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언어 - 민주주의로 가는 말과 글의 힘
양정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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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필요한 소통의 언어 [세상을 바꾸는 언어- 양정철]

 

 

그는 양정철로 태어나서 한때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관으로 살며 오로지 노무현으로 살았고, 이후 문재인 후보시절 문재인의 말과 글로 살았다. 그리고 다시 양정철로 살아가기 위해 외국에서 떠돌고 있다. 북콘서트에서 그는 문 대통령이 퇴임하시는 날까지 절대로 정치적 행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 있으면서 '비선실세' 따위 억측이나 오해를 받기 싫어 떠났다. 그간 아는 지인들이 있는 나라들을 떠돌며 얼마나 외로웠을까 생각해보니 안타깝기도 했다. 그가 그토록 원했던 사람이 대통령이 됐는데, 얼마나 옆에서 더 많이 함께 하고 싶을까.

 

 

 

그는 참여정부와 대선을 치루면서 민주주의 시대를 함께 걸었고 그것들을 통해 우리에게 사라졌던 혹은 변형되거나 오해가 있는 '언어 민주주의'를 얘기 했다. 그 언어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언어]가 되길 희망했다.

 

 

 

우리가 쓰는 말 중에는 일본어에 길들여진 일본어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특이 '~의'라는 조사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어의 'の'의 변형으로 쓰지 않아도 될 말을 자주 쓰고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도 나온다. 문장 잘 쓰기 중 특히 일본어 조사 'の' 피하기가 있다. 이 부분은 양정철의 [세상의 바꾸는 언어]에서도 쓰지 않아도 될 일본어 조사를 빼고 더 깔끔한 말을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나는 오래전부터 차별적 용어가 돼버린 '지방'이라는 말 대신 '지역'이라는 단어를 쓰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왔다. '지방'은 '중앙'과의 관계에서 수직적 공간 개념이지만, '지역'은 모든 공간에서 수평적이고 가치중립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또 '지역'은 모든 공간의 독립적 개념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39쪽)

 

 

언어 속에는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차별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중에 하나인 '지방'이라는 단어도 그렇다. 오래전 대학 때 방학이면 고향으로 내려가는 친구들에게 한 동기가 "지방 언제 내려가"라고 물었다가 한 동기와 크게 싸웠던 기억이 난다. 부산에 살고 있었던 동기였는데, 부산에 와보고 얘기하라며 서울 토박이인 동기에게 불쾌한 감정을 보였다. 오래전 어렸던 그 동기가 아무생각 없이 표현한 그 언어 안에서도 우리가 의식적으로 서울 이외의 지역을 지방으로 여기고, 지방은 서울보다 낙후 된 곳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사회 시간에 아무리 공부를 하며 지역마다 얼마나 많은 인구가 살며 경제적으로 큰 부분을 담당 하고 있다고 해도 서울을 벗어난 지역은 그냥 '지방'으로 치부했을 수도 있다.

 

 

간혹 식당에서 종업원을 아랫사람 부리듯이 반찬을 가져다 달라는 손님들을 본다. 숟가락을 들다가도 그 사람의 얼굴을 한번 보게 된다. 무례하게 구는 그의 태도를 보면서 약한 자에게 강한 사람으로 남길 원하는 것일까. 그가 약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며 그의 인성을 보게 된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 [아마도 싫은 사람]에서도 종업원에게 함부로 대하는 남자 친구를 보면서 결혼 생각을 미루게 되는 부분이 있다. 약자들에 강자로 남으려는 그들의 언어는 늘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언어에는 소통이라는 것이 담겨 있지 않다. 책에도 이런 부분을 안내하고 있다. "당신에게는 친절하지만 웨이터에게 무례한사람은 절대 좋은 사람이 아니다" 그런 사람들의 언어를 관찰하면 우리가 어떤 이들을 만나고 그들과 더 좋은 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많은 정치인들이 지도자를 꿈꾼다. 나는 그분들이 언어능력부터 다듬기를 소망한다. 섬김의 말, 겸손의 말, 어법에 맞는 말을 훈련해야 한다." (218쪽)

 

 

그가 정치권에 오래 있어서 정치적으로 이 책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가 잘못 쓰고 있는 언어들을 수정해주며 더 좋은 말로 거듭나길 원하고 있다. 또한 그 언어를 통해 더 많은 소통의 시간을 갖고 성숙한 민주주의가 꽃피길 기대한다. 서로를 배려하는 언어들로 차별되지 않고 평등의 언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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