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슈이치의 「7월 24일 거리」 &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커플부대와 솔로부대의 전쟁은 언제나 커플부대의 승리로 끝난다. 솔로부대가 아무리 발버둥을 친들 그것들은 모두 시기와 부러움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솔로부대는 절대 승리할 수 없는 운명을 지닌 이들이다.


하지만 언제나 패배하는 건 아니다. 솔로부대에서 커플부대로 옮겨가면 승리감을 맛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질투심에 몸부림칠 수는 없는 법, 그러니 속는 셈 치고 책에서 그 비법을 배워보자. 요시다 슈이치의 「7월 24일 거리」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실용서로 삼는다면 허전한 옆구리를 꽉 채워줄 수 있으리라.


인기가 왜 없을까?

질문 : 다음 설명을 보고 공통점을 찾으시오.

1. 인기 많은 남자가 좋다.

2. 남이 싫어하는 여자는 되고 싶지 않다.

3. 늘 들어주는 역할이다.

4. 의외로 가족 관계는 양호하다.

5. 첫 경험은 열아홉 살.

6. 타이밍도 좋지 않다.

7. 때로 순정 만화를 읽는다.

8. 밤의 버스를 좋아한다.

9. 아웃 도어는 싫다.

10. 실수하고 싶지 않다.


정답은? 「7월 24일 거리」에 나온 ‘인기 없는 여자’의 특징이다. 소설 속의 말이라고 하지만 솔로부대의 일원이라면 경청해볼 필요가 있는, 꽤나 그럴 듯한 말이다. 자, 그렇다면 솔로부대의 탈출은 어떻게 하면 되겠는가? 저것과 반대로 하면 될까?


글쎄, 그건 별로 현명한 생각이 아닌 것 같다. 소설에서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은 저것들이지만 그 뒤에 중요한 진실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 진실이란 무엇일까? 보이기에는 인기가 없는 여자 같지만 알고 보면 인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용기’가 없는 여자라는 것이다.


솔로부대의 특징은 무엇인가? 짝사랑 하는 사람이 있어도 가슴앓이만 하며 주위를 맴돌고 기적적으로 상대가 먼저 고백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때로는 친구가 내 대신 고백해주기를 바라는 어처구니없는 생각까지 품기도 하는데 이것들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고백할 용기가 없다는 것이다. ‘실수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내 주제에’하는 체념 때문에 스스로 솔로부대에 안착한 이들이여, 가슴이 뜨끔하지 않는가?


그 자식, 왠지 마음에 안 들어!

요시다 슈이치만큼이나 제인 오스틴도 「오만과 편견」에서 솔로부대에게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바로 ‘오만’과 ‘편견’을 지우라는 것!


책 속을 들여다보자. 다섯 명의 딸을 빨리, 그리고 좋은 곳으로 시집보내고 싶은 집안에서 자라난 엘리자베스는 언니의 전문 연애 상담가다. 그녀는 시시콜콜한 것들까지 다 분석해내고 상대방의 반응 등을 기막히게 포착해낸다고 자부하고 있는, 스스로 뛰어난 상담가라고 자화자찬한다. 하지만 아무리 상담 잘해주면 뭐하겠는가? 자신의 문제점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못하는 것을.


엘리자베스는 자신을 향한 다르시의 시선이 못마땅하다. 세상은 다르시는 두고 멋쟁이라고 말하지만 엘리자베스가 보기에 그는 무뚝뚝한데다 거만해 보이는, 한마디로 ‘꽝!’이다. 그래서 다르시라면 치를 떤다. 더욱이 다르시 또한 자신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여 다르시 이야기만 나오면 더 흥분하고 못 마땅해 한다. 한마디로 편견에 사로잡혀버린 것이다.


덕분에 그토록 꿈꾸던 백마 탄 왕자님과도 같던, 멋진 가문의 멋진 남자가 자신을 좋아해주는 걸 알지 못한 채 엄해도 너무 엄한 남자를 만나고 마는 엘리자베스. 아, 가련한 우리의 엘리자베스, 굴러온 복을 뻥 차더니 자신의 복까지 내던지는 불상사에 빠져버리고 만 것이다! 그놈의 편견 때문에!


내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

엘리자베스도 문제지만 다르시도 문제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엘리자베스가 분석한 대로 다르시는 약간 오만한 기질이 있다. 가문만큼이나 콧대 높은 자존심이 대단한 것이다.


그런데 이 남자가 큐피트의 화살에 엘리자베스를 사모하게 된다. 더욱이 자신을 지독하게 냉대하는 엘리자베스를 말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랑한다는 말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관계개선이라도 시도해봐야 하건만 하는 꼴이 영 말이 아니다.


다르시는 엘리자베스가 보고 싶다. 하지만 체면상 말을 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 콧대 높은 자존심을 유지하면서 만나거나 볼 수 있는 기회를 은근슬쩍 만들어 보려고 하는데 그 모습이 가관이다. 다르시의 행동을 요즘 버전으로 바꿔보자. 다르시는 엘리자베스에게 ‘전화주세요.’라고 문자를 보낸다. 엘리자베스가 전화를 걸어서 차가운 목소리로 왜 그러냐고 묻는다. 그러면 다르시 왈, “어? 문자가 잘못 갔네요.”라고 말하고 만다. 물론 그걸로 전화는 뚝….


다르시는 오만하다. 그렇기에 용기를 내야한다. 가면을 벗고 솔직한 마음으로 엘리자베스에게 다가가야 한다. 만나자는 말을 떳떳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평생 잘못 보낸 문자 타령만 하고 말 테니까. 솔로부대여, 이쯤에서 다르시의 이름을 자신의 것으로 바꿔보자. 어떤가? 공감이 가지 않는가?


우리의 만남은 세 번의 환생을 거친 것이니…

전철역에서 마음에 꼭 드는 이성을 만났다. 목적지에서 내리고 보니 그 이성도 그곳에서 내렸다. 나가는 출입구도 똑같고 정거장에서 타는 버스도 똑같다. 이쯤 되면 운명을 생각할 만하고 그래서 한 가지 약속(?)을 한다. ‘같은 정거장에서 내리면 말을 걸어보자!’ 무슨 일인지 같은 정거장에서 내렸다. 그러자 약속은 다른 약속으로 이어진다. ‘다음에 다시 만나면 말을 걸어보자!’ 글쎄, 그런 날이 올까?


언젠가 유행한 말 중에 ‘난 너를 만나기 위해 세 번을 환생했다’는 것이 있다. 솔로부대에게 엄청난 지탄을 받았지만, 사실 이 말은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자, 이런 마음가짐을 갖자. 지금 그 사람을 보기 위해 세 번 환생했다는 생각을 갖고 돌아보자. 뭔가를 하지 않을 수가 없고 좋게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용기를 내야한다. 그것이 힘들지라도 용기를 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백날 ‘꽝’이다. ‘오만’과 ‘편견’도 마찬가지다. 지우자. 살면서 마음에 드는 사람 만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처구니없는 이유들 때문에 그 사람을 놓친다면 얼마나 후회하겠는가. 후회는 약도 없는 불치병이다. 그러니 「7월 24일 거리」와 「오만과 편견」을 교재삼아 늦기 전에 서두르자.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잊지 말자. 만남을 위해 세 번 환생했다는 사실을. 말도 안 된다고? 그렇다. 말이 안 된다. 하지만 ‘당신은 평생 솔로부대에 있어야 할 팔자’라는 말보다는 믿고 싶지 않은가? 그러니 믿자. 그리고 옮겨가자. 커플부대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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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프레이야 > 새 책 <사라진 책의 역사>

[책세상] 사라진 책의 역사 / 뤼시앵 폴라스트롱
장서 불태우는 '인간의 광기'
'분서갱유' 포함 각국 도서관 파괴 역사
체제 바뀔때마다 '책 홀로코스트' 계속

책의 홀로코스트(대학살)사를 쓴 '사라진 책의 역사'를 읽고 가장 기뻐할 사람이 떠올랐다. 바로 분서갱유(焚書坑儒)의 주인공 진시황제이다. 법가를 숭상했던 진시황제는 법과 명령이 바로서기 위해 책을 불태우는 결단을 내렸다. 세상 사람들은 지금도 그의 진심은 몰라주고 대표적인 폭군으로만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 뤼시앵 폴라스트롱이 쓴 이 책을 넘기다 보면 진시황제보다 더 악랄하게 책을 학살했지만 역사의 그늘에 묻힌 선·후배들이 즐비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고대 도서관 중 가장 방대한 양의 장서를 자랑했던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기원전 48년 카이사르의 침공으로 파괴된다. 알렉산드리아 세관은 항구를 통해 들어오는 짐을 뒤져 사소한 두루마리 하나라도 발견되면 원본은 압수하고 사본만 돌려주면서까지 책을 모으는 데 신경을 썼는데도 말이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 시대 도서관이 단 하나도 남지 않은 이유는 체제가 바뀔 때마다 파괴 의례를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책이 왜 이런 혹독한 운명을 치러야 했을까? 책은 역사적으로 권력과 밀접한 상관 관계를 맺어왔다. 책을 소유한 자가 세상을 소유한다. 바꿔 말하면 '나의 적이 가진 책은 곧 나의 적이다'는 생각이 진리로 통해 왔다.

이 책은 책을 소유하려는 열정 이상으로 장서를 파괴하는 인간의 광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책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책을 열심히 모으고 다시 파괴하는 일을 반복하는 이상한 존재들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를 점령한 독일군이 톨스토이 박물관에 머물 때였다. 그곳 직원이 책을 불태우는 대신,나무하러가기를 권유하자 독일군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톨스토이의 이름과 관련이 있는 것은 뭐든지 다 땔감으로 쓸 생각이오." 할 말이 없다.

제국주의뿐만 아니라 종교도 상대의 책을 그렇게 파괴했다.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도들은 모두 유일한 책을 신봉하는 사람들이었다.이들의 신앙은 다른 책들은 파괴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장구한 도서관 파괴의 역사는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 미국 도서관협회 웹사이트에는 그날 지구상에 어떤 장서가 불타 없어졌는지 알려주는 코너가 있을 정도이다. 작가는 세계 언론이 이라크 도서관 파괴 소식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 데 아쉬움을 표시한다. 우리는 또한 작가에게 유감이다. 중국과 일본에 정통한 작가는 강대국으로 급성장 중인 중국에 언젠가는 프랑스가 약탈해 간 고서적이 반환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다. 하지만 한국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바로 저자의 나라 프랑스가 병인양요 때 강화도에 상륙해 외규장각 서적 중 귀중한 책들을 골라 약탈하고 나머지는 불질러 버렸는데도 말이다. 저자의 한국에 대한 무관심을 성균관대 이춘희 명예교수의 '한국의 책 파괴 역사'도 실려 다소 메워주고 있지만 여전히 아쉽기만 하다.

과거에 행해진 엄청난 책 파괴 사건도 디지털화로 인해 종이책이 겪고 있는 위기에 비하면 덜 심각하게 여겨진다. 종이책은 분명히 사라질 것이다. 그 때에도 인류는 장서가들이 가졌던 열정을 그대로 소유하고 있을까? 동아일보사/이세진 옮김/2만5천원. 박종호기자 nleader@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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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바람구두 > [헌책방 고구마] 헌책과의 구수한 데이트 고구마와 하세요!

[헌책방 고구마] 헌책과의 구수한 데이트 고구마와 하세요!
 
 
- 정도영 기자

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 1번 출구로 나와 농협방향으로 동행인과 두어 마디 너스레를 떨다보면 왼편으로 헌책방 고구마의 첫 번째 창고가 나타난다. 그리고 건물 밖까지 책을 꽂아둔 창고 위에 “지식연대/ 정보연대/ 정서연대/ 문화연대/ 생명연대/… 창고형 헌책방 고구마”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글 바다(?) 간판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그곳 헌책방 고구마가 이 달의 문화발전소로 지정된(?) 곳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헌책방 고구마는 모두 네 곳의 창고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철역을 기점으로 하여 첫 번째 마주하는 곳이 바로 중고등 학생용 참고서, 수험서, 사전류들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다. 창고 입구부터 기자가 중고등학교 시설만 해도 필수품이었던 성문기본영어에서 정석수학까지 정겹지만 다시 들춰보기는 좀 머뭇거려지는 수험서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며 얌전히 쌓여 있다. 수험서 창고에서의 정겨움과 반가움이 고조를 이루기도 전에 우리는 두 번째 창고 앞에서 입을 다물 수 없게 된다. 바로 수험서와는 대치되었던 그래서 더 애착이 갔던 ‘만화’ 책들과 각종 잡지들이 차마 다 꽂히지도 못하고 길바닥까지 나와있으니 말이다. 이곳에서는 새소년에서 나온 각종 만화책들과 『보물섬』까지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최근 폐간을 알려 마니아들을 슬프게 한 영화잡지 『키노』도 눈에 띈다. 사실 기자의 눈에 익은 책들은 아주 소량에 지나지 않는다. 도대체 언제 만들어지고 언제 없어졌는지도 모르는 듣도 보도 못한 책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때마침 창고 정리하던 날이라 꼭꼭 숨어 있던 책들이 창고 앞 보도를 막고 헌책 특유의 향내를 뿜어내고 있다.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가던 길을 멈추고 이 책 저 책을 고르며, 특별히 찾는 책을 고구마 식구들한테 물어보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맛보기일 뿐. 일반 성인 남성의 걸음으로 한 열 걸음만 더 가면 세 번째 창고 소설류, 인문학 등의 책이 보관된 종합 매장이 지하에 위치한다. 이곳이 바로 문학인은 물론 예비 문학도, 각계 연구자들이 주로 들르는 곳이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부터 줄줄이 책이 쌓여 있다. 지하의 습기 냄새가 오래 묵은 종이냄새와 절묘하게 조화되어 헌책의 묘약처럼 방문객들을 금새 헌책에 매료되게 만들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인문학 관련 논문에서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즐겨있던 시집이니, 소설책이니, 또 요리책, 여행가이드북, 심지어 대학교지, 과 학회지까지도 접할 수 있다. 책장과 책장 사이에도 책들이 쌓여있어 사이사이를 누비며 원하는 책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지나가다 떨어뜨린 책들을 제자리에 쌓아 놓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기어이 찾게 된 책과의 만남은 정말이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다. 또 추억이 담긴 이런 저런 책들을 발견하고, 꺼내어 낯익은 표지를 대면하거나 쌓인 책들 사이에 쭈그리고 앉아 잊지 못할 지면을 찾아 읽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고구마에서는 헌책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여느 대형 도서박람회를 관람하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단, 유의할 점은 꺼내 읽은 책은 반드시 제자리에 꽂아 둬야 한다는 것.

어린이 책들과 전집류를 보관하고 있는 네 번째 매장은 길가에 위치한 다른 매장들과 달리 주택가로 좀더 들어가야 한다. 그곳에는 아직 채 정리하지 못한 책들이 창고 바닥에서 천장까지 꽉 채워져 있다. 50년대 후반에 발간된 완역판 세계문학전집은 물론, 계몽사, 금성출판사로 대표되던 어린이 세계명작동화전집들도 눈에 들어온다. 사실 이곳은 단골이 아니면 접근이 쉽지는 않다.
이렇게 네 곳의 창고에 보관된 책들은 무려 35만권. 그러니 자료수집이 많은 각 분야 교수님들, 헌책 애호가 사이에서는 이미 고구마의 명성이 입소문으로 쫙 퍼져있다. 10년이 넘는 단골들도 100여 명에 이른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작가회의 이라크 파견문인 오수연씨도 이곳 단골이란다. 이외에도 고구마는 4만장 정도의 LP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판매는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어디서 냄새를 맡았는지 방송국 음악 담당 PD들이 와서 대표님을 조르고 졸라 끝내 원하는 LP를 구해가기도 한다.

설마했던 그 책까지 바로 보내드립니다
이런 고구마가 세간의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인터넷 사이트를 오픈하고 온라인 구매가 가능해지면서다. 고구마는 1984년 ‘중앙서적’이란 이름으로 출발했다. 사실 아직도 법적으로는 ‘중앙서적’이라는 딱지를 달고 있다. 그러다 97년 인터넷 사이트를 오픈하면서 고구마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은 것이다. 이범순 대표는 고구마로 이름을 짓게 된 배경을 “일단 우리 것 같은 느낌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장백산, 고구려 등 20여 개 중 인터넷 시대에 맞춰 젊은 세대 감각에 맞은 것으로, 쉽게 기억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책하고는 전혀 안 어울리는 엉뚱한 것을 골라서 지은 것”이라고 전한다.

온라인 고구마에서는 원하는 책을 도서명, 저자, 출판사로는 물론, 출판년도, 번역자로도 검색이 가능하며, 재고 확인된 책은 온라인에서 바로 구매가능하며 입금만 확인되면 4일 이내에 집안에서 받아 볼 수 있다. 또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하고 직접 찾아가서 책을 확인하고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턱대고 방문해서 원하는 책 목록을 고구마 식구들한테 들이밀면 두어 시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다. 그렇다면 책을 찾는 사람도, 책을 사는 사람에게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여러 권의 책을 구입하고자 하면 미리 주문하는 것이 고구마에서의 기본 에티켓이다.
그렇다면 온라인 헌책방이 어디 고구마뿐인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북○○, 책○○ 등의 온라인 헌책서점들이 많다. 그러나 고구마가 돋보이는 것은 바로 ‘헌책의 다양성’에 있다. 보통 헌책방들이 잘 나가는 책만 골라서 갖다 놓는 반면 고구마에는 이범순 대표가 20년간 지역을 가리지 않고, 가정집, 출판사, 고물상까지 직접 뛰어다니면서 구해온 고서, 희귀본, 절판본 등 흔히 만날 수 없는 책들하며, 혹 재고가 없는 것들도 게시판으로 부탁하면 설마 했던 책들까지 모두 만날 수 있다. 궁금하시면 지금 바로 들어가 보시라.

끝으로 고구마 인터넷 사이트 개편 소식 하나 더. 고구마 사이트는 97년에는 고구마를 단순히 홍보하는 수준이었고, 98년에 검색기능과 온라인 구매기능을 추가한 이래 한번도 보완 된 적이 없다. 하지만 학문의 경계가 허물어져가고 다양해졌기 때문에 분류코드도 더 세분화할 계획이란다. 특히 새로 개편된 사이트에는 경매 기능도 추가된다고 하니 원하는 책에 직접 가격을 매겨 흥정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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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_ 헌책방 고구마 이범순 대표 인터뷰

 설립동기
원래 시를 좋아했어요. 청계천이니, 동네 헌책방이니 많이 돌아다니면서 신동엽 시인의 책도 많이 봤죠. 그러면서 헌책방의 매력과 재미를 알게 됐고 군대 제대하고 그냥 헌책방을 직접 차려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헌책의 매력은
일단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죠. 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혀 예상치도 못한 보물급 책을 만난다는 거예요. 우리나라는 책 판매주기가 짧아요. 신간은 더욱 그렇고요. 금방 나왔다가 금방 절판되죠. 근데 헌책은 수십년 전 것도 만날 수 있어요. 그리고 전 주인의 흔적 체취도 느낄 수도 있죠. 의미 있는 밑줄이라던가 낙서 같은 거요. 또 뒷장 한쪽에는 단편적인 일기 비슷한 것도 있고요. 사랑했던 사람, 미워했던 사람에 대한 단상들도 만날 수 있고, 그런 즐거움이 짭짤하죠. 한 번 맛을 보면 환자가 되고 저도 환자예요.

 헌책에 담긴 추억 하나
70년대 말 김지하의 『오적』을 울면서 읽었어요. 그래서 청계천 헌책방을 모조리 뒤지면서 돌아다녔는데도 못 샀어요. 결국 한 헌책방에서 베끼는 데만 5천 원을 줬죠. 그것도 빨리 베끼라고 재촉하는 주인의 구박을 받아가면서 말이죠. 그 당시 김지하 시집은 판매 금지서라 한 권에 2~3만원도 더 했죠. 그래도 못 구했으니.

 운영하면서 보람과 힘든 점
시간이 돈인 요즘 세상에 몇 시간씩이고 검색하고, 찾아와서 기어이 원하는 책 찾아가는 손님들 보면서 힘도 받고 보람도 느껴요. 하지만 어렵게 구한 책을 도둑 맞을 때는 힘이 빠지죠. 옛날에는 학생들 많이 잡았어요. 아이들은 잘 가르치면 가능성 있잖아요. 유치하게 부모님께 돈 요구하고 그런 건 안 하고 두 달 내내 반성문 써오게 했죠.
 밥 먹여 가면서 말이죠. 하하하. 사실 보안 카메라도 사다 놨는데, 고민되더라고요. 카메라를 단다는 것이 야박해 보이기도 하고, 저희 가게 찾아오는 손님들을 예비 범죄자 취급하는 것도 할 도리가 아닌 것 같고. 잃어버리는 게 더 나은가 싶기도 해서 지난 겨울에 사다놨는데 못 달고 있어요.

 앞으로 고구마의 운명은
솔직히 욕심은 있어요. 저도 장서 몇 백만 권에 도전하고 싶어요. 하지만 보관부터 시작해서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그래도 목표는 확실히 가지고 있어요. 규모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빠르면 내년쯤에 지역에 폐교 하나 얻어서 헌책 박물관을 만들 거예요. 폐쇄적이거나 일부 마니아들만의 놀이터가 아니라 일반 대중들 누구나 쉽게 접근해서 책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할거예요. 역시나 도둑이 겁나긴 하지만.
 
출처 : 컬쳐뉴스(http://www.culturenews.net/read.asp?title_up_code=201&title_down_code=005&article_num=709&page=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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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파워 브랜드 그들의 성공 드라마

코카콜라의 진실
콘스턴스 헤이스 지음|김원호 옮김|북@북스|545쪽|1만7000원
구글, 성공 신화의 비밀
데이비드 바이스 등 지음|우병현 옮김|황금부엉이|479쪽|2만원


미국 애틀란타에 있는 코카콜라 본사를 방문했을 때다. 샘물처럼 솟아나는 코카콜라를 마음껏 마셔가며, 한때 코카콜라가 ‘신비의 영약(靈藥)’ 대접을 받았고 소화제로 팔렸다는 역사를 구경할 수 있었다.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 네온사인으로 현란하게 치장하거나 온갖 기괴한 장난감으로 가득 채운 사무실. 모터로 조류(潮流)를 일정하게 흐르게 만들어서 마치 러닝 머신의 원리처럼 운동을 할 수 있게 만든 미니수영장. 게다가 이발소와 안마 시설까지 있는 회사. 모두 “즐겁지 않으면 창의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창업자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코카콜라가 120세의 할아버지로 ‘전통산업’을 대표한다면, 구글은 8세의 어린이로 ‘IT산업’의 선봉 역할을 한다. 코카콜라가 자본주의의 상징이라면, 구글은 정보화사회의 첨단을 달리고 있다. 그런 두 회사의 뿌리를 다룬 책이 동시에 번역·출간됐다.

지난해 코카콜라는 악재의 연속이었다. 급기야 시장점유율과 시가총액 모두 경쟁업체인 펩시에 밀려 업계 2위로 내려앉았다. 창립 120년 만에 위기를 맞은 코카콜라가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해낼지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뉴욕타임스 기자였던 콘스턴스 헤이스의 유작(遺作) ‘코카콜라의 진실’은 회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해줄지 모른다.

책 곳곳에는 코카콜라 원액의 탄생, 1900년대의 소다수 판매점, 역동적인 보틀링(bottling) 체계, 세계로의 확장, 그리고 최대의 실패작이라 할 수 있는 뉴코크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겨있다.

코카콜라가 대중음료수로 널리 알려진 것은 마케팅의 힘이었다. 특히 1931년 미국의 대공황기 때는 산타클로스 이미지를 광고에 도입하여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고 있던 사람들에게 작은 사치를 누릴 기회를 선사했다. 당시 겨울철 판매증대 전략을 고민하던 회사측은 산타클로스를 광고에 등장시키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이에 비해 구글은 갓 태어나 힘이 넘친다. 1뒤에 ‘0’이 100개나 붙는 큰 숫자를 뜻하는 ‘구골(googol)’을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추진하던 프로젝트를 ‘구글’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 그대로 사명(社名)이 된 회사. 창업 후 7년밖에 안된 지난해부터 ‘구글 쇼크’로 거론되는 엄청난 힘으로 전자상거래, 유통, 통신, 출판, 부동산, 광고 등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영토 확장을 하고 있다. 현재 구글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고, 주식 가치가 GM과 포드를 합친 것보다 더 큰 기업이 됐다.

‘구글, 성공 신화의 비밀’은 1995년 봄 스탠퍼드대학에서 창업자인 래리와 세르게이가 만났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 지부터, 무료로 제공되는 유명 요리사의 최고급 호텔식 점심식사, 터치패드로 작동하는 화장실 등 구글의 은밀한 내부 모습도 담았다. 거대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맞서 싸우는 핵심 전략까지, 기업 성장 소설을 읽는 것처럼 재미있게 얘기하고 있다. 저자들은 비용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최고로 하는 입소문 마케팅을 구글에서 배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창업 7년 만에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부호 26위(세르게이 브린)와 27위(래리 페이지)에 오른 공동창업자의 성장 과정과 사생활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최홍섭기자 hs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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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3-27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글성공신화의 비밀 궁금했어요

stella.K 2006-03-27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땡겨요.^^

Mephistopheles 2006-03-27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공도 성공이지만...확실히..때를 잘 만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stella.K 2006-03-27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것도 무시 못하죠.^^

암리타 2006-03-28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가용
 
한국 현대 대표 희극선
정진수 엮음 / 연극과인간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오래 전 로드무비님으로부터 이 책을 선물로 받았을 때, 난 이 책의 제목이 '희곡선'인 줄만 알았다. 그도그럴 것이 우리나라 여타의 잘 알려진 희곡 작가들의 작품을 하나로 묶었으니 희곡집이 맞지 않은가? 그런데 다시 자세히 보니 이것은 '희곡집'이 아니라 '희극집'이었다.

희극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재밌고, 웃기고, 풍자와 해학이 있는 뭐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피상적인 것 말고 그것을 연극으로 형상화 했을 때 어떤 느낌으로 와 닿을까를 생각해 볼 때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여러가지 느낌으로 와 닿았다. 7편을 담았으니 일곱색깔 무지개라고나 할까? 어떤 것은 풍자로, 어떤 것은 희극 같은데 비극을, 어떤 것은 묵직한 주제를 각각 말하고 있었다.

먼저 이근삼의 <국물 있사옵니다>를 보면 우리나라의 출세지향적인 사고가 주인공 김상범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이끌어 가고 있는가를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게 여러가지의 것을 복선으로 깔면서 관객(또는 그의 글을 읽는 독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제목에서 암시하듯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하기 보단 여타 주변의 것 이를테면 양심과 도덕을 묻어두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출세를 지향해 가는 모습은 우리 사회에 나타난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가 있다.

또한 <토끼와 포수>는 재혼의 문제를 경쾌한 필치로 재치있게 그려내고 있는데 1965년도에 초연됐으니만큼 그 시대의 재혼에 대한 사람들의 사고방식들이 잘 표현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로부터 40년이 지났으니 당시엔 역작으로 인정 받았을지라도 지금은 뭔가 새롭게 씌여져야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차범석의 <바람분다, 문 열어라>는 그의 명성 못지않게 커리어의 강점을 잘 살린 작품이 아닐까도 싶다. 그는 방송국의 제작부장과 편성국 국장을 지녔다고 하니 방송국의 생리를 좀 잘 알까. 그래서 등장인물 오영숙의 캐릭터가 교양프로의 MC가 아니었을까. 이 작품은 페미니즘적 요소와 민주화의 암울한 시대를 살아왔던 사람이 이 세상을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설득력있게 보여주기도 하지만 더불어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나름대로 잘 녹아든 작품이 아닐까 싶다.

윤대성의 <출세기>는 무너져 내린 광산에서 극적으로 구조돼 매스컴을 타고 유명인사가 돼나가 어떻게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것을 읽으면서 성경의 탕자의 비유가 자꾸 오버랩되었다. 하지만 매스컴의 단발성과 그것에 이끌려가는 인간 군상을 다루는 점에서 이 작품은 그저 재미만을 추구해서 볼것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

또한 이강백의 <마르고 닳도록>은 내가 7편의 작품 중 가장 애착을 가지고 읽었던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강백은 내가 속한 드라마팀과 인연이 깊어 그의 작품 <셋>을 팀원들이 연기한 경험이 있다. 그때 그 연극을 보면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이 작품도 전작에 못지 않은 강한 흡인력이 있는데 우리나라 애국가를 싸고 50년이란 시공간을 아우르며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이토록 풍자적으로 잘 다룰수 있을까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였고, 작가의 작품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였다.

이만희의 <개띠 위에 용띠>는 정말 재미있다. 연극의 성패에 있어 배우의 연기력, 연출의 연출력도 무시못하지만 내가 희곡을 써 봐서 일까? 등장인물이 어떤 캐릭터를 가지고 어떤 말을 구사할 것이냐는 것은 항상 피해갈 수 없는 고민거리다. 등장인물의 말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작품을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작가의 말맛은 한마디로 시원하게 끊여낸 북어국맛이라고나 할까?

끝으로 장진의 <아름다운 사인>은 작가로, 연출가로, 영화감독겸 제작자로 그가 얼마나 다재다능하며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6명의 자살에 대한 장진 그만의 재치가 잘 녹아든 작품이다.

이렇게 나는 7편의 작품을 읽어 가면서, 우리나라에 희극이란 분야가 그다지 많이 발전되지 않았음을 새롭게 알았다. 해설을 맡은 연극평론가 김미도씨는 그것을 사회의 암울한 배경을 간과하지 않고 있는데, 옛날 우리 광대패들은 삶이 어렵고 척박 할수록 웃음으로 그것을 풀어내기도 했지만, 70년대의 독재와 80년대의 민주화 과정에서 가장 정의를 많이 부르짖었던 분야가 있다면 문학 및 예술 방면이 이니었나 싶다.

그것이 아니었으면 타는 듯한 가슴을 삯혀낼 수 없었겠지. 그러다 보니 자연 작품은 어둡고 경직되었던 것 같다. 90년 문화의 시대가 꽃을 피우면서 문화, 예술 방면에 다양한 컨텐츠와 시도들이 돋보이기 시작했고 오늘 날 그것의 발전과 시도들은 가히 눈이 부실 정도다. 그 가운데 웃음이 문화의 한 코드로 자리잡은지는 당근 오래고.

아마도 연극에서 희극적 요소들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갈 것이다. 그것을 지켜 보는 것도 즐거운 기대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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