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을 이길 그 어떤 재주도 없다 - 나우누리에서 아프리카TV까지 나우콤과 문용식 이야기
문용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작가 노희경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거짓말>이라는 드라마 때문이었다. 잘 몰랐던 그녀의 작품에 열광했지만 주변에는 그녀의 작품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노희경의 얘기를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친구가 알려준 곳이 천리안이라는 곳이었다. 나를 PC통신에 처음 접하게 했던 곳이었다. 그당시의 신세계는 지금의 신세계와는 차원이 다른 아날로그적 낭만이 있었던 것 같다. 90년대 초 PC통신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귀에 익은 <천리안>, <하이텔>,<나우누리>등은 이제 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들의 추억의 전유물이 되었다. 요즘은 채팅이라고 하면 뭔가 이상한 눈으로 보는 것 같지만 pc통신의 채팅은 향수가 있었다고 할까.

 

인터넷의 보급으로 나 또한 천리안에서 넷츠고로 이후 한메일 아이디로 갈아타며 시대의 흐름을 함께 했다고 할까. 그런 IT의 변화의 소동돌이 속에서도 여전히 건재함을 자랑하는 기업 나우누리가 있었다. 사실 나우누리의 존재의 유뮤에 궁금함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IT 시장의 급변화를 알 수 있었다.

 

책속에서도 나오는 <꾸준함을 이길 그 어떤 재주도 없다>는 말은 들으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말이지만 현실의 어떤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실리에 맞지 않는 말이라는 생각이 더 들때가 많다. 나의 꾸준함이 얼마큼이나 가야 재주를 부릴 수 있을까. 뭐 그런 회의적인 반응 정도.

 

나우누리에서 아프리카 TV까지 IT문화와 시장을 꾸준히 개척해 나간 나우콤 대표이사 문용식님의 얘기는 어떤 드라마의 주인공보다 스팩다클한 인생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역경의 세기가 더 강력하다. 책을 읽으면서 재주와 같다는 꾸준함을 어떻게 계속 유지해야 할것인가가 나의 궁금증이었건만 그런 것은 벌써 안드로메다로 사라지고 한 남자의 성공이야기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 어떤 소설보다 드라마틱하고 우연으로 이뤄지는 개연성은 혀를 내두른다. 얼마 전 읽은 박칼린 에세이에서 느꼈던 범상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범상치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꼭 그를 구해줄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과 같다.

 

“현재가 없는데 어떻게 미래가 있을 수 있냐? 어떤 미래? 나는 현재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미래도 없기 때문에 빚이 되든 어쨌든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주어진 현재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서 그럴듯한 미래가 언제 오냐?” P121

 

항상 말하는 현재의 중요성이다. 지금이 가장 중요하니까 지금을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구절인 것 같다.

그가 생각하는 기업의 생각도 참 마음에 든다. 기업은 오너의 것이 아니고 주주와 임직원의 이해가 고루 맞아야 하고, 기업의 활동이 당연히 사회와 상호작용해야 한다는 그 순리적인 얘기에 공감하지만 이런 모토를 가진 기업을 만난다는 것은 가뭄의 콩 나듯 한일 아닐까.

그가 말하는 좋은 사람이란 물에 술탄 듯 술에 물탄 듯 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려와 존중을 할 줄 아는 사람이야 말로 좋은 사람이라는 그 얘기에 충분한 공감을 한다면 이 책에 대한 미덕을 모두 가져간 것 같다. 사원을 위한 복지를 개선하는 부분을 보니까 참 좋은 상사이다. 그와 같은 상사라면 나는 말단 사원으로 다시 들어가 일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모 기업에서 잔업 업무가 많고 쉬지도 못하고 일을 강요 속에서 일을 했던 한 청년이 병가 휴직을 낸후 다시 복직하고 나서 며칠만에 자살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얼마나 회사가 지옥 같았으면 그랬을까. 죽는 것이 회사를 그만두는 것보다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을 그 청년을 생각하면 좋을 회사,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회사야말로 이시대에 가장 필요한 일인 것 같다. 그런면에서 회사에서 재미있는 이벤트를 열어 사원의 흥미를 북돋아주는 그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한 리더가 아닐까.

 

옛 말에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다. 어떤 것이든 한우물을 하는 꾸준함을 가진다면 뭔들 못할까 싶다. 아무런 재주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꾸준한 마음을 가진다는 것조차가 재능이라고 말하는 그의 응원에 한껏 파이팅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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