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연인 스토리콜렉터 25
알렉산데르 쇠데르베리 지음, 이원열 옮김 / 북로드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잘 보지 않는다. 그 긴박함에 가끔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 같아서이다. 무엇보다 그 속에 포함되어 있는 폭력이 싫다. 종이처럼 버려지고 함부로 죽게 되는 조연들의 상황도 싫고 빗발처럼 쏟아내는 총알들도 싫다. 간혹 그런 장르의 영화를 보게 되면 과하게 죽게 되는 사람들의 모습이 며칠 동안 머릿속에 남아 불편한 며칠을 보내게 되어 더욱 보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소설은 이런 영상이 주는 불편한 모습을 피해 갈 수 있으니 읽으면서 나름의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알렉산데르 쇠데르베리라는 익숙하지 않은 스웨덴의 소설가가 내 놓은 [악명 높은 연인]은 영화화 되었다면 분명 고개를 돌릴만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소설 속에서도 이미지를 그릴 수 있을 정도로 표현이 잘 되어 있다. 알렉산데르 쇠데르베리가 내 놓은 이 소설은 작가가 머릿속에만 그려 놓았던 아주 평범한 소피 브링크만이라는 여자를 통해 주변에 산재되어 있는 욕망이라는 것을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 무너지고 파멸되는지 보여준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책을 받고 이 책을 언제 다 읽을까 걱정했지만 한번 잡으면 서너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이렇게 빨리 읽을 수 있다니. 한번 잡으면 술술 읽히는 책을 또 얼마 만에 만나본것인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작가가 어려운 말을 많이 쓰지 않고 상황 묘사도 심플하게 넘어가는 부분도 많아서 정말 많은 인물들이 나오지만 어렵지 않게 소설을 읽을 수 있다. 간혹 이런 장르의 소설은 너무 많은 인물들 때문에 누가 누군지 앞을 다시 봐야 알 것 같은데 이 소설이 정말 인물을 잘 살려 놓은 것은 이름이다. 간혹 너무 긴 이름 때문에 이름을 익히느라 소설의 내용이 혼동될 때가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는 저자의 심플한 구성면은 좋다.

 

 

간호사 소피 브링크만이 병원에서 자신의 환자였던 핵토르를 만나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다가 퇴원후 다시 만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당연히 평범했던 주인공은 핵토르가 마피아의 보스였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에 많은 위험에 처하게 되고, 미망인인 그녀에게 하나 남은 아들이 그들의 모함으로 사소를 당하게 되고 그것 때문에 소피는 평범한 간호사에서 마약, 살인, 폭력의 비정한 세계로 들어가 자신의 신념과 싸우게 된다. 권선징악이 그대로 들어나 있는 소설이다. 나쁜 사람은 모두 자신의 욕망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죽게 되고 선한 사람은 비록 많은 것들을 잃었지만 자신의 세계로 돌아와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핵토르가 왜 소피에게 그런 연정을 품었던 것인지 사실 그 부분이 좀 와 닿지가 않는다. 그녀가 매우 예쁘거나 상냥하거나 친절한지에 대한 부분을 모르겠지만, 로맨스에 치우친 소설이 아닌 부분이 더 마음에 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이 그런 부분이 좋다. 끈적한 연민의 정 따위는 없고, 냉혹한 현실에서만 있는 살기어린 현재만 존재하는 것 같다.

 

 

간혹 지금의 이 평범한 일상이 뭔가 스릴 있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사실 이런 환경에 놓이고 싶지는 않다. 앞으로 3부까지 이어 진다고 하는데 첫 번째부터 아들이 불구가 될지 모르는 상황까지 가는 시련을 맞이한 소피가 어떤 세계에서 또 활약할지 궁금하긴 하다. 다만 소피가 행복해지는 모습으로 가기까지 너무 가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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