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 했어봄직한 투정 중 하나는 교과서를 공부하며 도대체 이걸 어디다 쓰겠다고 이렇게 공부를 하나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 그중에서도 쓸모없어 보이면서 재미없기로 수학에 맞먹는(이건 전적으로 나의 입장에 있어서다) 경제학이 우리가 사는 세상 도처에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찌보면 허무맹랑하기도 한 그런 주장을 주요한 경제학 법칙들과 마음에 와닿는 상황들의 제시로 어느새 이거 정말인가 하며 감탄하게 만든다. 1권에서의 상황이 생활경제라는 틀을 중심으로 펼쳐나가 읽는 이로 하여금 나도 모르게 빠져있는 경제학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면 2권은 이런 상황들도 경제학으로 풀어낼 수 있는가 하는 다소 경제학적이지않는 사례를 경제학 원리를 이용하여 흥미롭게 설명해준다. 하지만 2권의 이런 시도는 괴짜 경제학에서의 접근과 다소 닮은 점이 있어 1권에서만큼의 신선함은 없는 듯 하다. 

 

이 책을 읽을 당시 저자인 폴 크루크먼을 두고 2000년대의 노벨 경제학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일컫는 글을 자주 봤었는데, 드디어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는 걸 보니, 괜히 아는 사람이 상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폴 크루크먼이 집필한 책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미국 사회에 대한 분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쉽게 풀어서 쓰려고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학문적인 관점에서의 분석도 상당 부분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의 정책과 그 정책이 시장상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싶다면 그의 책을 꼭 권하고 싶다.  

 

 

 

학문이라는 것이 그것을 연구하는 사람에 따라 그 영역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너무다 잘 보여주는 책이다. 전혀 경제학과는 무관해보이는 분야를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하고, 경제학의 원리로 설명해 내는 저자를 보면 절로 감탄사가 난다. 더불어 통게, 그 숫자가 담고있는 놀라울 정도의 많은 의미들이 신비롭기까지하다. 

 

 

 

 폴 크루크먼의 글은 철저히 미국중심적이고, 또 현실중심적이다. 그는 대중들이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의 경제학적 지식이 대중의 정책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그리하여 정책의 방향을 변화시킬 수 있기를 원하며 글을 쓰는 듯하다. 그는 경제학이 바로 이순간 그가 살고 있는 땅에 올바른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 지금 미국 사회가 겪고 있는 여러 문제점은 우리 사회의 모습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심화되는 빈부격차, 몰락하는 중산층, 인종문제(우리의 경우는 지역감정의 문제로도 대체 가능할 듯 하다), 상위층에 대한 감세 조치나 정치층은 부패 등... 그렇기에 그가 제시하는 문제점과 원인 그리고 미래의 정책 방향등에 대해 읽는 것은 단순히 세계 최고 권력 국가 미국에 대해 공부하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의 글은 점점 읽기 쉬워지는 듯하다. 최대한 전문적인 경제학론을 이용한 설명을 자제하고, 주로 통계를 이용하여 그의 주장을 펴는 방식을 이용함으로써 그의 이전글보다 훨씬 더 이해하기 쉬워졌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의 2009년에 대해서 고민해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경제학의 향연이 미국정부의 경제 정책과 그 영향이라는 다소 세부적인 주제에 대해서 주로 논의하는데 반해 이 책은 저자의 에세이를 위주로한 편집본으로 조금 더 일반론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그 에세이들도 신문평론 등이라 미국적 내용을 대부분 포함한 것들이지만 그럼에도 글을 풀어내는 방식이나 주제에 있어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거의 없다. 오히려 그 때 그 때의 현안에 대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한 다양한 분석들은 우리의 현재 경제상황에 대입해보며 그의 주장들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긴다. 

 

 

 

아마도 이 책을 고등학교 때 읽었다면 경제학을 이렇게 싫어하게 되지는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학자로서의 유시민은 모르겠지만 작가로서의 유시민은 정말 뛰어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경제학 관련 책들중에서 이렇게 이해하기 쉽고 명쾌한 책을 읽은 적이 없다. 특히나 대부분의 번역서와 비교해 우리 실정을 고려한 그의 경제학 세계는 훨씬 더 나와 가까이 느껴진다. 또한 약자의 위치에서 자유시장체제에서 생존해야하는 우리의 고민이 책을 읽는 내내 강하게 와닿는다. 

 

 

경제학의 흐름을 알고 싶다면 꼭 추천할만한 책이다. 다만 자유주의 시장경제체제의 흐름만을 정리하고 있어 사회주의 경제체제등 다른 흐름의 경제학에 대한 역사가 빠진 것이 아쉽다. 어쨌든 지금의 경제정책의 흐름이 자유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따르는 것이 대세이고, 그렇기에 그 흐름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경제학의 흐름에서 중요한 인물을 중심으로 그의 사상뿐아니라 영향등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금융재벌들의 세계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또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무척 흥미있는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금융재벌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달러화의 금본위제가 폐지된 후, 화폐에 대한 금융재벌의 장악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이를 이용하여 통화 팽창과 긴축을 반복적으로 발생시킴으로써 그들이 거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금융재벌들의 화폐지배권에 대응하고, 안정된 통화 가치구현을 위한 방법으로 금본위제 부활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책에서 언급한 내용들이 얼마나 객관적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기지만 그동안의 셰계불황의 원인을 분석하는 방법은 꽤 신선하고 놀랍다. 불황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시각 중 하나로, 또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화폐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읽어봄직하지만 정설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듯 하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펼치는 주장들이 마치 100가지 데이타 중 세 네개를 이용해 직선을 만드는 방법같다는 생각을 했다.     

주로 서양의 경제학자들이 쓴 경제관련 서적들을 읽으면서 그들의 절대적인 자유시장에 대한 믿음에 물음표를 달곤 했었다.. 그들의 말을 따라 가다보면 다 맞는 말 같긴한데 그럼에도 뭔가 석연치않은 느낌.. 하지만 그런 느낌이 들때면 아마도 내가 선진국에서 살고 있지 않은 자격지심이 아닌가 하며 넘어가곤 했었다..그들의 이야기를 반박해 생각할만한 지식이 내게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으면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되었고.. 나의 느낌뿐이 아니라 실제로도 논박할만한 자료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까지 덤으로 알게되었다. 마음속에 남아있던 국가간에 적용되는 자유주의 시장경제체제에 대한 의문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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