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교황입니다
슈테판 폰 캠피스 지음, 전진만 옮김 / 더난출판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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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성문이 열린 느낌을 받았다 [안녕하세요, 교황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많은 수십만 명이 살지는 않지만 그곳에 가면 꽉 차 보이고 성스러운 느낌을 받아서 도시에 머물렀던 날들이 너무 아름다운 시간이었다고 그곳을 여행 갔었던 지인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비록, 이탈리아 로마에도 바티칸에도 못 가봤지만, 그리고 비록 비 종교인이지만 17대 교황의 선출된 배경을 읽는 동안 드라마틱한 이야기에 몰입되었다. 사실 나에게는 17대 교황이 유럽인이 아닌 비 유럽의 첫 번째 교황이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모른다. 다만, 그가 이렇게 작은 나라 심지어 천주교보다 타 종교를 믿는 신앙인이 많은 이 나라에 방문을 한다는 그의 마음을 엿 보니 그가 그 동안 형식적으로 방문하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대관식에서도 입어야 할 옷들보다 평범하고 편한 옷을 원했던 그의 성품이 아닌가.

 

비 종교인이 이 책을 읽기란 쉽지 않은 시간이라는 부분은 확실하다. 다만 종교인을 대하는 나의 주관적인 느낌을 다시 한번 느꼈던 시간이라서 그 시간이 많이 고단하지는 않았다.

 

신부와 수녀님, 스님들은 모두 종교를 모시는 분을 위해 결혼을 하지 않는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한 그들의 선택이 궁금할 때가 있다. 분명 누군가를 사랑했던 순간도 있을 것이고 가슴 아픈 이별도 했을 텐데 모든 순간들은 그들의 기억 속으로 남겨 놓고 오로지 신을 모시는 그들은 대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프란치스코 교황의 어린 시절부터 성인으로 자라 그가 사랑했었던 한 여자의 남편이 아니라 성당으로 자신의 삶의 터전을 옮기는 과정까지 드라마틱한 삶이라서 읽는 동안 그의 선택에 때로는 가슴이 울리고 때로는 울컥거리기도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신부였던 프란치스코, 험한 시골길을 걸어 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신부, 어머니와 함께 요리를 하는 것을 즐겼다는 신부의 소탈한 모습을 보면 그가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교황의 자리에 앉아 있을지 짐작이 가지만, 그 마음이 오래도록 유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세상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미국에서 단 한번도 흑인이 대통령이 될 수 없었지만 이미 버락 오바마는 성공하지 않았던가.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아카데미에서 여주, 남우 주연상은 흑인들에게 돌아가지 않았지만 이미 그 한계를 넘은 배우들이 있지 않던가. 그리고 비 유럽권에서 단 한번도 바티칸에서 교황이 탄생하지 않았지만 단단한 유리 벽을 넘은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을 시작으로 세상의 단단한 편견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이틀 전 보궐선거가 있었다. 비록 나의 지역에서는 해당이 없었지만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마음이 착잡했다. 세계는 이렇게 바뀌는데 우리는 왜 이토록 어려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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