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무턱대고 구입하지 않는다. 대체로 한 두권. 관심이 있어 구입해도 읽지 않은 채 방치된 책들이 너무 많~어 더 이상 욕심은 부리지 않기로 했다. 도대체 읽지도 않고 놔두면서 신간에 눈길이 가는 심뽀는 대체 무슨 심뽀인지 몰것다. 

요즘 읽는 책이다. 나는 칼 세이건만큼 완벽하게 과학적이면서 시적인 표현을 쓰는 과학저술가를 알지 못한다. 리처드 도킨스의 글은 냉철하며서도 냉소적이어서 신랄함의 쓴 맛을 느끼곤 하고 마이클 셔머의 글은 사실적(예를 많이 들어가며)이며 대중적(쉬운)이다 보니 깊은 맛이 떨어지고 프리먼 다이슨의 글은 소년적인 감성이 물씬 풍기는 따스한 글이지만 약간 밋밋한 맛이 나고 리처드 파인만의 비권위주의적, 자유가 넘쳐나는 글은 달달한 맛이 나지만 결국 그의 글은 랠프 레이턴이 받쳐 주었기에 완전한 자신의 글이라 할 수 없고 스티브 핑커는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한 빡빡함은 목구멍에 넘기기 힘든 텁텁한 맛을 느끼곤 한다.  

이 책은 2장 읽고 있지만, 결국 신을 부정하는 책이다. 그는 1장에서도 말했지만 우리의 신이 거대한 우주에서 보면 작은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하늘의 별을 보고 호기심을 느꼈지만 우주에 위성을 쏘아올릴 수 없었던 전 세대의 체제(혹 권력)를 유지하기 위한 인류의 상상력의 산물일뿐이는 것을 확인할 뿐이다. 나는 칼 세이건이 백혈병으로 죽었어도 신은 절대 찾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신을 찾기에는 너무 멀리 우주를 떠 돌아다녔다.   

 

이 책은 다른 말 할 것 없이 다치바나와 사토의 대담집<지의 정원>에서 다치바나의 한대목에서 이 책의 진가를 알 수 있다. 

영상을 통해서도 교양을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은 뛰어나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애니메이션도 좋지만, 만화 완전판을 꼭 보셨으면 합니다. <모노노케히메>,<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동일한 노선에 있는 것이 바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입니다. 미야지키 감독의 작품 중에서도 단연 발군이지요. 굉장합니다. 만화 나우시카에 비하면 애니메이션 나우시키는 새끼손가락 끝마디 정도에 부고 합니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에는 이제까지의 미야지기 하야오의 이미지를 격파해 버리는 묵직한 사상이 드러납니다. 미야자키 감독에게 그 장면을 왜 애미메이션에는 넣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불가능했다고 말하더군요(62p)

 나는 말콤 글래드웰의 저 사진을 볼 때마다 필립 로스의 

<휴먼 스테인>의 주인공 콜먼을 떠 올리곤 킥킥거리고 웃곤 한다. 너무 닮았어~~ 이러면서. 혹 필립 로스가 저 말콤의 외모를 염두해두고 콜먼의 캐릭터를 묘사한 것은 아닌가, 의심하곤 했었다. 아, 물론 전혀 그럴 일 없을 것이고 필립 로스나 말콤 글래드웰이 그런 소리 들으면 자존심 강한 그 양반들 기분 팍 상할라. 

필립 로스의 <휴먼 스테인>의 번역자 후기에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에 대한 언급이 잠깐 나온다. 필립 로스의 작품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유태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속한 유태교에 대한 전통, 불합리함에 진절머리를 내며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반골적인 사람이다. 그는 첫번째 부인과 이혼하고 그 이후에 몇 차례 결혼과 이혼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나오지 않지만,  

1990년 로스는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여배우 클레어 블룸과 결혼했으나 1994년 이혼하고 1996년 블룸은 그들 부부의 결혼 생활을 낱낱히, 그리고 로스의 좋지 않는 면을 적나라하게 기술한 회고록 <인형의 집을 떠나며>를 출간한다. 일부 비평가들은 로스가 이에 대한 반발로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1998)를 발표하고 전처 블룸의 이러한 비난에 은근히 맞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287p).

번역자의 말에 의하면,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는 한때 부인이었던 클레어 블룸에 대한 반격으로 나온 작품이라는 것. 그 때 번역자 후기의 저 대목 읽으면서 그 때 저 (과거 한때) 부부의 감정적인 싸움이 볼 만 했겠다, 싶었다. 필립 로스의 작품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순수문학치곤 흡입력 상당한 작품임. 아마 저 공산주의자도 그렇지 않을까.  

 

나는 이사카 고타로의 정치성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작품이 나올 때마다 눈여겨보고 있고 거진 다 사서 읽는 편이다. 이 책 검색하다가 읽은 리뷰어의 글에 완전 공감했는데, 그가 쓰길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은 리뷰쓰기가 쉽지 않다는 것. 나는 그의 작품 그러니깐 최근에 나온 작품 <그래스호퍼>와 <모던타임즈>을 빼고 다 읽었는데, 리뷰는 단 한편도 남기지 않았다. 심지어 그의 작품의 정치성, 명랑성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젊은 감성을 열혈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페이퍼에 단 한줄의 글조차 남기지 않았다는 것. 그의 작품을 읽고 나면 뭔가 묵직함이 있기한데 그게 뭔지 그리고 어떻게 풀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꼭 글로 써서 간직하지 않고 흘러 보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이 사람의 작품을 읽으면...그런 생각이 든다. 고타로의 최근작이 나왔다길래, 그리고 저 표지가 넘 맘에 들어 나우시카와 함께 주문 넣었다.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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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 세이건의 글들 - 창백한 푸른 점, 유언
    from 루체오페르의 家 2010-07-31 18:47 
    칼 세이건!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입니다. 과학자로서도, 사람으로서도요.  1.칼 세이건의 유언을 옮겨봅니다.  '죄송하지만 죽음앞에 서봐도 저의 신념엔 변화가 없습니다.나는 이제 소멸합니다. 내 육체와 내 영혼 모두 태어나기전의 無로 돌아갑니다. 묘비에서 저를 기릴 필요없습니다. 저는 어디에도없습니다. 다만, 제가 문득 기억날땐 하늘을 바라보세요.' -칼 세이건  그의 아내가 그의 임종직전 신앙을갖는 것에 대해 이야
 
 
루체오페르 2010-07-31 18:39   좋아요 0 | URL
칼 세이건!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입니다. 과학자로서도, 사람으로서도요.
기억의꿈님의 확신은 맞았습니다. 생각하신 그대로입니다.
칼 세이건의 유언을 옮겨봅니다.

'죄송하지만 죽음앞에 서봐도 저의 신념엔 변화가 없습니다.나는 이제 소멸합니다. 내 육체와 내 영혼 모두 태어나기전의 無로 돌아갑니다. 묘비에서 저를 기릴 필요없습니다. 저는 어디에도없습니다. 다만, 제가 문득 기억날땐 하늘을 바라보세요.'
-칼 세이건

그의 아내가 그의 임종직전 신앙을갖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칼 세이건은 이런 유언을 남기며 거절했다고 합니다.
네이버 카페의 구기사 닉네임을 쓰시는 분은 이를 보고
'너무나 드넓은 우주를 사랑했던 사람이라그런걸까. 그렇게 칼 세이건은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며 진정한 코스모스의 일원이 되었다. 정말로 하늘을 바라보면 그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라고 말하셨더군요.

칼 세이건을 떠올리며 트랙백을 걸오봅니다.

기억의집 2010-07-31 21:49   좋아요 0 | URL
<창백한 푸른 점>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이 작품은 떠올리지 못했어요. 저는 칼의 작품중에서 에필로그하고 코스모스를 좋아해서 그 작품들은 아무 페이지나 들춰서 읽어보거든요. 루체님, 다시 일깨워 주셔서 고마워요. 지금 당장 찾아 볼께요^^

저는 칼이 말한 의미를 알 것 같아요. 최근 제 경험상으로, 저 또한 죽음 앞에서 신을 찾기엔 너무 멀리 와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군자란 2010-08-01 10:17   좋아요 0 | URL
칼 세이건의 유언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얼마전 법정스님의 유언과도 비슷한 점이 있고요. 요즘 드는 생각은 어떤 사람의 평가는 그 사람이 살면서 죽음이후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하였는지가 기준이 되었습니다. 법정스님은 죽음이후를 어떻게 이야기했는지는 모르지만 세이건이 했던 이야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럽습니다. 과연 저도 죽음앞에 그런 이야기를 할수 있을지.....

루체오페르 2010-08-01 22:17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저도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만에 떠올리며 감동에 젖었습니다. 지금도 한번 더 읽어보네요. 아,볼때마다 감동입니다.^^

군자란//댓글에 답글 주셔서 감사합니다,군자란님. 마음에 드셨다니 좋네요.^^
제 생각에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죽음관이나 유언을 보면 그 사람의 많은 것이 담겨있는 경우가 많은것 같습니다. 칼 세이건 뿐만 아니라 마음에 와닿은 유언을 더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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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08-02 10:21   좋아요 0 | URL
하핫, 군자란님이야말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점점 더 이상하게 변하고 있어요^^

루체님, 저야말로 적절할 때 딱 페이퍼 올려주셔서 감동이였어요. 요즘 루체님은 예스는 안 하시나봐요?

2010-08-01 1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2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pjy 2010-08-02 16:53   좋아요 0 | URL
함께 주문 넣었다. 제길~ 완죤 공감합니다^^

기억의집 2010-08-05 11:08   좋아요 0 | URL
에휴, 그러게요. 진짜 왜 이리 책에 대한 유혹은 흔들리는 갈대와 같은지. 책 유혹에 굳건해야하는데 말이여요^^

답글이 너무 늦었죠. 죄송해요. 제가 요즘 무슨 일 앞두고 해치울 일이 많아서 여기도 거의 못 들어왔거든요^^ 휴가는 책과 함께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