感性事典 2 [이외수 글모음 그리고 ....]   
달팽이 한여름의 고독한 여행자. 그러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집을 한번도 떠나 본 적이 없는 여행자. 눈보라 겨울이 깊어지면 바람의 함성을 타고 수 천만 마리의 백색 나비 떼가 어지럽게 난무하며 마을에 출몰한다. 눈보라다. 때로는 길이 막히고 통신이 두절된다. 시간도 깊어지고 그리움도 깊어진다. 진눈깨비 저물어 가는 겨울 풍경 속으로 쏟아지는 비창이다. 세월의 통곡이다. 목메이는 그리움이다. 쓰라린 아픔이다. 부질없는 사랑이다. 회한의 눈물이다. 시린 뼈의 신음이다.
사랑 반드시 마음 안에서만 자란다. 마음 안에서만 발아하고 마음 안에서만 꽃을 피운다. 사랑은 언제나 달디단 열매로만 결실되지는 않는다. 사랑에 거추장스러운 욕망의 덩굴식물들이 기생해서 성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나를 비우고 너를 채우려 할 때 샘물처럼 고여든다. 그 샘물이 마음 안에 푸르른 숲을 만든다. 푸르른 낙원을 만든다. 온 천지를 둘러보아도 사랑의 반대말이 없으며 온 우주를 살펴보아도 아름다움의 반대말이 없는 낙원을 만든다. 사랑은 바로 행복 그 자체이다. 구름 때로는 하늘을 떠도는 풍류도인이다. 허연 수염을 나부끼며 세상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고 있다. 때로는 슬픈 영혼의 덩어리다. 암회색으로 온 하늘을 지우고 깊은 우울 속에 빠져 있다. 때로는 범람하는 비탄의 강이다. 하늘 전체를 통곡 속에 잠기게 한다. 온 세상을 적시는 눈물로 소멸한다.
가을 영혼마저 허기진 시인의 일기장 갈피로 제일 먼저 가을이 온다. 고난의 세월 끝에 열매들이 익고 근심의 세월 끝에 곡식들이 익는다. 바람이 시리고 하늘이 청명해진다. 사랑은 가도 설레임은 남아 코스모스 무더기로 사태지는 언덕길. 낙엽이 진다. 세월도 진다. 더러는 소리 죽여 비도 내린다. 수은주가 떨어지고 외로움이 깊어진다. 제비들이 집을 비우고 국화꽃이 시든다. 국화꽃이 시들면 가을이 문을 닫는다. 허기진 시인의 일기장 갈피로 무서리가 내린다. 가을이 끝난다. 가을이 끝나도 외로움은 남는다.
낙엽 수확의 가을이 끝나면 나무들은 잎을 떨구어 자신들의 시린 발목을 덮는다. 바람이 불면 세월의 편린처럼 흩날리는 갈색 엽신들. 모든 사연들은 망각의 땅에 묻히고 모든 기억들은 허무의 공간 속에 흩어져 버린다. 나무들은 인고의 겨울 속에 나신으로 버려진다. 낙엽은 퇴락한 꿈의 조각들로 썩어가지만 봄이 되면 다시금 푸르른 숲이 된다. 숲의 영혼을 덮어주는 이불이 된다.
들국화 기러기 울음소리가 하늘을 청명하게 비우고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달빛을 눈부시게 만들면 바람에 실어보낸 그리움의 언어들은 그리움의 언어들끼리 모여 달빛에 반짝이는 詩가 된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안타까운 사랑도 아무리 벽이 높아 닿지 못할 사랑도 가을 들녘에 모여 꽃이 된다. 바람이 전하는 한 소절의 속삭임에도 물결같이 설레이며 흔들리는 꽃이 된다. 이름하여 들국화다. . . . ................
출처:본효아줌마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 1004의 아침 편지 **                                                                                                                 

       

                ..Essence of Snow                                     

 

                                                                                                   

  

     "창조(創造)란.. 또하나의 ..."

 

       
     
  왜 창조적이어야 하는가?
내가 생각해낸 이유는 두 가지다.
첫번째 이유는 바로 변화이다.
세상이 변화하고 새로운 정보가
자꾸 쏟아져나오기 때문에,
'어제의 해법'으로는 '오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두번째 이유는 재미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창조적 사고가 '정신적 섹스'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생각이라는 자손을
임신할 방법이 필요하다.
창조적인 사고가 바로 그 방법이다.

 

- 로저 본 외흐의《생각의 혁명》중에서 -

  

Apollo and Daphne,1908 / John William Waterhouse 

                                                           michel님 jpg  


 

  "앞으로도 한 1주일 집에 들어가지 못할 생각하고 다시 한번 

보충해서 기사 만들어 봅시다. 강경식 부총리의 증언은 아무래도...."

 

 동경에서 돌아와서 얼마 안되어, 특파원-정치-경제부등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긴글'을 쓸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는 윗선의 판단에 따라  '월간조선'에 지원가서 일을 할 때의 일입니다.

 얼핏 생각하면 매일 매일 기사 한줄로 승부를 거는 일간지와는 달리,

한달에 한번 있는 '긴글 몇편'의 마감이 훨씬 쉬울 것으로 생각

되지만, 그게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 

 

 지금 워싱턴에 가있는 강인선 특파원과도 이때 월간에서 꼬박 2 년동안 같이

앞뒤 책상에서 마주보고 일을 한, 전우(戰友)같은 선후배사이 입니다만

강 특파원이 최근까지 아뒤를 '데드라인(마감 시간) 인생'이라고 한 것도 저로서는 또 달리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답니다.      

 

  간기사는 근본적으로 '일간 기사'와 많이 다릅니다. 

꼭 두괄식 역삼각형이어야 한다는 일간지 스트레이트 기사의 형식을

따를 필요도 없고, 비교적 양의 구애를 받지 않아, 200자 원고지 60매,혹은 100매 짜리 일은 보통입니다. 

 이러다보니 통상 밖에서는, 월간 기사에 대해 그동안 알려지거나 보도된 일간지 내용이나 주간지 내용등을 편집하고 보충 취재 조금하면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지만, 그러나 여기에 소위 '상식'의 함정이 있습니다.

 허기사 저도 편집국에만 있을때는 10년 넘게 월간 기사가 그렇게 만들어지는줄

알았고 지금도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분들이 도처에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일을 해보니, 전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IMF가 터진 다음이던 1997년  당시..

하버드에서 막 돌아와 있던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과 같이

제 아이디어로 강경식 부총리, 김인호 경제수석, 이경식 한은 총재 이하 

재경원, 청와대, 한은 간부들을 일일히 찾아 다니며

'IMF의 진실'에 대해 선진국형의 '추적 기사'작업에 들어갔는데

막상 일을 벌여 놓고 보니 이것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일간(日刊) 기자야 사실 발표와 브리핑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그날' 캐리하고 나면, 좀 여유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나라 들어먹었다고 불명예 제대한 것으로 되어 있던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 이하 YS정권 실세들의 '숨겨진 이야기'

그것도 각종 형사 소송에 기소되어 당사자들이 살아있는 민감한

일이었죠. 도통 입을 안여는 것을 발굴 자료 들이대며 검찰식으로

취재해 나가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인터뷰 하고 자료 발굴하고 퇴고 하기를 준비기간까지 합쳐

약 1달 반여. 겨우 월간 다음판 마감때를 맞추어 나름대로 '정치 -경제-

특파원 시절의 총력'을 기울여 며칠밤을 새며 만든 1백여장이 넘는

'대작의 기사'를 '자랑스럽게' 조 당시 부국장에게 들고 갔습니다. 

 

 

 

 런데 기사를 본 조 부국장의 첫마디... 

"취재 부족이네. 이거 다시 씁시다"

 "예?  아니 그것이 아니고...사람들이 오프만 남발하고 대체 증언을 해주어야 말이죠. 이게 최선인데요. 이 대목은 의혹 정도로 제기하고 증언해준 코멘트 옆에 붙이는 것 이외에는 방도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요? 자 그럼 만난 사람들 증언부터 한줄씩 다시한번 체크해 봅시다"

"한줄씩요? "

 

  시 낮에는 취재하느라 돌아다니고 밤에는 기사를 '한줄씩' 녹음 풀어가면서

'사실 모자이크' 짜는 작업이 2주동안 계속 되었습니다. 물론 그동안 전혀 집에는 못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참다 못한 저는 조편집장에게 다시 찾아갔습니다.

  

기자 "편집장님 이거 이번달에는 아무래도 안되겠습니다. 기사 앞부분만 먼저 

이번달은 넘기고 저도 하루 이틀은 집에 좀 다녀와야겠습니다"

 

조편집장 " 그건 그거고. 강부총리의 증언에는 이런 부분에서 ....

내 기사라면 마 그렇게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경제부출신  전문가잖아요?

내가 쓰나? ... "

 

기자 " ..... --; "

   

떻게 되었냐구요. 결국 무려 3주를 '단 하루'도

당시 강동구쪽에 있던 집에 못들어가고 꼬박 밤을 새가며 작업을 한뒤 

겨우 기사를 탈고했습니다.  

 

그것이 'IMF의 진실- 대통령은 없었다'는 

연작 시리즈의 시작이었고,

결국 이 시리즈는

미국 씨티(citi)은행이 주는 세계 최우수 언론인상(1999 수상기준)을 

월간 기사로는 처음으로 수상했습니다.

통상 일간지 경제부 기자들이나

경제지 전문기자들이 받는 이 상을 월간 기사로

받은 것도 처음이었고, 아직까지도 없는 것으로 압니다 

  

  

세계보도부문 사진전 수상작 2004                    [본효님 블로그 펌]

수상부분 1st Prize Singles - Sports Action
작 가 명 Tim Clayton
소 속 명 Australia, the Sydney Morning Herald
작품소개 프랑스와 뉴질랜드 경기 중 스크럼 속에서 프랑스 팀 주장 Yannick Bru.

 

 

국 뉴욕에서 직접 상을 받게 되어 

출발하기 전날.

조촐하게 한국에서 가진 기념 리셉션에서 

수상자 연설을 하는 자리...'할말'(?)은 많았지만 연단에 올라가니

다른 것은 하얗게 생각이 나질 않고.....

 

"저는 지금까지 10년 넘게 정치부 경제부 특파원등

엘리트 코스를 다녀보았고, 특종도 낚는등

참 다양한 경험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10년 넘게 어깨 넘어 배운 것보다

더한 것을 지난 1년동안 저는 이분에게서 배웠습니다.

진정으로 '자유로운 기사'가 어떤 것인지를 말입니다..

 

제 기사였지만, 오늘 영예로운 언론상을 수상하게된 이 기사는

제가 쓴 것이라기 보다, 이분이 쓰신 겁니다.

이분께 이 상을 바칩니다"

 

그분이 지금 어디서 어떤 일을 하시든

그것과는 관계없이

저에게는 '창조적인 기사(記事)'가 무엇인지

선진국식 심층 추적 저널리즘(investigative journalism)

무엇인지 가르쳐주신 은사요 스승이십니다.  

 

 험과 기교, 연륜과 젊음이

' 지양 (aufheben) 점'에서 만날때....

 

 그것이 곧 '완성(完成)'으로 가는 길입니다.

  

   

                                                 1004 생각

한티스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알기쉬운 응급처치법

5분...환자의 심장이 멎은 뒤 사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입니다.
응급환자가 발생하였을 때?

병원쟁점 응급 환자가 발생하였을 때 <-클릭

서울 부산 광주 대전
경기 경북 경남 울산
전남 전북 강원 제주
충남 충북

사고
어린이 응급 처치법
중요 응급처치법
중독
눈의 문제
귀의 문제
이의 문제
머리의 문제
각종 테크닉
응급관련 상담 포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1. 토마토 : 붉은색을 내는 리코펜이 전립선암을 비롯한 각종 암 발생위험을 줄인다. 비타민 C도 풍부하여 감기바이러스와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준다. 다른 과일에 비해 칼로리도 낮아 다이어 트 및 당뇨병 환자에게도 추천할 수 있다.

 

2. 시금치 : 칼슘과 철분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들의 발육과 영양에 좋다. 비타민 A가 풍부하여 야맹증을 예방한다. 시금치나물 한 접시의 열량은 40 Kcal 로 살찔 걱정없는 저 칼로리 식품이다.

 

3. 마 늘 : 마늘에 들어있는 알리인, 스코르진, 알리신 등의 성분은 항세균 화학물로 식중독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 는 미생물에 대한 항균효과가 있다. 또한, 혈액중 콜레스테 롤을 낮춰주고 혈액순화을 원활하게 해서 심혈관질환의 이로운 식품이다. 따라서 육류나 회를 먹을 때 마늘과 같이 먹는 우리의 음식습관은 아주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

 

4. 녹 차 : 주성분인 폴리페놀성분이 발암물질과 결합하여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항암효과를 가진다. 녹차를 마시면 2시간이내에 혈관의 내피세포의 기능이 호존되어 혈관이 확장 된다. 따라서 협심증을 줄여준다. 차의 쓴맛과 떫은 맛성분은 위장 점막을 보호하고 위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녹차를 많이 마시는 지역에서는 위암 발생율이 낮다.

 

5. 적포도주 : 포도껍질의 자주색 색소가 강력한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포도주의 떫은맛을 내는 성분인 타닌 및 폴리페놀성분이 몸에 유익한 콜레스테롤 ( HDL )을 활성화 시켜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6. 견과류 : 땅콩, 호두, 잣등 견과류의 든 리놀렌산과 같은 불포화지방산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 ( LDL )을 낮춰준다. 또한 엘라직산은 암의 진행과 촉 진을 방해한다. 비타민 E가 풍부하여 노화억제 및 항암 효과가 있다. 일주일에 2∼4회 이상먹어야 효과가있고 땅콩알로는 25알 정도이다.

 

7. 연어(고등어) : 다량함유된 오메가 - 3 지방산이 혈중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동맥 경화증을 예방한다. 또한, 루푸스나 류마티스관절염 같은 자가 면역 질환을 일으키는 물질의 생성을 막아준다. 고등어는 오메가 - 3 지방산인 DHA 함유량이 연어의 2배 에 가깝다. DHA 는 기억 및 학습능력 유지효과가 있는것 으로 알려져 수험생들에게 특히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노인성 치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8. 블루베리(가지) : 보라색을 내는 안토시아닌계 색소가 동맥 경화를 예방하여 심장병 및 뇌졸중을 막아준다. 또한 바이러스 및 세균을 죽이는 효과도 있다. 가지의 보라색도 이와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어 블루베리 대체식품으로 이용할 수 있다.

 

9. 브로컬리(양배추) : 슬포라판, 인돌 등의 화학물이 유방암, 대장암, 위암같은 암발생 억제 효과가 있다. 섬유질, 비타민C, 베타카로텐이 풍부하다. 양배추도 브로첩??같은 효과를 나타내어 대체식품으로 이용할 수 있다.

 

10. 귀리(보리) : 베타 글루칸이라는 수용성 식이 섬유소가 해로운 콜레스테롤을 제거한다. 또한 포만감을 느끼게해 과식을 방지함으로써 다이어트효과가 있다. 나트륨에 길항작용을 갖고있는 칼륨이 풍부해 고혈압 및 심장병에 효과가 있다. 보리도 귀리와 같은 효과를 나타내어 대체식품으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보리에 있는 수용성 식이 섬유소는 섭취한 포도당 및 지방성분의 흡수를 늦추어 식후 혈당 상승 및 콜레스테롤의 상승을 억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문학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
박경리 지음 / 현대문학 / 2003년 4월
구판절판


모든 생명은 총체적으로서의 개체이며 총체느 개체로서 이루어지고 고리사슬에 엮여진 존재일 것입니다. 소설을 쓰는 작가는 고리사슬을 물어 끊으려는 모반자인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고리사슬이 풀릴 것을 두려워하여 합일을 치열하게 소망하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반역의 욕구와 개체에 대한 두려움에 보다 예민한 사람이라 해야 옳겠지요.-15쪽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공간의 확장을 뜻하기도 합니다. 아니 공간을 창조한다는 말이 적당하고, 작가는 문학적 공간을 확보하고 그곳에다 문학을 존재하게 하는 것입니다. 우주라는 공간이 없다면 존재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
작가는 상황과 방식과 현상을 끈질기게 추구하지만 공간이나, 생명의 본질, 삶의 본질인 시간에 대해서는 질문밖에 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16쪽

문학 그 자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존엄성 없이 투신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자신에 대한 존엄성이란 자유를 이르는 것입니다. 어떤 무엇에도 사로잡히거나 굴종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정당한, 대등한 평가야말로 존중하는 일이며 존중받는 일입니다. ... ...불우한 것이야말로 치열한 문학전신이 될지언정 처세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18쪽

어찌하여 생존보다 뽐내고 호령하고 지배하는데 그처럼 수백, 수천배의 재물을 낭비하는지, 실체보다 어찌하여 허상에 그토록 정력적인지요. 사람은 모두 저마다 유혹에 빠지기 쉽고 무한한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부인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문학은 그와 같이 인간의 욕망,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헤치고 부정을 하든 긍정을 하든 들어가보아야 할 분야입니다. 하기야 자신을 통하여 규명할 수도 있으나 그것이 허상임을 알리는 곳에 작가는 머물러야 할 것입니다.-19쪽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다만 방식이며, 상황이며, 형상입니다. 그것은 모두 시간의 껍데기지요. 나는 작가는 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모른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작가는 칠흑과 안개를 향해 왜냐고 묻는 사람입니다. 왜라는 질문이 없으면 문제는 없거나 종결되었음을 뜻합니다. 따라서 문학도 종결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생명은 엄연하게 생과 사의 상반된 것을 포태하고 있는 이상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멈출 수는 없는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이 문학의 골자로서 어떤 작품에서든 그 갈등과 모순, 운명과의 싸움은 전개되는 것입니다. ... ...문학은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하고 '왜'라는 질문 그 자체가 문학을 지속적으로 지탱하게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20~21쪽

옛날에 나는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세가지 유형으로 나누어본 적이 있습니다.
첫째는 자기자신의 삶을 예술로 승화한 사람들, 그러니까 인생 자체가 예술이라는 뜻입니다. ...둘째는 삶 속에서 이룩하지 못한 이상과 영원을 예술이라는 작업으로 재현하는 것, 이 경우에도 반드시 문학이나 미술이나 기타 예술행위에 한정된 것이 아닌 일이라 해도 좋고 자신에게 주어진 과업이라 해도 좋습니다. ... ...셋째는 알기 쉽게 말하면 속물의 삶이지요. 간단하게 예를 들자면 소설 속의 주인공을 모방하는 인생입니다. ... ...여러분들 중에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인생을 보는 눈이 정확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남을 모방하는 껍데기 소설을 안 쓰게 됩니다.-24~25쪽

문인인 사람이 작가를 보고 고독해서 어찌 혼자 사느냐고 묻습니다.
그럴 때 나는 대답할 바를 모릅니다. 고독하지 않고 글을 쓴다면 참 이상한 일이 아닙니까? 여러분은 좀 자주 고독해보세요. 고독하지 않고서 사물을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고독은 즉 사고니까요. 사고는 창조의 틀이며 본입니다. 작가는 은둔하는 것이 아니며 작업하는 것입니다. 예술가는 도피하는 것이 아닌 작품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27쪽

여러분들도 자기 나름의 문제를 생각해보고 자기 나름의 틀도 한번 짜보세요. 교본과 틀리다 해서 남이하는 말과 다르다 해서 갑먹을 필요는 없어요. 언제까지나 남이 만들어놓은 틀에 매달려있다 보면 창작의 길은 막혀버립니다. 보편성을 수립하면서도 창조는 늘 관례를 깨고 나가야만 해요.
... ...포크너는 "헤밍웨이는 성공한 작가이다. 그러나 나와 토마스 울프는 성공할지도 성공 안 할지도 모른다. 헤밍웨이는 사전에 없는 말을 쓸 용기가 없는 사람이다."
... ...외국에서 무슨 이론이 들어오면 알든 모르든 간에 그것을 틀로 삼고 본으로 삼고 본으로 삼는 한국의 고질적 문화 풍토에 젖지 말고 가장 친숙하며 잘 아는 자기 땅의 것을 그리고 내 것을 만드는 데서 여러분들은 출발해야 합니다.

... ...작가는 생각 속에서 범람하는 사물을 이성과 정열로써 골라내어놓고 그리고 나서 말을 찹아나서는 것입니다.-40~41쪽

말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아야 하는 사람이 작가입니다. 현실주의자는 가시 밖의 것을, 불확실성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바로 그곳을 헤메어야 할 사람입니다.-55쪽

어떤 경우에도 그것이 르포르타주가 아닌 이상 작가는 사실에 매달리면 안 됩니다. 근원적으로 창작이란 작가의 주관적 산물이니까요. 사실에서 자유로워지지 않는다면 작품도 어느 틀 속에 갇혀버리고 결국 진부한 얘깃거리가 되고 마는 거지요.
... ...
아까 문학을 위하여 기억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 하고 말했지요? 네, 그렇습니다. 작품을 쓰는 사람의 기억은 오히려 희미해진 편이 좋아요(내 경우는 그랬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자유로워지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집착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격동기나 변혁기에는 좋은 작품이 안 나온다는 말이 있지요. 그것은 사실에 사로잡히고 사실에 집착하니까 그래요.
... ...남을 흥분시키려면 자기가 냉정해야 합니다. 그것은 의도니까요. 작품도 의도가 아닙니까? 의도는 감정하고 다릅니다. 목적이 있지요. 희극배우가 남을 웃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자신은 울어야 합니다. 사감私感이 개입되서는 안 됩니다. 언젠가 공평성이란 말을 했지요? 작가는 작품에 임할 때 기를 모으듯 공평성에 집중해야하고 자신도 그 공평성에서 벗어나면 안 되는 거예요. 남에게 공평하지 못하고 자신에게 공평하지 못하다면 작품은 찌그러지지요.-63~64쪽

여러분 중에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론에 연연하면 안 됩니다. 사로잡히면 작품 못 써요. 사는 것을 생각하세요. 끊임없이 사는 모습을, 그리고 자연과 모든 생명의 신비를 감지해야 합니다. 넓고 깊게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이 그 속에서 이론이든 이치든 발견하십시오. 남이 간 길을 뒤쫓지 말구요. 대개 우등생이 작가로서는 시원치 않다는 점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입니다.-6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