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연대기>가 나왔다. 이 전설의 소설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일단 이렇게 나와 준 것만으로도 고마워 가격 불문하고 주문해 주어야한다. 주문해 놓고 언제 읽을지 모르지만(소장하고 있다보면 언젠가 다 읽게 되더라), 이 소설의 쟝르상 절판 될 것이 뻔하므로 소장 필. 

레이 브래드버리의 소설은 그렇게 긴 호흡이 필요하지 않다. 현재 우리 나라에 출간된 그의 세 작품<민들레 와인>,<일러스트레이션 맨> 그리고 <화씨 451>를 읽다보면 화씨를 빼고 그는 단편이 한 데 모아 긴 이야기로 편입된 모양을 하고 있다. 듀나는 그걸 픽스업 소설이라고 했다. 더 자세한 듀나의 화성연대기에 대해 알고 싶다면 여길 클릭http://djuna.cine21.com/movies/etc_the_martian_chronicles.html. 

화씨도 그렇게 긴 상상력의 작품은 아니다. 어찌보면 그의 재능은 호흡이 긴 장편의 상상력보다 짦은 이야기를 모아 긴 이야기로 연대기로 만드는 것인지도. 개인적으로 화씨의 뛰어난 상상력도 좋았지만 그의 시대를 초월한, 미래를 앞서는 상상력은 <일러스트레이션 맨>의 단편들이었다. 문신맨을 읽다보면 그의 조신한 상상력에 황당하기도, 수긍하기도, 아이쿠 하며 뒤로 넘어가는 이야기들이 무진장 깔려 있다. 20세기 중반에 쓰여진, 소설적 상상력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듀나도 언급했듯이. 그는 소설은 기계적인 상상력이 아니다. 그의 SF 근간은 다분히 인간적인 모습, 너무나 인간적인 고뇌를 담고 있다. 그래서 약간의 지루함을 느낄 수 있을 수도. <화성연대기>를 읽어보지 않아서 지금까지 읽은 그의 책중에선 개인적으로는 <일러스트레이션맨>이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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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08-27 14:05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이 대단한 작품이 지금에야 번역되었다는 데에 놀랐어요. 기억의집님 생각했었는데. 혹시 재번역인지요. 저는 요새 두꺼운 책에 기가 죽어서 무조건 얇은 책으로^^;; 눈이 요새 급 피로해져서요.

기억의집 2010-08-27 19:31   좋아요 0 | URL
저도 몰랐는데 예전에 이 책이 모음사에서 출간되었더라구요. 검색해보니 모음사간도 있었어요. 저는 한번도 번역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거든요. 저도 몸이 안 따라줘서 소설만 주구장창 읽고 있어요^^

유부만두 2010-08-27 18:02   좋아요 0 | URL
기억님은 정말 독서의 폭이 증말 증말 넓어요! 기억님이 읽는 책 갖고는 기억님이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사는지 도대체 상상할 수가 없을 정도!!!

기억의집 2010-08-27 19:34   좋아요 0 | URL
흐흐흐 왜 이러십니까~~~ 아들친구엄마말로는 저보고 왕비라고 하는데요. 집에서 책이나 읽고 산다고. 하핫. 다른 사람들은 저의 이런 책읽기 한심한가 봐요. 어제 길가다가 보험 아줌마가 저보고 설계사 하래요. 하핫. 집에서 우아하게 왕비처럼 책이나 읽으니 이제 일 좀 나가고 그래야할까 어쩔가 싶어요^^

scott 2010-08-27 18:48   좋아요 0 | URL
아! 드디어 이책 출간되엇네요.
제대로 번역이..되었는지 궁금하네요.
화씨 451과 이러스트레이션맨 읽고 뒤통수를 확 맞은것 같았어요.
사고 싶은 신간들이 마구 쏟아져나오네요.^^

기억의집 2010-08-27 19:39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레이 브래드버리의 원문을 따라가기가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저는 원서도 가지고 있어 비교하면서 읽었는데 확실히 번역서는 시적인 운율과 표현을 따라가지 못하더라구요. 그리고 저는 우리언어적 표현이 산문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이렇게 출간해주는게 어디냐 싶어요. 도저히 원서 읽기게 저는 쉽지 않더라구요. 딴 생각만 자꾸 들고....^^

pjy 2010-08-29 12:56   좋아요 0 | URL
원래 단편을 안이뻐라하는 편협한 취향인지라 저는 '일러스트레이션맨'보다는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이 훨씬 더 좋았어요^^

기억의집 2010-09-01 23:42   좋아요 0 | URL
저는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무지 힘들게 읽었어요. 한 일주일 넘게 걸린 거 같아요. 장광설이 좀 있잖아요. 반면에 문신맨은 단편이어서 그런지 술술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