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기도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댄 윌리엄스 그림, 명혜권 옮김 / 스푼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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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기도 _ 할레드 호세이니





2019년 두 살의 딸과 스물여섯 살의 아버지의 시신이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역인 마타모로스 강가에서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빨간 바지를 입은 꼬마 여자아이는 아버지의 셔츠 속에 들어가 함께 있었다. 아버지는 아이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 몸을 만들기 위해 옷 속에 넣고 꼭 끌어안고 있었을 것이다. 국경을 넘기 위한 그들의 사투는 결국 죽음으로 끝이 났다. 그 전에 2015년 9월 가족과 함께 배를 타고 그리스로 향하던 중 지중해 연안 터키 해변에서 발견된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라는 세 살 배기의 아이의 사진 한 장이 더 먼저 떠오른다. 배가 뒤집히고 물결에 휩쓸려 해변으로 떠 밀려왔을 아이의 모습은 외마디 비명도 없은 서글픈 죽음의 모습이었다.



 

<바다의 기도>는 쿠르디의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작가의 동화다. 연을 쫒는 아이로 유명한 저자 할레드 호세이니의 동화책은 코르디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쿠르디 이후 4,176명의 난민이 안전한 세상으로 떠나던중 실종되거나 목숨을 잃게 되며 고작 삼년 혹은 더 어린 아이들이 세상을 떠난 그들에게 들려주는 아버지의 고향의 모습들을 들려주고 있다. 아비인 내가 달렸전 골목, 별을 보았던 지붕, 올리브 나무의 향기, 그리고 그 속에서 울리는 작은 바람소리, 아기 염소의 울음소리, 동쪽에서 떠오르는 단감 같은 붉은 해의 모습, 들꽃이 흔들리는 들판, 그 위를 달리는 작은 새들, 시장의 소음과 함께 풍기는 기름 냄새, 화려한 천들이 즐비했던 상점, 검게 그을린 담벼락을 타고 넘는 집집마다 다른 향의 집 밥 냄새들을 아비가 기억하고 있던 모든 것들을 아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마치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할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 모습을 너는 알지 못하니 기억을 하라고. 혹 내가 더 이상 들려주지 못한다면 이 말들을 네 가슴에 품고 있으라고.


 

시위가 급물쌀을 타며 폭격은 더 심해지는 나라 안에서 살고나 떠나야 했던 그들의 고향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들려주고 있다. 건물과 담벼락이 무너지고 지붕까지 뚫리는 고향이지만 때로는 그 지붕에 담요를 깔고 잠을 자며 별을 볼 수 있었던 빛나고 아름다운 모습은 바다를 건너며 앞으로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사랑하는 나라를 떠나며 아버지는 작은 배 위에서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기도밖에 없었다. 무사히 저 칠흑같은 바다를 건너 부디 우리 가족 모두 땅에 닿기만을 바라는 그 작은 기도.



 

“아빠는 이 작은 배를 지켜 달라고 신께 기도했다.

넓디넓은 바다 한가운데,

그저 작은 점일 뿐인 우리를.

 

큰 파도로부터 안전하게 해 달라고

미르완, 그건 너를 위한 기도였어.

너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니까



바다가 내 기도를 들어주기를

그렇게 기도하고 기도했단다.

인샬라.”


 

쿠르디가 탔던 배는 비록 육지에 닿지 못했지만 바다의 이 기도가 닿아 미르완의 배는 육지에 도착했을지, 기도마저 깊은 바다로 침몰되지 않길.

며칠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391명이 무사히 우리나라에 온 기사를 읽으며 바다위에 있었던 몇 년 전의 그들을 떠올렸다. 미르완에게 했던 바다의 기도가 분명 누군가에게는 닿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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