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싫은 사람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디에도 있는 그런 사람들 [아무래도 싫은 사람-마스다 미리]

 

 

직장인들의 사직이유는 여러 가지가 많겠지만 그중 많은 비중엔 인간관계가 많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일이 힘들어도 같이 일을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으면 어느 정도 버티면서 일을 하지만 반대의 경우가 되면 못 참고 사표를 내는 사람들을 옆에서 종종 봤다. 퇴사 후 그들을 만나게 되면 어떤 이유 때문에 그만둔 이 이유가 옮긴 회사에도 똑같이 일어난다는 아이러니를 안고 있지만 사람과의 관계는 행복한 직장 생활을 유지하는 큰 조건에 들어간다.

 

 

 

[아무래도 싫은 사람]의 수짱은 한 카페의 점장으로 일을 하고 있다. 매일 퇴근을 하면서 수짱은 기분이 좋지 않다. 일이 힘들거나 무력함이 아니라 오로지 한 직장의 동료 무카이 때문이다. 그녀는 가끔 수짱에게 하는 말들이 조롱이나 야유 섞인 말을 하고 수짱은 아무렇지 않게 넘어 가려고 하지만 퇴근하면서 그녀의 말을 곱씹으며 불쾌해 했다. 수짱이 그녀에게 좋은 감정이 생기지 않는 것은 그녀의 말투의 문제가 아니다. 점장으로 일하면서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온 사람들을 잘 관리하며 융통성 있게 문제를 해결 하고 싶지만 동료인 그녀는 카페의 사장이 자신의 큰아버지라는 이유로 권력을 사용한다. 입사한지 두 달된 아르바이트생이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당장 정직원 채용을 약속하거나 모두 원하는 토요 휴무를 생각 없이 친하다는 이유로 허용한다. 점장인 수짱은 그 모든 것들을 원칙대로 풀어내고 싶어 했다.

 

 

수짱이 무카이가 싫었던 이유는 늘 남을 험담하고 불평만 늘어놓고 있다는 것이다. 테이블에 커피는 안 시키고 케이크를 먹는 사람에겐 청승맞다고 조롱하고 집에 일이 있어 토요 근무를 빼달라고 하면 아르바이트생이 염치없이 주말 근무를 뺀다고 험담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더 많이 그녀에게 불평을 늘어놓고 부정적인 얘기만 해서 수짱의 기운을 빼 놓는다. 그녀를 마주한다는 것이 수짱에게는 큰 숙제와 같다. 하지만 수짱의 가장 큰 웃음을 줬던 부분은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같이 흉봐 줬던 직원과의 대화에서 위로 받았다는 부분이다.

 

 

아카네는 이제 서른이 된 회사원이다. 그녀는 애인이 있고 그가 빨리 프로포즈를 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더 이상 회사를 다니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의 회사에도 수짱이 싫어하는 유형의 직원이 있다. 남자 상사나 동료들에게는 친절하고 애교 섞인 웃음으로 웃으며 접대를 하지만 뭐든 자기 위주의 스케줄을 만들어 놓는다. 사소하게 처리해야 하는 업무도 모두 자신의 일이 아니다. 아카네의 스트레스는 업무의 과중도 아닌 오로지 그녀가 처리하는 사사로운 일이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가 지겨운 회사를 빠져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를 결혼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수짱이나 아카네가 싫어하는 직장 동료들은 사실 어디에든 한명씩 존재하는것 같다. 예전 직장을 옮기기 전의 내 동료 한명은 수짱의 직장동료 무카이 같은 사람이 있었다. 또한 아카네의 그 얄미운 직장 동료도 있었다. 그런데 나는 어떤 유형의 직장 동료 였을까. 비록 나 스스로 남에게 일을 미루지 않고 나 스스로 다 하고, 간혹 다른 사람들이 꺼려하는 출장도 내가 갈 때가 있고 야근도 수용했지만, 이런 나를 보면 미련한 워커홀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의 전 직장 동료는 자신의 업무처리가 깔끔하다고 늘 술자리에서 말하곤 했다.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은 성실성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깔끔한 업무처리가 좋았다. 하지만 그녀는 늘 자신의 업무 스타일과 타인을 비교 했고, 자신처럼 일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난했고 힐책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겐 그녀의 깔끔한 업무처리보다 그녀가 남을 비교하며 탓하는 후자의 성격에 그녀에 대한 평가를 훨씬 더 많이 했다. 일에선 좋은 동료지만 같이 술을 마시며 공감을 누리고 싶어 하지 않았다. 회사에게 그녀는 최고로 인정받고 싶어 했지만, 업무에서는 그랬을지 몰라도 인간관계에선 정반대였다.

 

수짱과 아카네가 직장 생활 속 싫은 사람들과의 업무를 지속해 나가야 하는 일에 다른 결론을 내렸다. 수짱은 매번 불편한 관계로 있는 무카이를 피하며 월차로 회사 출근을 미뤘고 결국 다른 직장을 구했다. 아카네는 그렇게 원하는 애인의 프러포즈를 받았지만 그의 인간 됨됨이가 마음에 걸려 지방으로 전근을 가는 그를 따라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실 아카네가 아랫사람을 하대하는 행동에 많은 갈등을 겪을때 두 사람의 결혼이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 보였는데 그녀를 지켜보는 입장에선 절대적으로 잘한 결정이다.

하지만 수짱의 결론에는 조금 의외의 면이 있다. 분명 우리에게는 어느 회사든 다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 그냥 버티면서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을까 했는데, 새로운 곳으로 시작을 알렸다. 그러니까 꼭 모든 것을 긍적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일까. 하지만 싫은 직장 동료 무카이를 피하고 만 행동에 이성적으로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무심하게 그려진 네 컷 만화에 참 많은 생각을 넣어 놨다. 어쩌면 이런 부분 때문에 아직도 마스마 미리의 책이 무더기로 한국에 쏟아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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