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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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귀 파주는 가게 즉 귀청소방이 성행한다는 기사를 보고 회사 사람들과 한참 웃으며 별의별 방이 다 생긴다고 말했었다. 요즘 이상한 방이 참 많이 들어온다. 그런데 요 귀청소를 해주는 방이 만화책이 있었다는 사실, 몰랐다.

[심야식당]의 저자 아베 야로의 책이다. 그것도 [심야식당]을 쓰기 전에 초기작이 [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라고 해서 [심야식당]을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저자의 초기작이 궁금했다.

귀 청소방이 성행했었던 일본에서 실제로 이 작품이 모티브가 되어 만들어 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저자가 그리고 나서 이후에 만들어진 귀청소방이라고 하니 나름 좀 속상 했겠다.

 

 

언젠가 백희나씨의 동화 [달샤벳]의 제목과 같은 걸그룹이 만들어 진다고 할 때 저자는 완강히 그 이름을 거부하며 쓰지 말아달라고 했었던 적이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의 제목이 걸그룹의 이름으로 쓰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속상해 하셨는데...가끔 이렇게 미묘한 저작권 문제 때문에 불편한 진실들이 있어서 아쉽기는 하다.

[심야식당]도 내용이 어떤 부분은 19금에 가까운 내용이 있거나 여성의 누드 사진이 포함된 컷이 많았는데, 역시 그의 초기작 또한 그렇다.

 

 

지인들이랑 귀청소방 얘기를 하면서 뭔가 저속한 장소에 대한 인식이 훨씬 많았고 서비스를 받는 것이 단지 귀 청소뿐일까 했는데, [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는 정말 귀청소만 해준다. 어떤 신의 손을 가지고 계신건지 혹은 귀 청소 기구가 남다르신지 그 집에서 귀청소를 하기위해 멀리서도 찾아가는 이유가 뭘까 참 궁금했는데 그녀의 특별한 기술은 딱히 없는 것 같아 보이는 것이 참, 아쉽다. 체험으로만 절대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은 이 귀 파주는 가게의 비밀은 아마도 여주인의 정갈한 손놀림도 있기는 하겠지만 마지막에 후 불어주는 그 입김에 있는 걸까. 그전에 여주인에 귀를 맡기고 귀를 파는 동안 사람들이 모두 에로틱하게 변하던데, 역시 귀라는 공간은 다소 그런 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사연 있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추억을 찾고 마음을 얻어가고, 잃었던 사랑을 다시 만들어도 가는 공간이기도 하니 이런 곳이 있다면 나도 한번쯤 들려 보고 싶은데 우리나라도 찾아보니 [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의 모티브를 얻어 그림까지 가져와 열어 놓은 사진을 봤는데 뭐랄까...나는 그곳은 가지는 못할 것 같다.

역시 이곳은 나이든 중년의 아저씨들이 음탕한 마음을 먹고 들어가는 곳같은 느낌을 저버릴수 없다는 것이 이집의 큰 함정일수도..물론 젊은 분들도 많이들 가시는것 같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엄마 무릎에 누워 귀를 팠던 이후 한번도 누군가 나의 귀를 파주었던적이 없었는데 어쩌면 누군가 귀를 파준다는 행위는 어린시절의 향수를 가져오는 것일 것 같다. 그래서 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를 가게 되면 태아의 그 시절로 돌아가는 향수를 느끼는 것은 아닐까.

 

 

[심야 식당]의 아베 야로의 새로운 작품을 봐서 좋긴 한데, 시리즈로 묶어져 나오는 심야 식당과 달리 딱 한권으로 끝이 나버린 책이라서 좀 아쉽기는 하다. 연재 중단에 대한 얘기가 자세히 없기 때문에 어떤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몇 화 정도는 더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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