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성공 스토리 - 다양성과 스피드로 세계를 제패한
코바돈가 오셔 지음, 공민희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일본에 갔을때 엄청난 세일을 하는 ZARA 매장을 본적이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유독 ZARA가 일본 브랜드라고 생각했었나보다. 그때는 우리나라에 ZARA 매장을 쉽게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더욱 ZARA라는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이후에 ZARA가 일본 브랜드가 아니라 스페인의 브랜드라는 것을 알고 사실 살짝 충격이긴 했다. 왠지 유럽 브랜드라고 하면 뭔가 비싸다는 명품의 이미지가 확실히 더 강하기 때문일것이다. 그런데 ZARA 매장에 갔을때 가격이 내가 생각했던 그 정도의 가격이 아니라서 또 살짝 놀랐던 부분도 있다. ZARA라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유럽 명품보다 아주 많이 싼 가격이고 우리나라 중저가 브랜드보다 훨씬 싼 가격이다. 하지만 품질면에서 볼 때 가격만큼, 브랜드 이미지만큼의 좋은 재질인지 모르겠는 옷들도 많이 보았다. 나에게 ZARA는 그런 이미지였다.

 

 

“당신이 좋아하는 자라 옷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사세요. 그렇지 않으면 가질 수 없습니다. 출시라인은 보편적이고 같은 취향을 가진 고객이 많다는 점을 우리는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래서 성공하려면 올바른 제품을 내놓아야 합니다.”P205

 

 

위의 이야기가 ZARA의 이미자와 딱 떨어지는 얘기인 것 같다. 보통 시즌별로 옷이 매장에 걸리고 한 달이 지나도 계속 걸려 있던 매장들과 달리 지난주에 보았던 그 옷을 사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어 다음주에 ZARA 매장을 찾으면 정말이지 그 옷은 매장에 없어진지 오래다. 사람의 보는 눈이 다들 비슷한지 가지고 싶은 것은 사이즈가 없거나 혹은 첫날 모두 솔드 아웃 되었다. ZARA 또한 빠른 시스템에 깜짝 놀랐던 경험을 했던지라 맘에 들면 그 자리에서 사야 하는 나름의 경험을 담은 철학까지 생기게 되었다고 할까.

 

 

[다양성과 스피드로 세계를 제패한 자라 성공 스토리]는 자라의 성공시킨 인디텍스 그룹의 아만시오 오르테가의 이야기다. 그가 자라를 통해 자신의 경영철학과 기업의 모토와 더블어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기를 싫어하는 지극히 하나의 개인으로 남을 것을 원하는 아만시오 오르테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한 개인이 아만시오의 주변 인물들과 인터뷰를 하고 그의 사옥을 드나들며 느낀 점을 담아 낸 책치곤 주인공에 대한 찬사가 좀 많다. 뿐만 아니라 인터뷰 책인지 ZARA라는 한 브랜드를 통해 경영 철학과 성공을 이룬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는 것인지 조금 혼동되는 부분이 많다. 보통 인터뷰를 하고 그것에 따란 나름의 정리로 책이 써진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인터뷰 인용 글이 담긴 책은 처음 읽는 것 같다. 인용 대사들이 한 페이지를 넘어 갈때가 있고 무엇보다 그 인터뷰들은 아만시오의 철학을 대신 얘기해주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누가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안타까운 페이지가 많았다. 인터뷰 부분은 따로 빼서 그 부분만 발췌를 하는 것이 훨씬 깔끔한 구성이 아니었을까. 이 책이 아만시오의 자서전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디텍스의 관한 분석 저서도 아닌 참 애매한 부분이 있다는 점이 좀 아쉽다고 할까.

 

 

자라 브랜드에 대한 궁금증과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이 브랜드의 숨은 의도에 관한 얘기로 포문을 열었는데 사실 다 읽고 아, 그 궁금증은 다 풀리지 않은 것 같은 약간 아쉬운 맛이 살짝 돈다. 빠른 시대에 맞서 빠르게 움직이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는 매장만 일주일 갔다 와도 알 수 있다. 지난번에 걸려 있던 날씬해 보이는 체크 셔츠는 다음 주에는 사라져 있기 때문에 그때 못산 나의 우유부단한 소비에 자책을 하게 되었으니.

그런 부분들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아만시오의 빠른 움직임은 역시 뭔가 하는 사람은 좀 다르구나 느끼게 된다.

 

 

“ 인디텍스는 아만시오 오르테가를 빼고 생각 할 수 없다. 좀 더 나아가서 이 사람이 없으면 어떤 일도 설명할 수 없는데, 그가 기업의 중요한 시점을 움직인 사상가, 기술자, 분석가이자 특별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비저너리가 이룩한 것은 단순히 자신의 천재성을 활용하고 여기에 엄청난 시간을 들여 기술적인 성공을 이룩한 것을 넘어 더 큰 범위를 포괄한다.” P65

 

 

“성장은 생존 메커니즘”이라고 말한 그의 노력과 철학이 살짝 부럽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것은 개인의 존중함이지 그 밑의 사람들이 그를 정말 어떻게 보고 느끼는지는 사실 이 책으로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칭찬 일색이라서 더욱 아만시오에 대한 존중은 읽는 사람은 생기가 어려웠다는 점이 아쉽다.

 

 

“인디텍스는 훌륭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면서 이미 트렌드를 앞서나가고 있었다. 일주일에 두 번 신제품을 생각하여 이런 변화를 통해 여성들이 똑같은 옷을 입도록 놔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는지 집을 ‘입히는’ 제품으로 인테리어스타일링을 또 다른 패션 트렌드로 만들었다.” P141

 

 

앞서가야만 하는 시대에 더 빠르게 움직이는 ZARA의 모습에 많은 반성이 들기도 한다. 정체된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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