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팔 수 없는 것은 없다 - 일본 소매업의 신화, 도큐핸즈에게 배우는 장사의 기술
와다 겐지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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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팔 수 없는 것은 없다.

 

쇼핑은 엔터테인먼트다_ 즐거운 쇼핑을 파는 방법.

 

 

일본에 갔을때 제일 가고 싶었던 곳은 유명 명승지나 관광지가 아니라 [하쿠엔샵]이었다. 일명 다이소라고 할까. 20년 전에 동생이 일본에서 몇 년동안 공부하고 왕래를 많이 했기 때문에 늘 그곳에서 사가지고 오는 물건들을 구경하느라, 동생이 빨리 일본을 갔다가 다시 한국에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당시에는 우리나라에 아직 ‘다이소’와 같은 상점이 들어서지 않았기 때문에 소소하게 작은 물건들, 그리고 어찌나 예쁘고 심지어 싸기까지 한 그 물건들을 하루종일 구경하는 맛이 즐겁기만했다. 그래서 일본에 갔을때 제일 가고 싶었던 곳은 백엔으로 뭐든 살수 있는 상점이었다. 뭐든 다 있는 그곳은 진정 쇼핑의 천국이었다는 생각이들었다.

 

 

 

이제는 간혹 ‘다이소’같은 상점에 들어서면 그때의 감흥은 없지만 역시 아주 작은 물건 하나하나의 쓰임을 생각할때마다 뭘 이런것까지 만들어 놨을까 생각되는 물건도 참 많다. 운동화 끈을 풀러지지 않게 잡아 놓는 집게를 봤을때는 뭘, 이런것이 필요할까 생각되었지만 어느날 동료가 운동화끈이 풀린다며 그 물건을 사서 운동화 끝에 꼽아 놓는것을 보고는 그냥 만들어진 물건들은 세상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큐핸즈]라는 상점을 사실 다이소 같은 상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본 소매업의 대표 주자인 이곳은 백화점, 편의점, 상점도 아닌 그냥 도큐핸즈라고 소개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도큐핸즈를 가보지 못해서 그곳에 어떤 물건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필요한 호스를 원하는 센티만큼 잘라 사갈 수 있다니 내가 생각하는 다이소 같은 상점보다 훨씬 세분화 되어있고 고객 중심의 상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은 팔기 쉽게 일정한 규격만큼 잘라서 팔아야 이익이 남을 것 같은데, 오히려 고객의 입장에서 필요한 만큼 사갈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는 곳이었다.

 

 

 

저자가 말하는 도큐핸즈라는 곳은 [소매업의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 판매의 아마추어, 소비의 프로들이 물건과 서비스를 팔 수 있다는 의미]를 지난다고 한다. 프로가 시작한 곳이 아니고 소매업의 아마추어가 시작한 도큐핸즈라는 곳에서 새로운 점포를 만들었다는 저자의 자긍심이 읽혀지는 부분은 아마도 누구나 상상했던 점포를 만들어 내지 않았다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프로가 아니니 분명 결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을텐데 그것을 승화시킨 그의 경영방식들은 사실 눈에 쏙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인드는 훌륭해 보인다.

 

무엇보다 쇼핑이 즐거워야 사업이 번창한다는 생각은 옳다. 쇼핑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다음에 또 오고 싶은 생각이 들것이고 그것으로 인해 단골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장사의 상식이 아니라 ‘소비자의 요규’를 우선함으로써 고객의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그의 경영 철학은 도큐핸즈를 찾는 고객들은 분명 즐거움을 가지고 돌아갈 것이다.

 

 

 

매일 쇼핑에 관련된 메일을 받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통의 메일속에 쇼핑, 소비를 유도하는 메일이 상당수다. 대부분 삭제하거나 시간날 때 읽어보면 늘 유혹에 흔들려 주문을 하거나 고민을 하며 살때도 많다. 이런 무수한 정보들속에서 살아남아 물건을 파는 곳들은 어떤 마인드로 고객을 유도하고 있을까 생각해본다.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올라오는 메일속에 살아남아 이는 작은 중소기업들의 제품들에 눈여겨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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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밥상 - 건강.젊음.활력을 되찾는
방기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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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존심을 세우는 스태미나 밥상의 비밀.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을 극대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잘 살다가 잘 죽는 웰다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나 또한 어떻게 하면 아프지 않고 고통스럽지 않게 세상과 이별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라서 건강에 관한 관심은 높다. 하지만 그 관심은 대부분 관심으로 그치고 실천으로 옮겨 지지 않는 안타까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건강 관련 서적은 한 달에 한 번씨 읽는 편이면서도 실천을 못하는 우울한 현실이다.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하지만 역시 변명과 함께 실천하지 못한 계획이 난무하고, 건강에 좋다는 음식은 알고 있지만 도시락을 준비해서 점심을 먹지 않으면 도무지 하루에 맞춰 먹을 좋은 영양분의 음식을 먹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남자는 아니지만, 이 책 [남자의 밥상]이라는 책을 통해 현실적으로 실천하지 못했던 부분을 조금 수정한다면 건강한 노후를 맞이할 것만 같다. 가장 먼저 밥부터 바꿔야 한다. 그런 부분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백 프로 현미밥을 먹고 있기 때문에 건강 관련 서적을 제일 먼저 바꾼 부분이라 뿌듯한 마음이 든다. 그런데 역시 집에서는 백 프로 현미를 먹지만 직장인의 삶을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도시락을 싸가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식당에서 주는 백미를 먹을 수밖에 없다. 언젠가 직원 식당에서 밥을 먹더라도 밥만은 집에서 현미를 싸갈 것인가 고민 했었는데, 이것도 조금 수선스러워서 하지 않았다.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다면 하루 종일 백 프로 현미로 밥을 먹을 수 있으니 백미가 주는 몸의 해로운 부분을 많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언젠가 바다의 오염에 관한 책과 기사를 보면서, 오메가3의 캡슐약이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가 생각되었던 부분이 많았었다. 내가 생각했던 오메가3는 등 푸른 생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푸른 잎 채소와 견과류에 꼭꼭 숨어 있다니. 그동안 채소에는 오메가와 단백질은 없고 오로지 비타민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의 단백질 함량이 닭가슴살의 두 배가 넘고 비타민, 미네랄 함량은 1,000배 이상 높다. P33"

 

 

바코드가 찍힌 정제 기름들은 역시 가공식품일 뿐이라는 저자의 말에 사실, 화들짝 놀란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올리브유가 그나마 몸에 좋다고 하여 구입해서 요리해 먹고 있지만, 그것 역시 가열된 기름일 뿐이니. 대체 뭘 어떻게 요리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일까? 부침개를 무척 좋아하는 나에게는 이제는 정제된 기름으로 고온에 가열하여 먹는 것은 몸을 더욱 산화 시킨다는 얘기에 절망이 일지만, 이참에 부침개와 안녕을 고해야 할까 생각도 해 본다.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고" 했다. 남성의 스태미나뿐만 아니라 인간의 어떤 병도 음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고쳐지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단백 달걀, 우유들도 먹지 않아도 되는 음식이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야 깨끗한 몸이 되는 것, 이미 많은 채식관련 책을 통해 접한 부분이지만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남자의 밥상>으로 상을 차린다면 아주 소박한 상차림이 될 것만 같다. 혈관을 깨끗하게 할 채소와 인과 칼슘이 많은 현미와 수수, 조를 섞은 밥만 있으면 된다. 저자는 육식을 멀리해야 몸의 산성화를 막을 수 있고, 고혈압과 당뇨와도 멀어질 수 있다고 한다.

요즘 탈모를 걱정하는 나의 지인들을 위한 탈모에 좋은 레시피는 아주 간단하다.

 

 

1) 현미, 조, 수수 세 가지로 밥을 지어 하루 세 번 먹는다.

2) 어성초, 자소엽, 녹차엽으로 다린 차를 하루에 적당량 마신다.

3) 트리플 엔자임 콤플렉스 효소액을 5~10미리씩 아침저녁으로 탈모 부위를 발라준다.

 

 

이렇게 한두 달만 노력해도 탈모가 줄어들고 3개월 후에는 머리카락이 두꺼워지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건강 관련 책을 읽을 때면 늘 우리 집 냉장고를 한번 생각하게 된다. 지금 나의 냉장고에는 어떤 음식들이 담겨 있을까? 며칠 전 대형 마트에서 사온 불고기는 빨리 먹고, 이제 그만 육식을 해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물론 우리 집이 고기 소비는 극히 일부다. 일주일에 한번정도 먹고 육식도 멀리해 볼까 한다. 아몬드, 호두, 특히 캐슈넛이 우울증에 좋다고 하니 그것도 매일 복용을 해봐야겠다. 사실 견과류는 다 좋아하지만 캐슈넛을 제일 안 좋아했는데 좋아해야겠다. 냉장고의 음식을 바꿔야 뭔가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많다. 바빠도 인스턴트 음식은 먹지 않으려 애쓰지만 역시 무기력한 정신과 타협을 하고 어느덧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음식들을 소비하고 있는 현실에 많은 반성을 해 본다.

 

 

젊음을 되찾을 그런 나이는 아니지만, 더 건강하게 살기위한 노력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것이다. 바쁘다는 생각으로 나를 몰아세우며 쉽게 조리될 음식을 사지 않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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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 전 로비스트가 알려주는 설득의 숨은 비밀
폴커 키츠 지음, 장혜경 옮김 / 예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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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상대는 절대 내 마음 같지 않다. 그게 정상이다. 그럼에도 상대를 움직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이 간결한 홍보 문장으로 모든 것을 대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고집불통인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놓기보다는 그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싶었던 부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상대를 움직이게 하는 방법들을 알고 싶었던 이유가 가장 크다.

 

 

*논리로 설득을 하려는 노력이 의미 있는 짓일까?

*의미가 있다면, 언제 어떤 논리를 써야 하나?

*의미가 없다면,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책은 이런 질문들을 좇아가 보기로 한다.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애를 쓰는 방법을 찾기보다 먼저 이런 설득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찾아보려는 것이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부하직원도 상사도 모두 내 마음 같지 않으니 적절한 선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조금만 이해한다면 서로 좋을 텐데 좀처럼 그 좁고 가느다란 선은 좀처럼 좁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부분 때문에 심리학책을 많이 읽기도 했지만 때론 그런 것들은 대부분 이론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도 했다.

뭔가 실전에 필요한 것을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에 이런 책들에 의존해 보려는 마음도 들었다.

저자가 전 로비스트라고 하니 훨씬 구미가 당기는 저작의 직업이었다. 그가 어떻게 상대편을 나의 것으로 만들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궁금하다.

 

크게 논리, 감정, 인물, 트릭이라는 구성으로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을 말하겠다는 구성은 참 좋은데 결국 읽다보면 한가지로 결론이 나는 것 같다.

 

상대를 움직이기 위해서 우선 상대가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이고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며 싫어하는 것을 찾는 것 까지 모두 관찰과 집중적 관심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은 감정을 움직이는 일이기 때문에 나의 마음을 알아내는 일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나의 마음도 모르면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인 것이다. 그런 부분들을 생각해보면 요즘 우리는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계획 없이 하루, 한 달을 보냈던 지난날들이 무척이나 후회가 되는 신년이다.

 

 

수능을 보기위해 가장 먼저 했던 대학 준비는 논리력을 갖추는 것이었다. 그때 신문의 사설을 많이 읽으라는 선생님의 당부들이 이 책을 통해 다시 듣게 된다. 특히 나의 견해를 바꾸려는 주변 침공에 대비하려면 내 입장과 정반대 성향의 신물을 구독하라는 저자의 충고에 나는 어떤 성향을 가진 독자였는지 생각해 봤다. 무엇보다 가장 싫어하는 칼럼을 연재하는 사람들을 떠 올렸고, 그들의 신문사를 찾아냈지만 신문 구독은 쉽게 결정이 안 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더니만, 역시 나를 먼저 살피는 것, 그리고 상대방을 살피는 것은 어떤 곳이든 필요하니, 결국에는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서, 혹은 그 사람을 나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선 결국엔 모두 관심과 감정의 고단한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 당신의 진리가 당장 그 자리에서 관철되지 않았다고 해서 얼른 포기하지 마라. 고집불통으로 당신의 입장을 상대의 귀에 못이 박힐 때까지 반복하고 또 반복하라.

언젠가 당신의 말이 진리가 될 날이 올지니! ”

 

 

 

세상사는 일이 쉽지 않듯 뭔가를 얻기 위해선 분명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니 신년부터 이뤄지지 않았다고 속상했던 며칠 전 일들은 모두 잊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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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움직이게 하라 - 살아있는 조직을 만드는 시스템의 힘
김종삼 지음 / 더난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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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제도를 만들어 놓고도 왜 지키지 못했을까? 그것은 시스템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비전문가들이 제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제도 대부분을 정치하는 사람들이 만들기 때문이다. 선거로 뽑힌 그들이 선거 때 약속한 공약을 이행하려면 과연 공정한 제도를 만들겠는가. 그들이야 말로 케이크를 마음대로 자르는 사람들이다.” P159

 

 

 

[스스로 움직이게 하라]라는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가슴에 확 땅기는 구절이었다. 대체 제도와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이것이 합리적일까 생각은 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하다. 무엇보다 위에서 정치하시는 분들이 내 놓는 방안들은 얼마나 고민하면서 내 놓았는지 물어보고 싶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의 비합리적인 것들은 내 주변에도 많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 회사 건물은 지하 2층부터 6층까지는 주차장이고 지하 1층은 직원 식당이 있다. 지상으로는 19층이며 계열사와 본사 직원까지 모든 층을 사용하고 있다. 외부 인력이 들어와 있지 않다. 그래서 지하 식당을 이용할 때면 전쟁이 난다. 그것 때문에 지하 직원 식당을 이용하는 시간대를 변경했다. 30분 간격으로 점심시간을 나눠 놓으니 복잡하지 않게 이용할 수 있지만 여전히 복잡한 것은 사실이다.

 

 

처음에는 매번 사원 카드로 식권 가판대에서 찍어서 먹었다. 사원 카드를 찍으면 월급에서 찍은 숫자만큼 차감되는 형태였다. 그런데 월급에서 식대 값이 빠져 나가고 나니, 월급을 받고 나면 뭔가 손해 보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식권카드 찍는 것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말이다. 그래서 식권을 한꺼번에 구매하기로 했다. 미리 구매를 하면, 식권 카드를 찍는 시간을 벌이지 않아서 식사 줄을 길게 서지 않아도 되니 식사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어느 날 총무과 과장인지는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 과장이 미리 식권을 구매한 식권 표를 가지고 배식 줄에 서니 우리부서 사람들에게 다가와 식권 구입 줄에 서라는 것이다. 우리는 미리 구입하면 배식 줄에 서서 먹어도 된다고 얘기를 들었다고 하니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 줄서 있는 사람들은 모두 미리 식권을 구매하지 않고 식권 가판대를 들러 배식 줄에 서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미리 식권을 구매하지 않고 한 번에 줄을 서서 식권표 줄에서 배식 줄로 갈아타라는 것이다. 그것이 싫어 식권을 구매한 사람들을 무시한 행사였다.

 

 

이런 저런 실랑이를 하다가가 결국 미리 식권을 구매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배식 줄이 아닌, 식권 구매 줄에 서서 배식 줄로 이동했다. 화가 나기 시작했다. 누구는 시간이 남아돌아서 미리 내려와 식권을 구입을 하냔 말이다. 식권 줄에서 서서 배식 줄로 가는 동안의 잠깐의 시간을 벌어 보려고 했던 것도 있지만 나는 이것이 훨씬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했다. 물론 다른 부서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방법으로 밥을 먹고 있다. 하지만 총무과 과장이라는 사람의 억압으로 결국 며칠 동안 우리는 식권을 구매했음에도 불구하고, 식권 줄에 서서 구매도 하지 않는 식권 줄에서 배식 줄로 옮겨 가느라 식사 시간이 15분 정도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들에게 황금 같은 점심시간을 이렇게 소비하고 버려야 하는 것일까? 그날 총무과 과장의 멱살을 잡아 흔들며 네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여 시간을 버리고 있는지 말해주고 싶었다. 우리가 줄을 15분서는 동안 뒷사람들은 더 많은 시간을 버려야 한다.

 

 

 

“우리 사회는 규칙이나 제도는 잘 만든다. 그게 가장 쉽기 때문이다. 돈이 안 들어가기 때문이다. 국민이 순박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갑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보다 장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P182

 

 

며칠 전에 보았던 영화 [변호인]을 통해 가장 절망스러웠던 것은 시간만 흘렀지 아직도 부조리한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사위가 불륜을 저지른 것 같아 오해를 해서 공기총으로 살인을 청부했던 어느 사모님은 결국 여론과 고발 프로그램으로 인해 병원에서 감옥으로 수감되었으며 아내의 호화 수감생활을 도왔던 남편도 감옥에 가게 되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연말 기획 특집극의 제목은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였다.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없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아주 간단하게 내 주변 정리부터 바꾸는 시스템으로 삶을 즐겁게 살아가길 바라는 저자의 소박한 뒷부분의 얘기는 애교에 불과한 것만은 아니겠다. 사실 뒷부분의 얘기는 다소 생뚱맞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역시 제목처럼,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세상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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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새롭게 - 맑고 향기롭게 근본 도량 길상사 사진공양집
일여 지음 / 예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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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를 찾아 가 본적은 없지만 지인을 통해 끊임없는 얘기를 듣기는 했다. 간혹 찾아 간다는 지인은 그곳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고 했다. 사실 나는 딱히 정해진 종교가 없기 때문에 그 어떤 종교에도 거부감이 없지만 그나마 마음의 위안을 자주 얻었던 곳은 절이었다.

 

 

언젠가 찾아갔단 선운사에서도 그 고즈넉한 분위기에 취해 가깝다면 자주 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었다. 아마도 길상사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살아생전의 법정 스님의 사진을 잠은 [날마다 새롭게]는 좋 은책, 마음을 힐링 할 수 있는 책을 쓴 저자 법정 스님이 아니고 공양을 하고, 수양을 하거나 사사로운 일을 해 나가는 어느 스님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다.

 

 

 

공양을 드리기 위해 정갈하게 차려 입고 나가는 스님의 얼굴은 맑다. 담배도 피우지 않은 스님이 왜 폐암이 걸렸을까 많이 궁금했지만, 정작 스님은 그런 고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간 많은 책을 펴냈고 책 인쇄가 상담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무소유’를 실천하셨던 법정 스님은 정작 자신의 폐암 수술을 할 돈이 부족했다는 얘기가 충격적이었다. 아, 그럴 수도 있구나. 이렇게 다 내려놓고 사는 분도 있다니 더 가지려고 애쓰는 내 자신이 많이 부끄러운 구절이었다.

 

 

 

 

 

두 종교의 만남, 서로를 존중해 주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불교와 천주교의 만남이 기록된 사진들을 볼 때면, 그 어떤 종교도 배척하지 않고 자신이 믿는 믿음이 최선이라지만, 그것이 다른 것과 틀리지 않고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수녀님들과 서로 웃으며 마주하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어쩌면 종교란 이렇게 서로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이해해주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날마다 새롭게]는 아주 깔끔하게 4개의 장으로 나눠있다. 1장은 비구, 법정이라는 장인데 이 부분은 모두 흑백의 법정 스님의 사진이 들어있다. 더 이상 온화한 미소의 모습을 볼 수 없는 법정 스님의 사진들은 모두 흑백이었다. 이후 마지막 장은 길상사의 아주 소소한 풍경의 모습들을 담았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한 문장의 구절로 사진과 함께 가슴을 울리는 부분이 많다. 마음이 촉촉해지는 순간도 마련해준다.

 

 

문득 이 책을 추천한다면, 누구에게 할까 생각해 본다. 종교를 떠나서 누구에게도 모두 마음의 한편을 비워 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무소유를 다시 읽는 밤이 올 것 같다.

영화 [변호인]을 통해 떠오르는 한 사람 때문에 요즘 마음이 울적한데, 이 책을 통해 또 한 번 마음이 요동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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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 2013-12-31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법정스님을 존경하는 1人으로서 한때는 법정스님의 추천도서만 골라 읽기도 했었죠.
이 책이 나왔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직 읽지는 못했는데 덕분에 미리 읽는 기분입니다.
다가오는 2014년에도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