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후배와 연락을 하며 잘 살고 있는지 안부를 물었다. 그리고 지난달 있었던 다른 후배의 결혼식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물론 우리 둘 다 그곳에 가지 못했다. 후배는 지금 자신의 삶이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누군가의 경사를 다 챙길 수가 없었다고 했다. 나도 그랬다. 나의 생활이 너무 힘들고 지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집에 돌아와 하루 종일 나를 기다렸을 루키를 달래며 놀아주고 지쳐 화장도 지우지 못하고 잠들었다가 화들짝 놀라 씻고 잠이 들었다가 아침에 출근을 하는 일상의 연속이라 일주일중 금요일 밤만을 기다리며 다음날 출근하지 않는 것을 기뻐하며 다시 잠이 드는 매일.



그런 날들이면 나는 루키에게 매일 미안하다. 내가 루키를 너무 외롭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이 들고 그렇게 하루 종일 잠만 자고 있는 녀석을 때로는 고맙다. 나의 피곤함 때문에 루키의 지루함을 감사해야 하다니, 죄스럽기도 하다.

그러다가 문득 요즘 잠들 때마다 보고 있는 어떤 이의 산티아고 행의 동영상을 보며 생각한다. 나도 저 길에 오를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나의 고양이 루키는...어쩌나...


그래도 우선 저 고단한 길에 나를 놓을 수 있을까.






그가 보았던 그 붉고 힘찬 아침을 맞아 보고 싶은 날, 벌써 봄이 저만치 가고 있다.


그래도 열심히 책을 사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