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가 있어요, 어떻게 보면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큰 고민거리가 될 때가. 처음에 무슨 일로 그렇게 고민하게 되었나, 하는 것도 잘 생각나지 않은 채, 막연히 잘 모르는 곳에 와서 길을 잃은 것처럼 헤메는,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오늘 아침까지 고민하던 일이라면, 오늘 저녁 자기 전까지 끝내는 게  그래도 좋고, 한 주일 고민하던 일이라면 그 주 안에 그래도 끝내는 것이 좋고,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물론 나중에 생각하면 뭘 그런 일로 고민을 했을까 싶을 만한 일도 있고, 나중에 대강 이렇게 하기로 마음을 정하기는 하지만, 왜 그렇게 하기로 했는지 잘 모를 때도 있긴 합니다. 거의 대부분은 답을 정하고 나면, 알게 되는 것이 많습니다. 그 사이에 그런 생각에, 그런 고민에 썼을 시간도 아깝고, 힘들었던 생각을 하면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때로는 마음을 정했다거나, 답을 찾았다는 것 만으로도 다행스럽게도, 또는 기쁘게도 생각될 때가 있었습니다.

 

  조금 전까지만해도, 다른 일을 하다가도 그 생각을 했었는데, 책을 고를 때에도 그냥 그 생각이 더 났는데,... 그랬는데, 그게 참 간단한 답을 못 찾아서 그런 거였구나 싶어서, 마음이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아니, 실은 많이 쓸쓸했습니다.

 

 코코아를 한 잔 따뜻하게 타서 먹기로 했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대강 책상위를 정리했습니다. 알라딘 서재를 구경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웃음소리 자주 들리는 토크쇼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냥 오늘 어려운 숙제를 하나 한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마음을 결정했어도, 답을 얻었다고 생각했어도, 그것 말고는 달라진 것이 없긴 합니다. 하지만 그건 달라진 거겠지, 그래 그거 하나는 달라진 거니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1분지나면 다음주, 그렇게 새로 하루가 시작된다는 건, 또다른 것들이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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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5-02-16 06: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많은 사람들이 큰 일을 가지고서는 혼자 고민하지 않습니다. 전쟁이라든가 집안의 큰 일은 모두 머리를 맞대고 한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게 되죠. 개인적인 고민으로 빠지게 되는 일들은 대게 사소한 일입니다. 코 끝에 간질여지는 깃털처럼 작지만 재채기를 하게 되는.
답은 의외로 단순할 때가 많은데,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걸리는 오랜 시간들이 낭비는 아닐 것 같습니다. 답을 찾기까지 거쳐야할 과정 같은 것이겠죠.
하루 하루 주어지는 숙제와 같은 삶의 과제를 현명하게 잘 해결하시네요. 긍정적인 면이 엿보입니다^^
오늘도 화이팅~! 입니다ㅎㅎ

서니데이 2015-02-16 16:58   좋아요 1 | URL
네, 댓글로 써주신 말씀처럼 딱 그런 점이 있었어요. 사소한 만큼 더욱 애매할 때도 있고, 때로는 그 사소한 차이만큼을 넘기가 참 오래걸린다는 생각을 했어요. 잡힐 것 처럼 바로 앞인데, 계속 딱 그만큼 앞에만 있는 그런 기분도 있었구요. 그런 시간을 시간의 낭비가 아닌 도달의 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말씀해주신 나비종님께 감사드려요. 때로는 누군가의 짧은 글과 한 마디의 말이 참 와닿을 때가 있는데, 오늘은 그런 날인 것 같습니다. 나비종님도 즐겁고 기분좋은 한 주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라로 2015-02-16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나데이님을 응원합니다!!!! ^^

서니데이 2015-02-16 16:59   좋아요 1 | URL
비비아롬나비모리님, 느낌표를 가득 담아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들 좋은 말씀 해주셔서요,

2015-02-17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17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18 0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18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02-18 1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탐앤탐 이나 스타벅스ㅡ거기도있던가?.밀크티..부터..홍차는 녹차드시면..큰 부담 없어요.블랙퍼스트티 아니면 그리 진하게 먹지 않아요.향이 싫으면..거북하다 그러는 분도 있을수 있죠...
얼그레이 부터 시작하시면 되거든요 .티백도 나오고요..기분전환으로.

서니데이 2015-02-18 10:10   좋아요 2 | URL
홍차도 종류에 따라 향이 다를 수 있군요, 하나씩 실제로 맛보고 마음에 드는 걸 찾는 시간이 필요하겠네요, 녹차는 어쩌다 마시기도 하는데요, 차종을 잘 알지는 못해요, 차를 즐기는 정도가 아니라서 그런가봐요, 그장소님의 설명을 들었으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홍차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거에요,

[그장소] 2015-02-18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홍차도 종류가 엄청나요..배우면 재미있어요.커피만큼요. 원래 커피 좋아하는데 매번 드립하기 귀찮아서 요즘은 홍차로 해요.향이나 우러나는 수색 으로 이름이 다르기도 하고요..
다른 군것질을 안하니 차를 즐기게되서요.

서니데이 2015-02-18 10:21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아는 만큼 더 많이 보고 즐길 수도 있겠지요, 삷의 소소한 즐거움이 되어줄 수도 있을 거구요, 군것질보다는 아무래도 좋을것같아요^^

[그장소] 2015-02-18 1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 좋다고 너무 떠들었나봐요 ㅎㅎ차는 대접하면 얘길하는게 좋는데 ㅎㅎ 그럼 좀 쉬셔요 시간을 빼앗았어요 ㅡ즐겁게 시간보내시고요..또 얘기나눠요^^

서니데이 2015-02-18 10:40   좋아요 2 | URL
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2015-02-18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