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의 도시 1 스토리콜렉터 2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로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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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처음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재미있게 읽은 사람들이라면 이름은 들어 봤을 넬레 노이하우스. 그녀의 처음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 수 있게 된 그녀의 데뷔작이 나왔다. [상어의 도시]는 그녀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처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그녀가 쓴 시리즈 장르 소설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대부분의 소설을 읽었기 때문에 그녀의 데뷔작도 그런 장르 소설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녀의 장르 소설에 익숙했었는지 읽으면서 다소 당황스러웠던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소설의 내용은 성공을 위한 알렉스 존트하임이라는 여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고, 그 성공의 그림자 뒤에 있는 욕망의 그늘에 허우적거리며 만나는 마피아 세르지오와의 관계를 어떻게 빠져 나갈지, 그리고 그녀에게 진정한 사랑과 성공이란 어떤 것인지 나름의 의미를 가지는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이렇게 간단한데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이 너무 많아서 사실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며 읽다가도 이 사람은 또 누구였나, 앞을 다시 보면서 읽었던 부분도 있다.

늘 주인공을 중심으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누군가는 죽어서 의문을 풀어내야 했던 기존의 소설을 생각해 보면 나는 주인공 알렉스가 언제 죽을지 걱정인 부분도 있었고, 만약 그냐가 죽는다면 누구의 손에 죽을지 나오는 인물마다 신경을 곤두서며 읽었다. 중반부까지 읽었을 때, 그녀가 죽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뭔가 허전했던 이유는 뭘까.

 

 

 

소설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소설을 이끄는 이야기의 줄기와 구성도 중요하겠지만 나는 인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소설속의 여 주인공이며 극을 풀어 나가는 알렉스 존트하임이라는 인물을 생각해 보면 그녀의 마지막 차분하고 인내하는 모습을 감동적일 수 있겠지만 그냥, 예쁘다고 쓰고 나면 예쁜 그런 인물은 소설 속에서 반짝이지 않는다.

 

 

텔레비전의 드라마는 예쁜 얼굴의 여배우를 가져다 놓고 눈물 흘리게 하고 울게 하면서 우연의 연속을 만들어 주인공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하지만 그게 뭐, 예쁘지 않다면 주인공 남자가 좋아 했겠냐는 반문을 가질 그런 억지 설정도 참 많지 않나. 요즘 드라마들 볼 때마다 많이 짜증나는 부분들이 그런 부분인데.

 

 

그런 면에서 본다면 알렉스라는 여주인공을 세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녀는 대단한 대기업의 팀장이며, 엄청난 연봉을 받으며 남들이 못 따내는 일도 하는 그런 여자다. 그런데, 그런 여자가 매력적이게도 몸매도 좋고 예뻐서 자기 나이보다 조금 어린 아들이 있는 남자이며 심지어 유부남인데도 마음과 몸을 허락하며 사랑에 빠지고 만다. 이 부분에서 나는 주인공에게 실망했다. 그가 제공해 주는 것은 오로지 돈과 상류 사회의 모습만 보여 주었고 그것에 마음이 끌려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물론 그 사랑이 끝까지 가지 않았지만 그녀를 사랑했던 남자들은 왜 모두 다들 대단한 사람들인지.

 

그녀가 세르지오를 마지막 뒤통수치는 부분이 없었다면 사실 이 두 권 짜리 소설을 다 읽는 것이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녀에게 끌리는 남자들이 소설 밖에는 많이 존재하지 않을 것처럼 여겨졌고, 나 또한 냉정한 독자의 한 사람으로 남았을 것이다.

제목을 생각해 봤다. [상어의 도시]속에 살고 있는 지금 나의 직장 생활도 생각해 봤다. 언젠가 개그맨 신동엽이 후배 개그맨들에게 했던 말도 생각이 났다. 방송이라는 것이 마치 물속에 던져진 물고기와 같다고. 뭔가 먹을 것이 있을 때 사정없이 다가와 다 먹고 나면 앙상한 가시만 남으면 모두 떠난다고.

 

 

이해관계가 득실대는 빌딩 속, 그것은 마치 거대한 깊은 바다와 같다. 상어가 헤엄치는 이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름의 모습들을 생각해 보니, 어느 날 여의도 빌딩가에서처음 길을 헤맸을 때가 떠오른다. 모두가 상어의 밥이 되지 않고 살아가길 바라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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