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나른하고 그래도 걷는다.




방사선 치료가 시작되고 많이 힘들었던 것은 굳어간 어깨와 팔이었다. 림프절을 10개나 절개했기 때문에 운동은 더 많이 해야 했지만 나는 운동하지 않고 놀았다. 사실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담당 전문의가 얘기를 더 해줬더라면 이토록 고통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같은 자세를 만들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지지대를 만드는 시간은 30분동안 이뤄졌었는데 마지막 5분은 남기고 나는 울기 시작했다. 정말로 눈물이 줄줄 흘렀다. 만세가 되지 않는 왼팔을 올려 자세를 만드는데 너무 힘들어서 10초만이라도 내리게 해 달라고 했는데 금방 끝난다면서 계속 손을 들게 했다. 금방은 자장면이 언제 도착 하냐고 물어보면 금방 출발 했다고 하는 그 대화와 같은 것이었다. 시계를 보지는 않았지만 5분 이상이었을 것이다. 지지대 작업이 끝이 난 후 모의 방사가 시작이 되고 전문의가 들어왔을 때는 나는 폭풍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많이 힘드셨냐고 위로 해 주셨지만 위로가 안됐다. 그래도 어쩌겠는가....앞으로 남은 치료 횟차를 생각하며 매일 달력의 숫자를 지워나갈 수밖에.








8월부터 매일 만보를 걷고 있다. 어느 날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 롯데 타워 앞에서 만보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문득 눈물 흘리며 치료 받고 있는 지금이 슬픈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차가운 바닥에 누워 전기가 통하는 것 같은 찌릿한 순간의 서늘함이 10여분간 지나가는 방사선실의 이별이 아직 멀었지만 만보를 걸으며 나는 매일의 행복을 찾아 나아가리라...그렇게 오늘도 병원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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