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살기 위해 버렸습니다 - 미니멀 라이프를 위한 정리의 기술
심지은 지음 / 경향BP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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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살기위해 오늘도 정리를 해 봅니다 [다르게 살기 위해 버렸습니다.]



4년 만에 다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이사를 오며 절대 짐을 늘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루키가 증식한 짐들이 많아졌다. 물론 루키가 원했는지 알 수 없지만, 나의 선택으로 증식된 루키 물건이었다. 이삿짐 견적을 받기위해 짐정리를 하며 이번 이사도 쉽지 않겠다는 직감을 하며 일주일동안 짐을 버렸다. 그러면서 깊게 고민 없이 사들인 물건들과 마주하며 외면했던 나를 발견하며 깨달았다. 필요 없는 짐들이 너무 많으며 열심히 돈 벌어 필요 없는 물건들을 사 놓았다는 것을. 그간 정리 관련 책들을 많이 읽었지만 그 순간뿐이었고 오래 지속되지 못한 나의 살림들과 어떻게 헤어져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다르게 살기 위해 버렸다는 작가는 정리카페를 운영 중이다. 그곳에 많은 회원들의 정리법 보다는 정리를 하게 된 계기들을 볼 수 있었던 이 책 [다르게 살기 위해 버렸습니다]는 이사를 위한 나의 물건들과의 이별을 할 수 있었던 이유를 몇 개 만들어 주기도 했다.


 

나의 미니멀을 위한 첫 번째 선택은 텔레비전을 버리는 일이었다. 태어나면서 있었던 텔레비전이 집에 없어진다는 것은 이상할 만큼 나는 인간 텔레비전이었고 늘 함께 했지만, 요즘들어 가장 사용 빈도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텔레비전이었다. 49인치의 텔레비전을 버리겠다고 하니 주변인들이 모두 자신에게 버려 달라고 원해서 처분하였고, 텔레비전 장식장도 필요 없어져서 버렸다. 이인용 책상도 버리고 나니 큰 가구가 정리되어 뭔가 없어 보였으나 거실과 작은방에 한가득 쌓여있는 책이 문제였다. 일주일 동안 500여권의 책을 버리고 중고서점에 넘겼지만 가지고 있는 책이 워낙 많으니 500여권의 빈자리가 느껴지기 않았다. 결국 바릴 것인지 남길 것인지 갈림길에 선 수천 권의 책들과 함께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왔다. 그리고 다시 이곳에서 나의 못 버린 것들과의 이별을 준비 중이다.


 

저자의 카페에서 제시한 100일 프로젝트의 하루인 ‘20리터 쓰레기봉투에 물건 버리기’, ‘하루 15분 버리기’, ‘서랍 한 칸 버리기’등으로 남은 물건들을 정리하고 버리고 있다. 이런 일을 하고 나면 늘 요즘 말인 ‘현타’가 찾아온다. 하루 종일 정리, 버리기를 계속하면서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다가도 정리가 되어가는 집을 보면 멈추기가 힘들 때가 있다. 문득 내가 죽고 나면 남겨질 물건들을 치울 가족들을 생각하니 더 줄이며 간소한 살림으로 살아가자고 다짐했다. 10프로의 짐을 줄이는데도 보름동안 어찌나 에를 썼는지 이사를 하고 다음날은 앓아 누워버렸다. 이렇게는 다시는 살지 않겠다며 약을 먹으며 이틀 동안 식은땀을 흘리며 몇 달 만에 일기를 썼다. 몸살이 날만큼 나는 치열하게 버렸다. 대학교 졸업장만 남겨 두고 초중고의 졸업장을 모두 버렸다. 임원 상장들도 버리고, 경시대회에 받았던 상장은 추억으로 몇 개를 남겨 놓고 모두 버렸다. 정리는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 버리고 나면 후회보다는 더 버리고 싶은 욕구를 가지게 된다. 깨끗하게 보인다 싶으면 그 주변의 여백을 위해 방해되는 물건들을 모두 버리고 싶게 만든다.

 

전보다 작은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나는 결심했다. 더 이상의 물건을 사지 않겠다. 옷장에서 터져 나가는 옷들을 보면서 일 년 동안 옷 사지 않기, 인터넷 쇼핑하지 않기, 한 달 필요한 물품들을 체크하고 그 이상의 물건과 음식을 사지 않고, 냉장고도 더 이상 음식을 저장용으로 소비하지 않기로 했다. 600리터가 넘는 양문형 냉장고는 고장이 나면 3단으로 나눠진 작은 냉장고를 사지로 했다.

 

저자의 책 속에 나오는 많은 일들은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는 사람도 있고, 우울증으로 삶을 놓고 싶은 마음에 아무것도 치우지 않고 살아갔던 사람들도 나온다. 그들이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어제도 오늘도 시간은 흐른다는 것이고 그 시간을 살아나가야 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산다는 것은 어지럽혀지는 것’이기 때문에 또 오늘을 정리하며 살아간다.


 

“정리하는 힘을 갖는 것은 가슴속에 언제나 ‘어질러지면 치우면 된다’ 라는 생각을 품고 사는 것이다. 이것은 허황된 낙관이나 긍정이 아니라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혼란을 포옹할 수 있는 담대함과도 같다. 그래서 정리하는 사람은 예상치 못한 상황과 변화를 보다 쉽게 받아들이고, 좌절을 경험하더라도 늦지 않게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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