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감정이 나를 미치게 할 때 - 상처받지 않는 감정 조절법
앤 크리머 지음, 문희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책의 제목 때문에 흠칫했다. 요즘 내 기분을 이렇게 딱 한 줄로 요약할 수가 있을까. “상처 받지 않는 감정 조절법”이라니. 더구나 책 표지에는 “직장에서 당신이 힘든 이유는 일이 아니라 ‘감정’ 때문이다!” 라고 적혀 있다.

 

그동안 내가 회사에서 퇴직을 하거나 이직을 했던 이유 중에 90%는 감정 때문이었다. 부당한 대우를 하는 상사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회사에서 주어지는 업무가 너무 과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부하 직원을 함부로 대하는 직장상사, 그것도 감정 분출을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폭언을 일삼는 상사에게 그만 무릎을 꿇었던 적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이 바뀌지 못하고 변하지 못하니 그럼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날 수밖에”라는 감정으로 회사를 떠났었다.

우리 회사에 20년째 근무를 하는 차장님에게 나는 어느 날 그런 얘기를 했었다. 대체, 당신을 그동안 이토록 힘든 이곳을 20년째 버티게 한 것은 무엇인가요? 차장님은 너무 간단하게 말씀하셨다. “자식 때문이라고”

 

하지만 자식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어떠한 것으로 마음을 다 잡고 버텨 나가야 하는 것일까?

“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직장 생활의 행동 규범을 다시 생각해보면서 남녀의 신경생물학적 차이와 문화적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 그렇게 받아들인 것을 좀 더 생산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행동 규범을 정립하는 것.” P30

 

이런 내용을 다룬다고 하여 나에게 얼마큼 적용이 될까 생각하면서 읽었지만 역시 책에서 내세우는 방법들은 매번 비슷한 내용들뿐이라 다소 실망스럽다고 할까.

 

“감정을 유리하게 이용하려면 다양한 환경에 대체하기 위한 여러 가지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감정 관리법’이라는 제목으로, 직장에서의 감정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갖가지 전략을 제시하려 한다.” P61

 

책에서 제시한 분노 관리법이 있다.

 

첫째는 관점을 바꾸기, 둘째 화를 내도 괜찮은 때 찾기, 셋째 상대에게 화난 사실 알리기, 넷째 부적절한 감정 표현 사과하기 다섯째 물러서는 법 배우기를 제시하고 있는데 제시한 것들 중에 우리 사회에서 가장 쉽고 가장 잘 받아들이기는 것은 물러서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결국 조직 문화를 바꿀 수 없고 그 조직에서 내가 오너가 아닌 이상 나는 그 속에서 그저 발끈했던 주먹을 다시 펴고 앉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가 분노하는 한 가지는 한 개인이 겪는 부당한 일, 그러니까 사람이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일입니다. 저는 늘 사람이 다른 사람을, 특히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을 홀대하면 참지 못합니다.” P147

지난달에도 우리 회사에서는 이런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의 밥줄을 놓고 대적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저 이상한 팀장, 대리가 발령이 나서 다른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얘기만 할뿐이다. 누구하나 당신이 하는 말이 너무 지나치고 홀대하는 것이 옳지 않으며 생존권을 쥐고 흔들며 마치 사람의 약점을 잡듯 대하는 행동은 삼가 달라고 말하지 못하고 침묵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무것도 없는 12월의 들판 같다.

결국 회사도 사람이 운영을 하고 사람으로 이뤄져 움직이는 것인데 왜 이렇게 사람이 사람을 무시하는 일들은 계속 이뤄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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