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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손가락 ㅣ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평점 :
가가 형사 시리즈를 향하여 [붉은 손가락 _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60번째 소설집이라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붉은 손가락]은 가가 형사 시리즈 7권중의 하나이며 마지막 시리즈라고 하는데 정작 가가 형사 시리즈의 마지막을 처음으로 읽게 됐다. 그의 머릿속에는 어떤 파노라마가 있기에 이토록 다양한 얘기들이 쏟아지는 것일까.
대부분의 스릴러는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을 찾는 이야기라면 [붉은 손가락]은 공개된 범인이 언제 공개 될 것인가로 시작된다. 가가 형사가 범인을 찾아가는 동안 그 범인이 은폐 될때 이 책의 엔딩에 밝혀진 범인을 찾아 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지막 반전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현관문이 열리기까지 마쓰미야는 서류를 들여다보며 마에하라가의 가족 구성을 확인했다. 네리마 경찰서에 있는 자료를 복사해온 것이었다. 세대주는 마에하라 아키오. 47세. 처는 야에코, 42세. 14세의 아들과 72세 된 어머니가 있었다.
“그냥 평범한 집이네.” 미쓰미야는 불쑥 내뱉었다. ] P137
서류에서는 너무나 평범한 가족 구성원이지만 평범한 가족에게서 평범한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평범’이라는 단어가 무척이나 긴장감 없는 단어라서 반전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나름의 반전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의 가족이 그것도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살인을 저질렀다면 어떻게 할까. 주인공 아키오가 아들이 우발적으로 저지른 살인을 해결하는 방법을 보면서 나라도 저렇게 밖에 할 수 없었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그것이 최선이었을까. 숨길 수밖에 없는 부모의 마음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다고 경찰에게 우리 아들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얘기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런데 아들의 태도를 보면 경찰에 신고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정말 우발적으로 저지른 살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자신이 행한 일을 두고 전혀 죄의식 없어 보이는 태도이기 때문에 주인공 아키오의 행동에 공감은 멀어지게 된다. 아들도 반성하고 죄책감을 갖고 괴로워하고 있으니 아버지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아키오는 자신의 아들의 살인을 은폐해서는 안됐다. 아들에게 저지른 일의 잘못과 반성, 속죄할 시간을 주며 바른 길로 살 수 있도록 인도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소설의 이 부분의 서사와 묘사가 가장 아쉽다. 그래서 아키오를 옹호하고 싶지 않다.
모두가 아키오의 계획대로 살인 사건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가가 형사는 그 작은 부분을 놓치지 않았고 결국 사건의 결말을 맞게 된다. 그런 부분에서 아쉽고 안타까운 한 가장의 뒷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아들을 낳은 어머니의 쓸쓸한 모습이 아른거려서 안타깝고 마음 아프다.
어머니는 아마도 아들의 행동을 눈감아주고 싶었겠지만 결국 자신의 무죄도 밝혀내셨다. 이후의 그 가족이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쓸쓸한 평범한 가족의 종말일 것 같다.
아직도 계속 쏟아지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을 읽을 생각을 하니 벅차오른다. 언제 다 읽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