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21 | 122 | 12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연대기>가 나왔다. 이 전설의 소설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일단 이렇게 나와 준 것만으로도 고마워 가격 불문하고 주문해 주어야한다. 주문해 놓고 언제 읽을지 모르지만(소장하고 있다보면 언젠가 다 읽게 되더라), 이 소설의 쟝르상 절판 될 것이 뻔하므로 소장 필. 

레이 브래드버리의 소설은 그렇게 긴 호흡이 필요하지 않다. 현재 우리 나라에 출간된 그의 세 작품<민들레 와인>,<일러스트레이션 맨> 그리고 <화씨 451>를 읽다보면 화씨를 빼고 그는 단편이 한 데 모아 긴 이야기로 편입된 모양을 하고 있다. 듀나는 그걸 픽스업 소설이라고 했다. 더 자세한 듀나의 화성연대기에 대해 알고 싶다면 여길 클릭http://djuna.cine21.com/movies/etc_the_martian_chronicles.html. 

화씨도 그렇게 긴 상상력의 작품은 아니다. 어찌보면 그의 재능은 호흡이 긴 장편의 상상력보다 짦은 이야기를 모아 긴 이야기로 연대기로 만드는 것인지도. 개인적으로 화씨의 뛰어난 상상력도 좋았지만 그의 시대를 초월한, 미래를 앞서는 상상력은 <일러스트레이션 맨>의 단편들이었다. 문신맨을 읽다보면 그의 조신한 상상력에 황당하기도, 수긍하기도, 아이쿠 하며 뒤로 넘어가는 이야기들이 무진장 깔려 있다. 20세기 중반에 쓰여진, 소설적 상상력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듀나도 언급했듯이. 그는 소설은 기계적인 상상력이 아니다. 그의 SF 근간은 다분히 인간적인 모습, 너무나 인간적인 고뇌를 담고 있다. 그래서 약간의 지루함을 느낄 수 있을 수도. <화성연대기>를 읽어보지 않아서 지금까지 읽은 그의 책중에선 개인적으로는 <일러스트레이션맨>이 최고였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10-08-27 14:05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이 대단한 작품이 지금에야 번역되었다는 데에 놀랐어요. 기억의집님 생각했었는데. 혹시 재번역인지요. 저는 요새 두꺼운 책에 기가 죽어서 무조건 얇은 책으로^^;; 눈이 요새 급 피로해져서요.

기억의집 2010-08-27 19:31   좋아요 0 | URL
저도 몰랐는데 예전에 이 책이 모음사에서 출간되었더라구요. 검색해보니 모음사간도 있었어요. 저는 한번도 번역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거든요. 저도 몸이 안 따라줘서 소설만 주구장창 읽고 있어요^^

유부만두 2010-08-27 18:02   좋아요 0 | URL
기억님은 정말 독서의 폭이 증말 증말 넓어요! 기억님이 읽는 책 갖고는 기억님이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사는지 도대체 상상할 수가 없을 정도!!!

기억의집 2010-08-27 19:34   좋아요 0 | URL
흐흐흐 왜 이러십니까~~~ 아들친구엄마말로는 저보고 왕비라고 하는데요. 집에서 책이나 읽고 산다고. 하핫. 다른 사람들은 저의 이런 책읽기 한심한가 봐요. 어제 길가다가 보험 아줌마가 저보고 설계사 하래요. 하핫. 집에서 우아하게 왕비처럼 책이나 읽으니 이제 일 좀 나가고 그래야할까 어쩔가 싶어요^^

scott 2010-08-27 18:48   좋아요 0 | URL
아! 드디어 이책 출간되엇네요.
제대로 번역이..되었는지 궁금하네요.
화씨 451과 이러스트레이션맨 읽고 뒤통수를 확 맞은것 같았어요.
사고 싶은 신간들이 마구 쏟아져나오네요.^^

기억의집 2010-08-27 19:39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레이 브래드버리의 원문을 따라가기가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저는 원서도 가지고 있어 비교하면서 읽었는데 확실히 번역서는 시적인 운율과 표현을 따라가지 못하더라구요. 그리고 저는 우리언어적 표현이 산문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이렇게 출간해주는게 어디냐 싶어요. 도저히 원서 읽기게 저는 쉽지 않더라구요. 딴 생각만 자꾸 들고....^^

pjy 2010-08-29 12:56   좋아요 0 | URL
원래 단편을 안이뻐라하는 편협한 취향인지라 저는 '일러스트레이션맨'보다는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이 훨씬 더 좋았어요^^

기억의집 2010-09-01 23:42   좋아요 0 | URL
저는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무지 힘들게 읽었어요. 한 일주일 넘게 걸린 거 같아요. 장광설이 좀 있잖아요. 반면에 문신맨은 단편이어서 그런지 술술 읽었어요^^
 

우리에게는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으로 미국 문학의 대가로 추앙받는 마크 트웨인은, 소설가로서의 필력을 펼치기 전에는 지방신문의 신문기자로 일했다. 신문 기자 경력이 후에 소설가로서의 그의 문학적 토대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끼쳤는지, 잘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는 진실된 기자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소설속 주인공 톰이나 허클 핀처럼 허풍쟁이였다. 

신문기자 시절, 그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꾸며 기사를 만들어냈으며 그 기사 내용으로 지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어떤 내용인지는 이 책속의 에피소드로 직접 확인하시길). 

그는 자신의 이러한 거짓 기사(혹은 삶)에 대해 "따라서 우리로선 철저하고, 사려 분별 있게 거짓말을 늘어놓도록 열심히 훈련하는 편이 더욱 현명하다.....확고하게, 솔직하게, 단호하게, 고개를 빳빳히 들고, 주저하거나 괴로워 함이 없이, 소심하지 않게, 우리의 높은 소명에 부끄러워하는 일 없이 거짓말 하도록 말이다."라고 충고할 정도로 진실과 거짓의 삶을 걸치듯이 산 인물이었다. 톰과 허클 핀같은 개구지다 못해 유쾌한 인물들을 만들어 낸 마크 트웨인이 말이다.

역사적인 인물들, 우리에게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로 남아 있는 사람들의 삶이 그들이 쌓아올린 업적만큼이나 진실되었을 것이라는 믿음을 쉽게 져버리지 못한다. 우리가 위대한 인물들의 업적만큼이나 그들의 삶이 고귀하고 진실되었을 것이라는, 삶과 업적의 일치성을 당연한 결과로 믿는 것은, 위인 전기물의 미화에 물들어서 그렇고 우리의 획일적인 교육이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길들어져서 그런 것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위대하다고 생각했던 인물, 20세기 건축에 획기적인 업적을 남겼으며 그를 뛰어 넘은 건축가가 나오려면 수 십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믿었던, 20세기의 3대 건축가 중의 한명으로 알려진 프랭크 로이트 라이트. 건축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관심 없는 사람일지라도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20세기의 위대한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그에 대한 관심은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가 아니고 그의 뛰어난 아이디어의 건축물로 보고 순간적으로 생겨난 관심이었다.  

 

글 

하.지.만. 

글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게 한 작품이다. 자기 삶에 대한 멋드러진 해석(그는 아내와 네 아이들을 버리고 바람을 피웠는데, 놀라운 것은 그 스캔들에 대해 정부의 사생할 간섭이라는 글로 어찌나 논리적으로 썼던지, 그 글을 읽으면 훌러덩 넘어갈뿐 만 아니라 자서전에서 그는 자신의 스캔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크게 다루지 않는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쩍 넘어간다) 과 건축에 대한 자기 신념으로 점철된 이 자서전이 독자 기만과 자기 옹호로 점철된 자서전이라는 것을 요 근래 알았다.  

지인의 블로그 투어중 알게 된 사실, 그는 스캔들 메이커였을 뿐만 아니라 철저한 인종 차별주의자였으며 오만했으며 말만 번지르한 거짓말쟁이었다. 라이트의 건축물은 일본의 젠과 불가분의 관계이며, 자서전에서도 그는 일본의 영향을 받았음을 시인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인종차별주의자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와 그의 연인 마마 체니의 또 다른 이면을 소설화한 이 작품을 보면(지인의 리뷰), 그의 거만하고 인종적인 차별에 못 이겨 분노에 찬 그의 흑인 집사가 마마 체니와 그녀의 아이들을 도끼로 죽여 라이트에게 보복을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솔직하게 말하건데, 나 이 리뷰 읽고 머리를 야구망방이에 쿵하고 맞은 것 같았다. 내가 알고 있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하고 너무나 다른, 너무나 다른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난 무엇을 읽었던 것이지. 내가 한 사람의 자서전을, 그 사람의 진실된 기록이라고 믿었던 그 글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는 <자서전>에서 마마 체니의 죽음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그렇게 사랑했던, 그 여인의 비참한 죽음에 대해 당시 감정의 상황이나 무너짐, 그 어떤 말도 글도 쓰지 않았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가. 내가 애써 투자한 시간더미는 허의 시간이었던 말인가. 더군다나 나는 이 거짓의 자서전을 읽고 그의 위대성을 다시 한번 새기고 꼴랑 책 한권 읽고 잘난 척하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의 건축물의 위대성을 나불거리고 다닌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마마 체니의 사건을 은폐하려고 무진장 애썼다고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동원해서 언론을 구워 삶아(미국 언론의 거짓보도와 은폐에 대한 저 위의 메인호를 기억하라를 읽어보면 언론을 구워 삶은 일이 전적으로 식은 죽 먹기로 가능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사건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그런지 <자서전>의 번역가 이종인씨도 마마 체니의 사건에 대해 크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단지 광인의 도끼에 맞아 죽었다고 후기에 적었을 뿐이다. 이런 식의 축소는 후대까지 영향을 미쳐 그에게 치명적인 스캔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그 어디에도 자세하게 나오지 않는다. 

 여기서 번역가인 이종인씨에게 묻고 싶은 것 하나. 그는 을유문화사의 현대 예술 거장시리즈 중 한권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평전 또한 번역을 했다. 물론 그는 그 이후에도 꾸준히 라이트의 작품에 대한 번역서를 번역하고 있다. 단순히 건축에 대한 호기심에 한 것인지 아니면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포장을 걷어낸, 사실 그대로의 직설적인 삶을 읽고 싶었던 것인지 알고 싶다. 어느 정도는 그 또한 라이트의 거짓된 삶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나. 이책의 목록을 대강 훑어보면, 6장 잃어버린 세월, 참혹한 학살극이라는 부제가 나온다. 아마 이 평전은 어느 정도 라이트의 삶을 그대로 까발리며 가감없이 비추고 있을 것이다.

글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의 기록이 아니다. 글은 진실을 덮을 정도로 한 가지 사실을 부풀어 왜곡 할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  단지 아니다. 그렇지 않다라는 사람만이 글의 부정적인 힘을 막아내는 것이 아닐까. 아니 우리는 문자나 영상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는 폭로의 시대에 살고 있다. 만약 로이드 라이트와 마마 체니의 스캔들이 현재 일어 났다면 그는 타이거 우즈 만큼이나 웃음거리나 되지 않았을까.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글의 힘으로 무엇을 믿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우리는 글의 취사선택할 수 있는 폭로의 시대에 살고 있을 뿐이다. 아무 것도 믿지 말아라. 그것이야말로 진실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10-08-27 14:03   좋아요 0 | URL
정말 충격적이네요....안그래도 자서전과 평전을 넘 좋아해서 담주에 무얼 읽을까 고민했는데 자서전은 좀 조심해야겠어요. 자화자찬, 혹은 자기 삶의 변호가 될 수 있겠어요. 저는 론처노의 <위대한 부자 록펠러>가 참 좋더라구요. 대신 이 저자는 금융 분야에만 천착해서 아쉬워요. 건축가는 예술가라고 생각했는데 라이트의 사연은 참으로 소름이 끼칩니다. 기억의집님, 게다가 지금 천둥까지 쳐요--;;

기억의집 2010-08-27 20:01   좋아요 0 | URL
한 건축가의 이중성을 읽는데 천둥까정. 완전한 효과음이네요. 옆에 딸아이가 지켜주었겠죠. 저의 쪽은 그냥 비만 열심히 내리더라구요. 저도 평전이나 자서전 읽기 좋아하는데, 로이드 라이트의 이중적인 행위 읽고 완전 배신감 느꼈어요. 자서전은 어찌나 자기 옹호와 포장을 잘 해놨던지...혼을 빼 놓았거든요. 왕 실망이에요. 물론 그가 네번이나 결혼과 이혼을 밥 먹듯이 한 것은 알고 있지만 사생활로 치부했고. 그런 것은 사생활이라고 자서전에서 라이트가 유도하기는 해요. 참 사람이라는 게 이상한 게요. 저는 위대한 인물은 좋게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나봐요. 예로 저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예술의 거장 시리즈중 빌리 헐리데이가 있는데,,,, 저는 재즈에 관심이 없지만 그녀가 대중음악에 미친 영향력과 그녀의 삶은 궁금하기는 해요. 근데 단편적으로 그녀에 대한 정보는 평생 마약으로 비참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불행했다는 것을 알기에 손이 안 가더라구요. 라이트도 그런 밝은 쪽만 기대했던 것 같아요^^

pjy 2010-08-27 18:39   좋아요 0 | URL
천재적인 위대한 건축가인데다가 바람을 피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문득 저번에 본 미드가 생각납니다..
딱 이런소재로 진행된 에피소드가 엄청 괜찮은 위대한 건축가가 중혼을 거듭하면서 살인사건이 진행되는 멋진 에피소드가 있었거든요^^; 제가 이렇게 바로 생각날 정도면 그쪽나라에서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인가본데요~

기억의집 2010-08-27 20:02   좋아요 0 | URL
흐 불을 지르고 가시는구만요. 무슨 미드인지나 알려주시지. 저 궁금해서 잠 못 잡니다. 라이트의 마마 체니에 대한 에피소드는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제가 블로그 많이 뒤져봤는데 저런 이야기 하나 없고 라이트의 자손들이 그의 명성에 누가 되는 이야기는 막았다고 해요. 근데 나중에 미드 제목이나 알려주세요^^

pjy 2010-08-29 14:50   좋아요 0 | URL
그게 원래 채널 선택권도 없고 시간맞춰보는 인내심도 없어서 제목도 잘 모르고 대충 틀면 나오는 케이블에서 가끔 보는지라~~
약간 자페비스므레한 끼있는 도서관증 가진 남자형사랑 특이한 남자형사를 잘 받아주는 작고 깐깐한 여자형사가 나오는 거였는데 어~~점점 더 미궁으로 빠지는 기분@@; 제가 약올려고 이러는건 절대 아닌데요ㅋㅋ;

기억의집 2010-08-30 09:37   좋아요 0 | URL
혹 CI 아닌가요? 자페비스므리하다면 그 양반 밖에 없는데.... 곱슬머리에 덩치가 곰만한.

루체오페르 2010-08-28 00:01   좋아요 0 | URL
아무 것도 믿지 말아라. 그것이야말로 진실이다.

인물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알고있는 역사도 고쳐지고 미화된 것도 많죠.
말씀하신 사람은 처음 알았는데 그것참...ㅋ 에디슨의 인간성, 퓰리처(바로 그 퓰리처상의)의 이중성에 대해 알고도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제국주의를 내세웠던 일본이 그 당시에 잘못인줄 알고도 숨기고 한게 아니라 진심으로 자신들이 진리고 정의라 믿었듯이 진실도 이해관계를 떠나서도 진실일수 있는가 고심해볼 문제입니다.

보이는 것이 다 라는 것이 아닌 세상이란건 진작 알았습니다.^^;

기억의집 2010-08-30 09:36   좋아요 0 | URL
흐흐, 책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참...어떻게 해석해야할지.

저는 메인호를 기억하라,를 읽으면서 새삼 플리처의 인간성에 놀랬는데 거의 냉혈한이더라구요. 아픈딸을 따스한 시선이나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던. 거의 동시대의 허스트와 같은 급의 사람이더라구요.

일본은 우익이 너무 쎄요. 작가들도 우익쪽이 너무 많고 요하네스 마리도 사실 우익쪽에 가까운데....우리는 그녀가 진실한 작가라고 알고 있잖아요^^
 

나는대체로 책 읽기를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주변사람들에게 이책 읽어라 저책 읽어라, 며 권하지 않는다. 워낙 주변에 정신 없이 바삐 사는 사람들이 많은지라...... 내가 읽고 좋았던 책을 타인에게 권한다는 게 삶의 사치라고 생각이 들때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독서에 제법 투자 하는 사람이라도 그들만의 독서 카테고리라는, 개인의 취향을 무시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하지만 딱 한번 온 집안 식구들 그러니깐 남편은 말할 것도 없고 형제들에게까지 책까지 떠밀어주며 읽으라고 마구마구 떠벌이며 강요한 책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이 작가의 <아즈망가 대왕>이었다. 식구들에게 강요하면서, 일단 재미면에서 믿어보라고 했다. 순정만화삘의 감상적인 여학생들의 이야기가  절대 아니고 일상적이지만 좀 더 색다른, 네 명의 여학생 캐릭터가 저마다의 개성으로 생생하게 다가오는, 읽다보면 웃겨 뒤집어지는 여학생들의 이야기니깐 읽어보라고, 꼭 읽어보라고 했었다. 

책을 권한 다음 읽기를 주저하던 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네 권으로 끝난 것이 아쉽다고 할 정도니, 이 네컷 만화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나 또한 처음 <아즈망가 대왕>를 접하고 휘리릭 책장을 넘겼을 때는 도무지 이 네컷 만화에 끌릴 것 같지 않아 주저주저 했다가 읽기 시작. 끝에는 헤어나오지 못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 고등학교를 다니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 특히나 네 명의 여학생 캐릭터 묘사가  사랑스럽지만 그 중 우리의 맹하고 띨~~띵한 오사카의 매력에 안 끌릴 수가 없었다는. 현실적인 캐릭터였다면 설레설레 머리를 흔들 캐릭터가 이 만화속에서는 한 웅큼의 매력덩어리. 그런 그녀를 내 세워 이번에 10주년 기념판으로 만든 것인가.   

요즘은<요츠바랑>으로 여전히 인기몰이를 하는 작가이고 <요츠바랑>의 최대 장점은 친근감이 드는 배경묘사(한적하고 나릇해 보이는 마루라든가 기찻길 혹은 골목길 같은 배경)이다. 이에 비해 <아즈망가 대왕>은 <요츠바랑>만큼 매력적인 배경 묘사보다는 인물컷 위주의 이야기가 주이지만, 이야기 자체로 보면 기요히코가 그 짧은 네 컷만으로 사람들의 웃음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녀는 네 컷 만화의 최고 작라고 말하고 싶다. 네 컷 만화의 최고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단 네 컷안에서 작가의 이야기 전달 능력의 최고를 느껴보고 <아즈망가 대왕>은 머스트 리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아즈망가 대왕>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이번 <오사카 만박>이 <아즈망가 대왕>의 후속작이라고 생각했는데....그냥 10주년 기념작이다. 좀 실망. 아니 아니 완전 실망.  이제<아즈망가 대왕>의 후속 이야기에 대한 기대는 완전히 접어야 하는가.   

 

 아주 간만에 나온 백희나의 그림책. 책 소개에 나온 그림을 몇 점 보면서 든 생각. 지난 번 <구름빵>의 사진작가와 같은 공동작품이려나. 스토리는 백희나가 전적으로 담당했겠지만, 사진 촬영만은 사진 작가의 손을 빌렸을 것 같은데. 여하튼 몇 점의 그림을 보면서, 그림책 속의 빛과 어둠의 공존을 뛰어나게 묘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빛을 둘러싼 어둠은 두렵거나 공포스러운 암흑의 어둠이라기보다는 빛을 감싸 안으면서 더욱더 따스하고 환한 느낌이 강조되는 어둠이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따스함이 온 몸에 스며들어 주변 기운을 따스하게 데운하고나 할까.   
<구름빵>에서와 같이 여러 기법이 도입되었고 마지막 작업으로 사진을 찍은 것 같은데, 저런 빛과 어둠을 만들어 내기 위해 조명을 여러모로 신경을 쓴 티가 확 난다. 보통의 작업이 아니었으리라. 작가는 저런 표현(빛과 어둠)을 얻어내기 위해 얼마나 힘든 시간을 거쳤을까, 싶다. 아이와 함께 스토리를 공유하는 것도 그림책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내가 아이와 함께 저런 빛과 어둠의 따스함을 감정적으로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노고에 감사해야할 것 같다. 음, 근데 늑대 그림이 별로인데, 실제로 보면 어떨지 모르것네. 

 

우와, 이 책 나왔다. 우헤헤헤~~ 한때 한림출판사에서 북스북스처럼 한달에한번 네권의 책이 달맞이라는 이름으로 배달되어 온 적이 있었다. 그 때 배달되어 온 책 중의 한 권. 달맞이 켐페인이 사라져 지금은 한림출판사에서 이렇게 달맞이 그림책 중에서 일부를 일년에 몇권씩 단행본으로 출판하고 있다.  
이 그림책은 작가의 이력이 상당히 재밌는데, 작가가 바로 의사이면서 그림책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의사인 작가가, 병에 걸리더라도 놀이터의 흙과 친하게 지내라는 것. 실제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질색 팔색할 소리를, 집 현관뿐만 아니라 온 집안에 모래 천지를 만들어 놓아 모래라면 이를 박박가는 엄마들에게, 의사인 그림책 작가는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어느 순간 어느 놀이터를 가 봐도 흙을 찾아 볼 수 없다. 위생이라는 이유로 놀이터의 표면이 폭신폭신한 것(?)으로 덮여 있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흙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모래를 가지고 놀지 못한다. 이 작가는 모래와 논다는 것은 우리 몸이 쉽게 병에 걸릴 수 있지만 그와 더불어 그 만큼의 면역력도 길러준다고 말한다. 솔직히 나는 우리 나라 의사 그 누구도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을 듣어 보지 못해서 이 그림책 작가의 주장에 솔깃하다. 과학 그림책이라는 이름하에 나온 그림책이지만, 이 그림책 안에서 놀이터에서 신나게 흙과 노는 아이들을 보면, 당장 아파트 앞의 놀이터에 모래 한알 없다는 것에 씁쓸함을 느낄 것이다.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0-08-25 1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6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6 0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6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8-25 13:42   좋아요 0 | URL
무척 반가운 포스팅이네요! 오랜만이에요, 기억의 집님!!

전 또 너무 궁금해서 아즈망가 대왕 막 보관함에 넣고 오는 길입니다. 2010년 에는 책 그만사기 프로젝트를 나름 진행중인데 어쩌나요. 막 기대되요.

기억의집 2010-08-26 09:41   좋아요 0 | URL
<아즈망가 대왕> 이 만화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 만화에요. 예전에 이거 투니버스에서 애니로도 상영해주었는데 그땐 놓쳤어요. 애들이 너무 어려서 그 애니를 볼 만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거든요. 책그만사기 프로젝트, 저도 해야할 것 같아요. 흑흑

2010-08-25 1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6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5 1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6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5 2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6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10-08-26 13:08   좋아요 0 | URL
오랫만에 글 올리셔서 반가운 마음으로 로그인했습니당~ ^^
저는 아직 <아즈망가 대왕>을 만화책으로는 못 봤는데(애니는 조금 본 듯도...) 여건되면 사볼까 봐요.
한림에서 나왔던 달맞이 시리즈가 단행본으로 나오는 것도 개인적으로 반갑네요.

기억의집 2010-08-27 12:20   좋아요 0 | URL
아영엄마님, 진짜 오래만이죠. 헤헤 전화 좀 드리고 그랬어야 하는데..제 몸이 기운이 하나 없었어요 어재부터 많이 좋아진 거 같아요^^

우리 쁜이들이 아직 아즈망가 대왕을 읽지 않았군요. 아영이가 무지 좋아할 것 같은데요^^

달맞이 시리즈 계속해서 나왔으면 좋겠어요^^

2010-08-26 1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7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부만두 2010-08-27 18:03   좋아요 0 | URL
나도 웃겨 뒤집어지고 싶어! 마침 오늘 다 읽은 <대안의 그녀>와도 연결될 것 같은데? 밝은 버전으로. ^^

기억의집 2010-08-27 20:04   좋아요 0 | URL
진짜 웃기죠. 저는 아즈망가 대왕 후속을 얼마나 기다리고 있다고요. 근데 남자 작가데요. 여자가 쓴 줄 알았는데 허 ~~ 참. 혹 아즈망가 대왕에 나오는 그 변태 선생이 작가의 롤모델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대안의그녀, 지금은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 안 나요. 흑흑 머리가 나빠지고 있어요.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주문했다. 어제 알라딘MD님의 글도 자극을 주긴 했지만 거금을 순식간에 쓰게 만든 요인은....이게....이게 다 <픽사 이야기>때문이다. 그 전에 그러니깐 <지의 정원>에서 다치바나가 <바람계곡 나우시카>에 대한 극찬의 글을 읽어 급 당기기는 했지만 결국 검색까지 가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나중에 검색해보자, 이러고만 있다가 까먹었다.

그러다가 <픽사이야기> 막판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픽사를 방문한 에피소드에 이르러......... 나는 하야오에 퍽 가버리고 말았다.  

2002년 9월,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가 픽사를 방문했다. 이 일로 <니모를 찾아서> 제작 작업은 잠시 중단되었다. 미야자키는 <루팡3세: 칼리오스트로 성의 비밀>,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등으로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감독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애니메이션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매우 유명한 인물이었다. 

레스터는 젊은 시절에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까지 포함한 모든 연령들의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 그의 작품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 

이어 래스터는 방문객들을 자기 방으로 데리고 갔다. 바닥에서 천장까지 꽉 들어찬 선반에는 온갖 장난감들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한쪽 벽의 어떤 구획에는 레스터가 직접 이름을 붙인 '미야자키 전당'이 있었다. 미야자키가 창조한 캐릭터의 커다란 인형과 <이웃집 토토로>의 포스터가 먼저 눈에 띄었다. 점심을 먹은 뒤에 래스터는 회사 안에 있는 극장에서 미야자키의 단편 영화 <메이와 고양이버스>기면 시사회를 가졌다. 픽사의 전 직원들은 웃음과 환희 속에서 영화를 보았고, 극장에 불이 들어올 때는 위대한 감독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래스터에게 싹싹한 성정을 물려준 게 분명한 그의 아버지 폴은, 그 일본인이 아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감독이라는 것을 알고 무척 반가워했다. "정말이야? 그렇게 중요한 사람을 만나다니 정말 기쁘구나!" 

"감독님께서 어제 제 스토리 릴을 조금 보셨다고요?" 래스터는 봄에 개봉할 <니모를 찾아서>이후 차기 작품이 될 버드의 영화 스토리 릴 가운데 한 부분을 미야자키에게 보여 주었고, 이런 사실을 버드에게도 알렸던 것이다. 버드는 평소와는 다르게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말이 되겠습니까? 아니면, 말도 안 되는 또 하나의 미국 영화가 되겠습니까?"

(361~365p)

몇 페이지 되지 않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픽사 방문 에피소드였지만, 픽사 직원들은 흥분했고 특히나 픽사의 제일 큰 우두머리 존 래스터의 하야오와의 만남, 그 흥분과 짜릿함이 저 짦은 글 속에도 전달되는 것 같았다. 미국영화계에서도 특히나 애니쪽에서의 하야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하야오의 만화가 유럽영화제에서 상도 받고 유럽아이들에게 인기 대폭발이다,라는 소식은 자주 접하지만 미국내에서 그것도 해당 종사자들조차 그에 대한 존경심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어서 새삼 하야오의 애니의 영향력에 놀랄 따름이다.  왠지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벌벌 기는 느낌이.   

덧: <픽사 이야기>책 제본 너무 엉망임, 나중에 사진으로 보여주겠지만 비싼만큼의 값어치를 전혀 하지 않은 책이었다. 이렇게 책 제본이 거지같은 책은 내 독서이력중에서 처음임.


댓글(8) 먼댓글(1)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0-07-31 1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31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0-07-31 18:57   좋아요 0 | URL
신혼시절 남편이랑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를 다운받아 열심히 보던 기억이 나네요...넘 좋았어요. 이웃집 토토로...를 보며 말도 안되는 노래도 하나 개작해서 부르면서 식물도 막 키우고 그랬었는데^^픽사에서 이런 대우를 받았군요.

기억의집 2010-07-31 21:20   좋아요 0 | URL
그게 저는 아이들에게 하야오의 작품을 다 보여주었어요. 저의 애들은 나이가 어려서 전부 다 좋아하지는 않지만 붉은 돼지는 별로였는데,센과 치히로와 움직이는 성인가 하는 작품은 20번도 더 넘게 본 거 같아요. 아이들과 저를 연결해 주는 감정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어요. 블랑카님과 부군의 연결된 감정의 추억처럼.

꽃핑키 2010-07-31 23:33   좋아요 0 | URL
ㅎ 저는 워낙 아는게 일천해서 ㅋㅋ 책 표지나, 폰트, 디자인 ㅋㅋ 요런것들에만 관심가져봤지ㅋㅋ 제본 상태같은건 ㅋㅋ 생각해본적없는데요 ㅋㅋ 책 제본이 거지같다는 표현은 기억님께 첨들어봐요 하하 ㅋㅋ 출판사에 계시는분이 봤다면 상처받을 수도 있겠지만 ㅋㅋ 저는 그래서 더 궁금해지네요 ㅋㅋ 얼마나 거지같길래? 하면서 ㅋㅋ 말예요 ㅋㅋ
예전에 ㅋ <픽사>도 모르다니? 하며 핀잔먹은 적이 있는데;; ㅋㅋ 픽사보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더 대단하군요?? 우와! ㅋ

기억의집 2010-08-02 09:43   좋아요 0 | URL
핑키님 주말은 잘 보내셨어요?! 저도 출판은 잘 몰라 아는 것은 없어요.근데 이 책은 읽으면서 책등이 자꾸 앞으로 밀려나서 무척이나 읽는데 고생했어요. 책은 두껍지 책이 앞으로 밀려나오려 하지....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제 책만 그러는 것인지.
미야자키 하야오는 아마 전설이 될 것 같아요^^

2010-08-02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5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즘은 무턱대고 구입하지 않는다. 대체로 한 두권. 관심이 있어 구입해도 읽지 않은 채 방치된 책들이 너무 많~어 더 이상 욕심은 부리지 않기로 했다. 도대체 읽지도 않고 놔두면서 신간에 눈길이 가는 심뽀는 대체 무슨 심뽀인지 몰것다. 

요즘 읽는 책이다. 나는 칼 세이건만큼 완벽하게 과학적이면서 시적인 표현을 쓰는 과학저술가를 알지 못한다. 리처드 도킨스의 글은 냉철하며서도 냉소적이어서 신랄함의 쓴 맛을 느끼곤 하고 마이클 셔머의 글은 사실적(예를 많이 들어가며)이며 대중적(쉬운)이다 보니 깊은 맛이 떨어지고 프리먼 다이슨의 글은 소년적인 감성이 물씬 풍기는 따스한 글이지만 약간 밋밋한 맛이 나고 리처드 파인만의 비권위주의적, 자유가 넘쳐나는 글은 달달한 맛이 나지만 결국 그의 글은 랠프 레이턴이 받쳐 주었기에 완전한 자신의 글이라 할 수 없고 스티브 핑커는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한 빡빡함은 목구멍에 넘기기 힘든 텁텁한 맛을 느끼곤 한다.  

이 책은 2장 읽고 있지만, 결국 신을 부정하는 책이다. 그는 1장에서도 말했지만 우리의 신이 거대한 우주에서 보면 작은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하늘의 별을 보고 호기심을 느꼈지만 우주에 위성을 쏘아올릴 수 없었던 전 세대의 체제(혹 권력)를 유지하기 위한 인류의 상상력의 산물일뿐이는 것을 확인할 뿐이다. 나는 칼 세이건이 백혈병으로 죽었어도 신은 절대 찾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신을 찾기에는 너무 멀리 우주를 떠 돌아다녔다.   

 

이 책은 다른 말 할 것 없이 다치바나와 사토의 대담집<지의 정원>에서 다치바나의 한대목에서 이 책의 진가를 알 수 있다. 

영상을 통해서도 교양을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은 뛰어나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애니메이션도 좋지만, 만화 완전판을 꼭 보셨으면 합니다. <모노노케히메>,<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동일한 노선에 있는 것이 바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입니다. 미야지키 감독의 작품 중에서도 단연 발군이지요. 굉장합니다. 만화 나우시카에 비하면 애니메이션 나우시키는 새끼손가락 끝마디 정도에 부고 합니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에는 이제까지의 미야지기 하야오의 이미지를 격파해 버리는 묵직한 사상이 드러납니다. 미야자키 감독에게 그 장면을 왜 애미메이션에는 넣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불가능했다고 말하더군요(62p)

 나는 말콤 글래드웰의 저 사진을 볼 때마다 필립 로스의 

<휴먼 스테인>의 주인공 콜먼을 떠 올리곤 킥킥거리고 웃곤 한다. 너무 닮았어~~ 이러면서. 혹 필립 로스가 저 말콤의 외모를 염두해두고 콜먼의 캐릭터를 묘사한 것은 아닌가, 의심하곤 했었다. 아, 물론 전혀 그럴 일 없을 것이고 필립 로스나 말콤 글래드웰이 그런 소리 들으면 자존심 강한 그 양반들 기분 팍 상할라. 

필립 로스의 <휴먼 스테인>의 번역자 후기에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에 대한 언급이 잠깐 나온다. 필립 로스의 작품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유태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속한 유태교에 대한 전통, 불합리함에 진절머리를 내며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반골적인 사람이다. 그는 첫번째 부인과 이혼하고 그 이후에 몇 차례 결혼과 이혼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나오지 않지만,  

1990년 로스는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여배우 클레어 블룸과 결혼했으나 1994년 이혼하고 1996년 블룸은 그들 부부의 결혼 생활을 낱낱히, 그리고 로스의 좋지 않는 면을 적나라하게 기술한 회고록 <인형의 집을 떠나며>를 출간한다. 일부 비평가들은 로스가 이에 대한 반발로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1998)를 발표하고 전처 블룸의 이러한 비난에 은근히 맞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287p).

번역자의 말에 의하면,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는 한때 부인이었던 클레어 블룸에 대한 반격으로 나온 작품이라는 것. 그 때 번역자 후기의 저 대목 읽으면서 그 때 저 (과거 한때) 부부의 감정적인 싸움이 볼 만 했겠다, 싶었다. 필립 로스의 작품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순수문학치곤 흡입력 상당한 작품임. 아마 저 공산주의자도 그렇지 않을까.  

 

나는 이사카 고타로의 정치성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작품이 나올 때마다 눈여겨보고 있고 거진 다 사서 읽는 편이다. 이 책 검색하다가 읽은 리뷰어의 글에 완전 공감했는데, 그가 쓰길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은 리뷰쓰기가 쉽지 않다는 것. 나는 그의 작품 그러니깐 최근에 나온 작품 <그래스호퍼>와 <모던타임즈>을 빼고 다 읽었는데, 리뷰는 단 한편도 남기지 않았다. 심지어 그의 작품의 정치성, 명랑성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젊은 감성을 열혈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페이퍼에 단 한줄의 글조차 남기지 않았다는 것. 그의 작품을 읽고 나면 뭔가 묵직함이 있기한데 그게 뭔지 그리고 어떻게 풀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꼭 글로 써서 간직하지 않고 흘러 보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이 사람의 작품을 읽으면...그런 생각이 든다. 고타로의 최근작이 나왔다길래, 그리고 저 표지가 넘 맘에 들어 나우시카와 함께 주문 넣었다. 제길.   

 

 


댓글(9) 먼댓글(1)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칼 세이건의 글들 - 창백한 푸른 점, 유언
    from 루체오페르의 家 2010-07-31 18:47 
    칼 세이건!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입니다. 과학자로서도, 사람으로서도요.  1.칼 세이건의 유언을 옮겨봅니다.  '죄송하지만 죽음앞에 서봐도 저의 신념엔 변화가 없습니다.나는 이제 소멸합니다. 내 육체와 내 영혼 모두 태어나기전의 無로 돌아갑니다. 묘비에서 저를 기릴 필요없습니다. 저는 어디에도없습니다. 다만, 제가 문득 기억날땐 하늘을 바라보세요.' -칼 세이건  그의 아내가 그의 임종직전 신앙을갖는 것에 대해 이야
 
 
루체오페르 2010-07-31 18:39   좋아요 0 | URL
칼 세이건!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입니다. 과학자로서도, 사람으로서도요.
기억의꿈님의 확신은 맞았습니다. 생각하신 그대로입니다.
칼 세이건의 유언을 옮겨봅니다.

'죄송하지만 죽음앞에 서봐도 저의 신념엔 변화가 없습니다.나는 이제 소멸합니다. 내 육체와 내 영혼 모두 태어나기전의 無로 돌아갑니다. 묘비에서 저를 기릴 필요없습니다. 저는 어디에도없습니다. 다만, 제가 문득 기억날땐 하늘을 바라보세요.'
-칼 세이건

그의 아내가 그의 임종직전 신앙을갖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칼 세이건은 이런 유언을 남기며 거절했다고 합니다.
네이버 카페의 구기사 닉네임을 쓰시는 분은 이를 보고
'너무나 드넓은 우주를 사랑했던 사람이라그런걸까. 그렇게 칼 세이건은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며 진정한 코스모스의 일원이 되었다. 정말로 하늘을 바라보면 그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라고 말하셨더군요.

칼 세이건을 떠올리며 트랙백을 걸오봅니다.

기억의집 2010-07-31 21:49   좋아요 0 | URL
<창백한 푸른 점>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이 작품은 떠올리지 못했어요. 저는 칼의 작품중에서 에필로그하고 코스모스를 좋아해서 그 작품들은 아무 페이지나 들춰서 읽어보거든요. 루체님, 다시 일깨워 주셔서 고마워요. 지금 당장 찾아 볼께요^^

저는 칼이 말한 의미를 알 것 같아요. 최근 제 경험상으로, 저 또한 죽음 앞에서 신을 찾기엔 너무 멀리 와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군자란 2010-08-01 10:17   좋아요 0 | URL
칼 세이건의 유언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얼마전 법정스님의 유언과도 비슷한 점이 있고요. 요즘 드는 생각은 어떤 사람의 평가는 그 사람이 살면서 죽음이후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하였는지가 기준이 되었습니다. 법정스님은 죽음이후를 어떻게 이야기했는지는 모르지만 세이건이 했던 이야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럽습니다. 과연 저도 죽음앞에 그런 이야기를 할수 있을지.....

루체오페르 2010-08-01 22:17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저도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만에 떠올리며 감동에 젖었습니다. 지금도 한번 더 읽어보네요. 아,볼때마다 감동입니다.^^

군자란//댓글에 답글 주셔서 감사합니다,군자란님. 마음에 드셨다니 좋네요.^^
제 생각에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죽음관이나 유언을 보면 그 사람의 많은 것이 담겨있는 경우가 많은것 같습니다. 칼 세이건 뿐만 아니라 마음에 와닿은 유언을 더 옮겨봅니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 영국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 묘비명

'적어도 최후까지 걷지는 않았다' - 일본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미리 작성해둔 자신의 묘비명

기억의집 2010-08-02 10:21   좋아요 0 | URL
하핫, 군자란님이야말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점점 더 이상하게 변하고 있어요^^

루체님, 저야말로 적절할 때 딱 페이퍼 올려주셔서 감동이였어요. 요즘 루체님은 예스는 안 하시나봐요?

2010-08-01 1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2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pjy 2010-08-02 16:53   좋아요 0 | URL
함께 주문 넣었다. 제길~ 완죤 공감합니다^^

기억의집 2010-08-05 11:08   좋아요 0 | URL
에휴, 그러게요. 진짜 왜 이리 책에 대한 유혹은 흔들리는 갈대와 같은지. 책 유혹에 굳건해야하는데 말이여요^^

답글이 너무 늦었죠. 죄송해요. 제가 요즘 무슨 일 앞두고 해치울 일이 많아서 여기도 거의 못 들어왔거든요^^ 휴가는 책과 함께이신가요?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21 | 122 | 12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