지어준 허상의 타이틀이 아니라 언제나 변함없는 자기다움으로 그렇게.
- 똥 밟았을 때 똥 밟았다고 욕하면서 신발 쓱쓱 닦고 다시 가던 길을 가듯이, 우리는 배신당했을때, '씨바' 열 번 크게 외친 후 사람들 모여 있는 술집으로 룰루랄라 가야 한다. 그것이 그나마 배신에게 덜 상처받는 지혜다.
-. 그 후로 나는 리더쉽을 이렇게 정의한다.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는것."(중략) 중요한 것은 그 옷이 자기에게 어울리느냐, 스스로도 그 옷에 편안함을 느끼느냐 하는 점이다.
- 아무튼 이제 남은 일은 곱게 늙는 일이다. 예쁘고 근사하게 늙는 일이다. 이왕 먹을 나이, 달아나다 뒤통수로 맞이하지 말고 버선발로 뛰어가 내님 안듯 먼저 안자. 나이 듦의 변화를 즐기며, 꽃나무 아래서 은은하게 취해가며, 그렇게 편안하게 봄을 즐기자.
- 어른이라 하더라도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 힘은 약해지는데 시야만 넓어진다. 발은 느려지는데 생각만 많아진다. 그렇게 복잡하게 산다.
-'아님말고'와 '인생 뭐 있어?'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다리는 굳고 머리만 복잡해지고 영악해지는 나에게 더없이 힘을 주는 경구가 되고 있다. 일단 저질러보고, 그게 아니라면, 아님 말고. 지금 뭔가를 하고 싶다면 해보는 거고, 고민 따윈 난 몰라. 인생 뭐 있어?
- 죽기위해 가질 것인가, 살기 위해 버릴 것인가
- 그래도 여전히 나는, 사진은 렌즈를 통해 바라본 세상을 찍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세계관을 통해 비춰진 세상을 찍는 것이라는 믿음을 굳게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