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모더니즘편]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모더니즘 편 (반양장) - 미학의 눈으로 보는 아방가르드 시대의 예술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모더니즘 편』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것들이 많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많이 얘기하는 것은 어쩜 음악일 것 같다.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들으면서 뛰었던 심박수를 낮추며 평온을 찾아가는 것 중에 음악만한 것이 어디 있을까 싶다. 그런 음악과 적절한 짝꿍을 이루는 것은 또 그림이 한 부분을 차지할 것 같다. 적절한 음악의 배경지식과 그림의 이해가 있다면 훌륭한 하모니를 이룰 수 있겠지만 좀처럼 페이지를 쉽게 넘길 수 없는 이해력을 가졌다면 이 책이 주는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다. 삼백페이지가 넘는 책을 일주일을 넘게 가지고 들쳐봤다 덮었다가를 몇 번이나 했다. 간혹 많이 보았던 작가나 그림이 나오는 부분은 심도 있게 읽고 살펴보았는데 그걸 보더라도 적당한 수준으로 알고 읽는 것은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는 부분의 한계가 얼마나 큰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페이지마다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그림과 화풍의 비교를 할 수 있는 것이 미학에 대한 미천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을 위한 가장 큰 미덕이 아니었을까 싶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고전예술 편』에 이어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모더니즘 편』으로 나온 책은 3편을 예고하고 있다. 전편에 고전예술에 대한 부분을 다뤘다면 두 번째 책에서는 모더니즘과 함께 아방가르드에 대한 이해와 설명이 담겨있다.

이미 미학 오디세이라는 책 시리즈를 통해 서양미술과 미학의 부분에 대한 얘기를 풀어 놓은 적이 있는 진중권의 미학 얘기에는 그의 깊은 철학에 부러움만 가득할 뿐이다. 전작 시리즈는 2편까지 밖에 못 읽었는데 이번 서양미술사 시리즈는 몇 편까지 나올지 모르겠지만 맞춰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가도 점점 미궁으로 빠지는 살인사건의 소설처럼 점점 어려워지는 용어들과 해설들에 깊은 한숨이 쉬어진다.

 

이 책의 모티브와 뼈대가 되는 아방가르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예술운동이었다, 라는 시작 하에 아방가르드 시대의 예술을 풀어 놓는다. 음악이나 문학도 그렇지만 그림 또한 순수함으로 시작으로 예술 활동을 펼치지만 차츰 고전적인 미와 예술의 이상은 무너져 내리고 그것을 모더니즘이라 일컬으며 그 모더니즘은 동의어처럼 아방가르드라는 용어를 만들어 낸다.

 

사실 책 얘기에 시대적 예술가들의 예술의 지향성이나 방향에 대한 얘기에 크게 공감을 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아방가르드와 키치의 비교 분석은 가장 큰 공감을 한 부분이었다. 예술은 순수성을 가지고 시작하고 그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많은 변화들을 꾀했지만 결국 그 예술 또한 키치, 즉 대중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키치는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예술과 문학이다. 이윤 추구를 위해 모든 문화적 경험을 키치로 만들어 소비하는 산업사회에서 아방가르드는 문화의 진정성을 (높은 수준의 예술과 문학)을 구원하는 유일한 길이다 (P350)

하지만 아방가르드와 키치, 이 두 개의 동시적인 문화 현상의 차이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키치가 추구하는 참된 빛이 아방가르드와 함께 할 수 없는 정신적 가치에서 큰 오류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아방가르드는 전통의 거부에 있지만 키치야 말로 새로움의 제스처를 갖고 있다. 같다고 생각되는 부분이지만 사실 이 둘의 의미는 또 다른 의미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아방가르드의 길에는 예술가들의 미래가 보인다고 했다.

“예술가는 대중의 앞서 미지의 땅에 들어간다. 거기에는 물론 희생이 따르나, 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개척해놓은 그 길을 따라 사회는 안전하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348)

 

사실 그림을 이해한다는 것, 아방가르드 시대의 그림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쩜 모두 어떤 암호를 풀어내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혼란하고 모호한 의미란 결국 ‘암호’일 뿐이다. 암호에는 보통 해법이 있지만, 현대회화에는 객관적 해법이 없다. 결국 현대회화가 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나와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는 사람과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것이리라.” P21

 

이 책을 다시 완독하고 나면 나와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는 사람과 얘기할일이 좀 많아졌으면 좋겠는데, 그럴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