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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명희 지음 / 북로드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를 가끔 재방송으로 보면서 살면서 듣고 싶은 말은 어떤 것일까 생각을 많이 하게됐다. 고맙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등등을 떠 올려봤지만
역시 진부한 만들뿐이다. 상처 받으며 하루가 저물었던 어린 시절에는 분명 위로의 말이 필요했겠지만, 지금은 다른 말들을 필요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삶은 늘 위로의 말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간혹 작가가 자신의 자전적
소설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역시 그런 느낌을 받는다. 소설을 쓴 저자가 드라마 작가이고, 소설속의 주인공도
그렇다. 작가 하명희라는 사람이 어떤 시대를 거쳐 어떻게 드라마 작가가 되었는지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삶이 녹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보니 읽는 내내 그녀의 일상의 호기심보다 자신의 얘기가 많아 솔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훨씬 더 많이 들었다.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을 읽으면서 나는 작가 공지영을 많이 투영시키며 읽었는데, 그때 소설 속에서 그녀는 그녀 스스로 얼굴이 예쁘다는 표현을 자주 썼다. 실제로
작가 공지영 얼굴을 보면서 예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작가도 자신이 예쁘다는 생각을 하긴 하는구나. 느끼며 작가의 자아가 굉장히 강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소설 또한 그런 부분이 많다. 실제로 하명희 작가의 키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역시 소설속에 분명 주인공은 외모적으로 꽤
괜찮은 여자다. 그것 때문은 아니지만, 역시 작가의 자전적인 내용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사실, 소설이 지루한 부분이 많다. 이렇게도 소설을
쓰는구나 생각이 훨씬 더 많이 들었다고 할까.
어디서든 운명적인 사랑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사랑을 만나는 것이 누구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은 살면서 훨씬 많이 든다. 한때 pc통신을 통해
연애도 했었던 지난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주인공들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지난날을 생각해 볼것 같다. 운명적 사랑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주인공 여자와 주인공 남자의 두 사람의 엇갈리는 만남이 마지막 장에서 가장 긴 여운을 가져 왔던 것도 pc통신을 통해
얻었던 그 시절의 사람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들이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책을 읽는 동안 오랜 시절의 수첩을 찾고 싶었다. 이제는 모든
연락처가 다 바뀌었겠지만 존재하지 않는 삐삐 번호로 전화도 해 보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문득, 나는 저자가 이
소설을 어떤 이유로 쓰게 되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왜 썼을까?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복고 바람이 살짝 불었지만, 역시 그 뜨거웠던 몇
달의 향수는 빨리도 사라지는 지금, 오랜 시절 옛사랑을 꺼내본 이유가 무엇일까.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하나의 문이 열리게 되어 있어. 닫히는 문만 바라보고 있으면, 열리는 문을 보지 못해.” P76
혹시, 아직도 지난 사랑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말을 해주고 싶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나간 사랑에 덫에 걸리지 말고 지금을 아름답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마지막 장의 긴 여운을 느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