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토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전 11시 38분, 바깥 기온은 4도입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 아침에 서울에 눈이 많이 내렸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도 눈이 많이 왔다고 하는데, 비와 함께 왔는지, 바깥을 보면 어? 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하나도 보이지 않아요. 자동차 위나, 검정색 아스팔트 포장된 주차장에도, 크고 작은 나무와 풀 위에도요. 눈이 내렸다는 걸 모르고 본다면, 어쩐지 오늘은 바깥을 깨끗하게 씻은 것 같은 느낌인데, 같은 눈의 흔적은 보이지 않지만, 눈이 내려서 달라진 것은 느껴지는 그런 토요일입니다.
눈이 내리는 날에는 기온이 조금 더 높다는 말이 생각나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늘 아침 기온은 영상 2도 였습니다. 어제는 어제는 아마 영하의 날씨였을거예요. 그렇지만, 오늘은 지금 기온이 4도 밖에 되지 않으니까 어제의 이 시간과 비슷한 기온 같습니다. 아침이나 지금이나 시간이 지났는데도 눈 때문인지 더이상 올라가지 않는 그래프 같은 느낌인데, 오후가 되면 조금 덜 추웠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오늘 서울은 대설주의보가 발령되었습니다. 오전 7시에 발령되어 오전 9시 40분에 해제되었는데, 같은 시각 서울과 가까운 인천과 경기 지역에서도 대설주의보였습니다. 눈구름이 이제 동쪽으로 이동했다고 하니까, 강원도에는 오늘 오후에 눈이 많이 내릴 것 같아요. 오늘 내린 눈은 올 겨울의 첫 눈인데, 1981년 이후로 가장 눈이 많이 내린 날이 되었다고 합니다. 10시가 될 때까지 8.8cm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천과 경기 지역은 2cm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뉴스를 보고있으면 서울엔 눈이 정말 많이 내렸어! 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는 눈이 많이 왔지만 다 녹아서 보이지 않아서 더 그럴 것 같고요. ^^
작년의 페이퍼에서도 대설주의보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작년에는 이보다 조금 더 빨리 눈이 내렸어요. 그러니까 올해의 첫눈은 작년의 첫눈보다 늦게 찾아오는 대신, 조금 많이 내렸습니다.

지난 11월 16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오늘 눈이 내렸지만, 눈 내리는 사진도, 그리고 눈이 쌓인 사진도 찍지 못해서, 사진 중에서 하얀 색이 있는 사진을 찾았더니, 이 사진이 있었어요. 바람이 맣이 불어서 화단의 국화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낮은 자세가 되었습니다. 올해의 첫눈은 남은 것이 보이지 않으니까, 차가운 바람에 하얗게 핀 꽃으로 오늘 사진을 쓰고 싶습니다.
며칠 전에 손을 조금 데었습니다. 점심을 먹으려고 전자레인지에 밥을 데웠는데, 랩을 싼 그릇을 잡으려다가 앗, 하고 빨리 손을 떼었지만, 악 소리가 나왔습니다. 많이 놀라지는 않았는데, 무척 뜨거웠어요. 랩 부분만 살짝 만져본 건데, 갑자기 그릇에 손이 닿았어요. 물집이 생길 것 같았는데, 그래도 아주 작은 점 정도겠지, 하면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손이 조금씩 뜨거워요. 다시 보니까, 엄지손가락에는 긴 그릇 모양의 하얀 선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안쪽으로 뜨거워졌어요. 생각나는 게 없어서 냉장고에 있는 감자 조각을 손에 쥐었습니다. 뜨겁고 차갑고, 처음에는 딱딱한 감자 조각은 시간이 지나면서 연한 노란색에서 점점 진한 색이 되고 조금씩 부드러워졌습니다. 한참 지나고 나서 보니까, 흔적은 남았지만, 그래도 하얀 줄은 보이지 않았어요. 얼은 감자가 효과가 있었습니다. 차가운 것이, 아니면 감자가 효과가 좋았는지는 잘 모르지만, 며칠이 지나고 나니, 손이 조금 아프면 아, 그런 일이 있었어, 하고 생각을 하지만, 잊어버리게 됩니다. 네, 그냥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 날은 운이 좋았지만, 손을 심하게 데었다면, 아마 그렇게 잊어버릴 수는 없었을 거예요. 계속 어딘가에 닿으면서 또는 가끔씩 그냥 있어도 아프다는 걸 느낀다면요. 그건 눈에 보이는 거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일들도, 어딘가 보이지 않는 안쪽에 상처같은 흔적을 남길 수도 있는 걸까요. 가끔씩 지나간 일인데, 왜 생각나는 걸까, 그건 오래된 일이고, 오늘의 일들과는 별로 상관없을 것 같은데, 그게 그립거나, 또는 보고 싶거나, 그런 것도 아닌데. 가끔씩 잊어버리고 있다가 어딘가 닿았을 때, 아프다고 느낀다면, 그 부분이 아직 낫지 않은 상처를 가지고 있구나. 그러면 예민해질 수도 있겠다. 그런 마음이 오늘은 들었습니다.
가끔은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기억속에만 남은 것들도 있어요. 오랜만에 가보는 옛날 살던 곳이 아니라, 매일 보는 동네의 앞 길이라도, 작년과 올해는 다른 느낌입니다. 언젠가 집 가까운 곳에서 먹었던 어묵가게가 생각이 났는데, 그게 벌써 몇 년 전의 일이라서, 지금은 새로 지어진 반짝반짝 하는 느낌의 건물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 건물도 이미 지은지 몇 년 된 것 같아요. 더 오래전의 일들을 생각하면 최근의 일들은 아주 얼마전의 일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그것도 시간이 조금 지난 것들입니다. 가깝고, 멀고 그런 것들은 상대적이라는 것. 어디서든 시간이 지난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어느 날엔가 텔레비전 앞을 지나가는데, 전에 보았던 드라마가 재방송으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오래된 것 같은데, 하고 보니 십여 년 전의 드라마였어요. 기억은 그렇게 저장되지 않으니까, 다시 보기를 할 수 없고, 전에 본 드라마도 아, 그런 게 있었지, 는 기억하지만 저 때 어떤 장면을 어떻게, 그런 것들까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으니까, 다행입니다. 모든 것들을, 많은 것들을 하나하나 그대로 기억한다는 건 못할 것 같아요.^^;
2018년에는 이 날 첫눈이 내렸는데, 아침부터 대설주의보가 될 만큼 갑자기 눈이 많이 내렸다는 것도 조금 지나고 보면 어딘가 정리되지 않은 기억 속 공간에 들어갈 거예요. 그러다, 운이 좋으면, 시간이 지나서 언젠가 또 만날 수도 있고, 찾아볼 수도 있겠지요. 내년의 11월 24일이 되었을 때, 그 날엔 조금 덜 춥고, 기분 좋은 날씨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쓰다보니 12시 반, 이제 점심 먹어야겠어요.
오늘은 아침에 늦잠을 자서, 아침도 안 먹었거든요.
맛있는 점심 드시고, 기분 좋은 주말 보내세요.^^
오늘의 대설주의보 관련 뉴스는 이쪽 참조합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1&aid=0010487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