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 여자, 돈, 행복의 삼각관계
리즈 펄 지음, 부희령 옮김 / 여름언덕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우선 솔직히 말하면,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것은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패러디 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가 얼마나 좋은 작품인데 이것을 거기에 비하랴?  그리고 톨스토이는 인간의 가치를 그 책에서 설파했다. 그런데 이 책은 여자의 존재를 돈에 국한시켜 바라봤다는 것인데 거기에 굳이 이만한 제목이 필요했을까? 어설픈 제목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자는 무엇으로 사냐니...(심하게 말해서) 사육에 필요한 그 무엇을 연상시킨다.  차라리 그냥 직역했더라도 낫지 않았을까? 하기야 이만한 제목을 가져야 사람들이 좀 보지 않을까란 마케팅 전략이 숨어있는지도 모른다. 요즘엔 웬만한 제목 가지고는 꿈쩍도 않하니까. 그래도 전략이 너무 드러나 보인다. 그리고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사실 한가지. 나 역시 돈으로부터 자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또 한번 차갑게 마주했다는 것.

이 책은 여자가 돈이나 경제에 관해 얼마나 취약한 존재냐라는 것을 동어반복적으로 말하고 있다. 그리고 끝에가서 돈이 인간의 행복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라고 맺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이 정말 말하고자 했던 건 뭐였을까? 좀 더 총체적인 고찰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정말 돈이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돈 없이는 살 수 없다. 우린 이것에 너무 많이 갈등하고, 상처 받아왔으며, 시달림을 받았다. 도대체 그 놈의 돈이 뭐길래...솔직히 경제 관념이 여자가 남자 보다 떨어진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아직도 우리나라 여자들 중엔 계는 알아도 펀드는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 하니까. 경제관념이 없는 것엔 아마도 여자와 남자의 성역할이 오래전부터 굳어져 온 관습 때문인지도 모른다. 남자는 수렵생활을 해 왔고, 여자는 집안을 돌봐야 했던 그렇고 그런 것 말이다. 하지만 오늘 날엔 이 성역할을 특별히 규정짓지 않으려 한다. 여자도 바깥에 나가 돈을 벌 수 있으며, 남자도 가사 일을 전담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 여자들도 경제관념이 생겨지기 시작했다. 돈을 버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 이혼도 당당하게 요구할 수도 있게 되었다. 서로 마음에 안 드는 상대랑 한 지붕에서 사는 것도 고역이겠지만, 이혼 하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 책엔 다소의 헛점도 있어 보인다. 이 책이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은 저자가 이혼을 서두로 꺼냈는데, 왜 이혼하게 되었는지를 의도적으로 배제 하면서 이혼이 결정되자 그때부터 자신이 얼마나 돈에 대해 개념없이 살아왔는가를 자각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난 오히려 저자가 왜 이혼을 했을까가 궁금했다. 그리고 이혼했을 때 경제적인 측면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따져 나갔다는 말은 언급되어 있지 않고 그냥 여자와 돈에 대해서만 서술해 갔다. 그점을 고려했더라면 이 책은 미덥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돈이란 건 인간의 삶 전반에 미치는 것인데, 왜 결혼 하면서 이 사람과 결혼하면 경제적으로 어떻게 될까를 고려하면서, 이혼하면 어떻게 될까를 고려하면 안되는 것인가. 물론 그렇다고 돈 때문에 이혼을 못하는 것도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결혼은 신중하게 하되 이혼 역시 신중해야 한다는 점에선 중요한 것이고, 전통적으로 이 부분이 잘 다뤄지지 않는 것만큼 이 책 또한 그것을 벗어나고 있지 않아 아쉽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여자도 돈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것일까? 회의가 들었다. 물론 모르면 안 되겠지. 그러나 모르는 사람에 대해 좌시하거나 동물 보듯하지는 말아 줬으면 한다. 솔직히 나도 펀드란 말을 들은지는 불과 얼마되지 않는다. 그러자 그것을 가르쳐 주었던 후배는 어떻게 그걸 모를 수 있냐고 이상한 눈초리로 나를 보는 바람에 좀 무안해 졌다. 자본주의 사회인만큼 그 패러다임으로 보면 난 정말 영 이상한 사람인게지. 하지만 인간을 돈으로만은 규정할 수 없는 것 또한 인정해야 하지 않는가. 그 친구는 펀드는 잘 알런지 모르겠지만 다른 것은 잘 모를 수 있다. 그리고 그 친구가 모르는 걸 나는 잘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좀 이렇게 넓게 보면 안되는 걸까?

여자의 가사노동을 돈으로 환산할 때 93만 원이라는 말을 몇 년 전에 들었다. 그것을 어디가서 보상 받을 수 있을 것인가? 결국 같이 사는 사람이 인정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같이 사는 사람이 그 여자에게 어디 나가서 돈도 못 번다고 타박하면, 타박하는 그 사람도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 뜨리는 행위라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그 사람은 단순히 여자가 돈을 못 번다는 것 하나만을 보겠지만, 여자는 돈 못 버는 것 자체가 불만스러운 것이 아니다. 돈을 벌겠다고 하면 아마도 남자 보다 더 잘 벌 것이다. 그러면 남자들은 그런 여자에게 독종이라고 하며 자신의 열등감을 그런 식으로 분풀이 하겠지. 여자의 불만은 하나다. 인정 받지 못할 때 화가 나는 법이다. 남자가 잘 할 수 있는 것과 여자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융합해서 서로 상부상조하고 평화공존 하고 싶다는데 그런 식으로 한가지만 보고 무시하면 화나지.

여자는 모성본능이란 게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여자는 무엇으로 사냐구?" 묻는다면 그건 필시 돈으로 사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의 노동으로 가정이 화목하고 건강하다면 그것으로 사는 거 아닌가? 결국 사랑으로 사는 것이겠지. 그러므로 남자들 여자 고를 때 그녀가 현재 돈을 잘 버느냐 못 버느냐 가지고 내조의 잣대를 들이대지 말며, 여자가 피치못할 사정에 의해서 이혼했을 경우 그 여자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때까지 국가는 이혼수당을 지급해야 할 것이다. 여자의 인정 받지 못한 가사노동 93만 원을 위하여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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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4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7-01-15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문제죠. 이혼의 경제학 같은 거 쓰는 사람 없나요? 가급적 돈 때문에 이혼하진 말자. 뭐 그런 내용의...
아, 저도 늦었네요.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7-01-15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시작이 창대하면 결말은 비극
  • 하지현이 쓰는 우리 시대의 중독 16 '작심(作心)' 중독

  •  
    •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원대한 신년 계획부터 세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며 일단 ‘44’ 사이즈 옷부터 사는 사람, 또 갖고 있는 라이터와 담배를 남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쓰레기통에 처박으면서 금연을 선언하는 사람. ‘이제는 동북아 시대’라면서 중국어 학원을 찾아간 사람은 ‘6개월을 미리 등록하면 2개월이 무료’라는 말에 과감히 신용카드를 꺼내 듭니다. 어차피 1년 이상 다닌다는 포부니까요. 극적으로 새해 선언을 하기 위해 정동진까지 가서 해돋이를 맞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거창하게 시작하지만 매년 그 끝은 어떻죠?

      ‘작심삼일’이란 말이 있듯, 시작은 카리스마 넘치지만, 그 결심이 한 달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바로 작심의 아픔입니다. 매년 새로운 결심을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바빠서, 힘들어서, 혹은 그냥 시들해져서 등등 다종다양한 이유로 포기해 버립니다. 원대했던 목표는 허공으로 연기와 같이 사라져버립니다. 그러면서도 정초에 뭐라도 하나 결심을 하지 않으면 허전하니 왜 그런 것이죠. 정초만 되면 찾아오는 ‘작심 중독’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안될 줄 알면서도 자꾸 작심을 하는 이유는 인간은 꿈을 꾸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꿈을 꾸고 있는 동안만큼은 행복하거든요. 지금까지의 삶이 재미없고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의지박약을 탓할 것이라는 뻔한 드라마의 결말을 알면서도 매해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사람으로 환생하고픈 변신의 환상이 스멀거립니다. 주저하며 미루던 변신의 첫 발자국을 떼는 데는 새해 첫날만큼 상징적으로 좋은 날이 없지요. 거기다가 연말의 흥청거리는 주지육림의 분위기가 ‘이래서는 안돼’라는 변화의 동기가 됩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불편하고 괴롭기는 하지만 지금 나름대로 안정적이거든요. 독재국가에 사는 국민들이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아이러니와 같이 인간의 본성은 뒤틀렸고 문제가 많지만 자리가 잡힌 현재의 균형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급작스러운 변화를 추구하게 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강한 본성의 저항에 부딪히게 되지요. 새해가 온 것은 그저 상징적인, 심리적 의미만을 가질 뿐 그 어떤 실질적 강제력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젠장 알았어! 그냥 이렇게 살다 죽을래’라며 새해부터 해장술로 시작할까요. 너무 재미없겠지요. 꿈을 꾸지 못하는 인간은 앞으로 나아갈 동력이 없는 자동차와 같습니다. 이렇게 해보면 좋겠습니다. 구체적 목표보다는 추상적인 화두를 정하는 것입니다. ‘행복, 자유, 세계 평화’와 같이 올 한 해 동안 내 마음속에서 되새겨보면서 삶의 지표가 되는 한 단어나 한 문장을 정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큰 주제어를 정하는 거죠. 옷으로 말하면 일종의 ‘드레스 코드’ 이고요. 그리고 삶을 그 단어에 맞춰 조금씩 바꿔 가는 것이지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면 도리어 저항이 먼저 생깁니다. 차라리 새해에 평소 신경 쓰지 못했던 삶의 방향과 인생의 비전을 떠올려 보는 것, 이것이야말로 변하기 힘든 당신의 인간성에 큰 울림 한 번 주는 일이 될 것입니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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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연극 사귄다
  • 신간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서점에선 연극으로 홍보
    극단도 이름 알리는 기회
  • 김기철기자 kichul@chosun.com
    • 정유란/배우
    • 이번 주말 강남 교보문고와 종로 영풍문고를 찾는 독자들은 모노 드라마 한편까지 공짜로 즐길 수 있다. 서점에 들른 독자들을 대상으로 연극을 통해 새 책을 홍보하는 ‘연극 마케팅’이 선보이기 때문이다. ‘여름언덕’ 출판사가 극단 ‘아이’와 함께 강남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서점에서 올리는 모노드라마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다. 저자 사인회와 강연회, 전시회가 주종을 이루는 출판 마케팅 분야에서 대형서점 매장의 연극 공연으로 신간을 홍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잡지 편집장 출신의 미국인 리즈 펄이 200여 명이 넘는 세계 여성을 인터뷰한 뒤 돈에 대해 지니고 있는 두려움과 환상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으라고 권한 책이다. 극단 실험극장의 ‘조선제왕신위’와 홍상수 감독 영화 ‘극장전’에 출연한 배우 정유란(30)씨가 주역을 맡았다. 15분 분량으로 하루 4차례 공연한다.

    • 극본을 쓴 극단 ‘아이’ 대표 강태준씨는 “생활 현장에서 연극을 알리는 기회로 삼고 싶다. 7월에 극장에서 정식으로 이 작품을 공연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상덕 여름언덕 마케팅팀장은 “주 독자층인 30대 여성에게 어떤 방식으로 책을 알릴까 고민하다가 연극을 생각했다”고 말한다.

    • 창단 10년째를 맞은 아이는 작년 ‘부유도’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부터 전통연희 분야 선정작에 뽑혔고, 올해 일본공연에도 나서는 대학로 소장 극단이다.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공연은 6일 오후 3시 강남 교보문고, 7일 오후3시 종로 영풍문고, 12일 종로 반디앤루니스 13일 잠실 교보문고, 14일 코엑스 반디앤루니스 서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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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아이 여자아이 - 유치원생에서 고등학생까지
    레너드 삭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아침이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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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교육서를 읽었다. 저자의 교육심리학적인 접근이 흥미롭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밑줄을 쫙쫙 쳐 가면서 읽었다.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을 누가 모르는가? 새삼스럽다 싶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개념 정리가 안 되있고 그저 막연하고 뭉뚱그려서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책 한번 읽어주면 아, 맞아. 그렇지! 하며 머리가 맑아진 느낌이랄까?

    90년대를 지나는 동안 한때 주일학교 교사로 고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친 것이 있었는데 그 이후 아이들을 더 이상 상대해 본적이 없는 나에게 새삼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난 90년 대 독서계를 풍미했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나온 이후 남자와 여자가 어떻게 다른가에 관심이 많았다. 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결혼과 연애의 관점에서 남녀가 어떻게 다른가를 고찰했다면, 같은 주제이되 이 책은 그것을 교육적 관점에서 다뤘다는 것에 관심이 갔다. 이 책의 전제는 남자와 여자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점을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새로운 교육의 길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간단치 않았던 사춘기 시절의 학교생활을 떠올렸고, 그다지 학교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 스스로를 아웃 사이더로 규정하고 다녔던 내 지난 날이 새삼 쑥스러워 졌다. 그때 학교가 나를 조금만 보듬어 줬더라면, 지나치리만치 주눅들어 나 자신을 과소평과하며 학교를 다닐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학교는 이러이러한 구조와 울타리를 쳐놓고 이것에서 조금만 빗겨서 있거나 떨어져 있으면 열등생이라고 규정짓기를 좋아한다. 그것이 학생에겐 얼마만한 스트레스가 될 것인지에 관해서는 학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뇌의 구조가 다르고, 사고체계가 다르고, 행동반경이 다른데 어떻게 그것을 똑같은 잣대로 학생들을 보고 다룰 것인가? 같은 학생이라도 남자 선생이 바라보는 것이 다르고, 여자 선생님이 바라보는 것이 다른데 학생을 대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나마 문제는 학교에서 남선생의 비율보다 여선생의 비율이 훨씬 높다는 것도 교육이 개선해야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책은 남자는 남자답게 가르치고, 여자는 여자답게 가르치라는 것인데 이러면 페미니스트들의 반감을 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반페미니즘을 말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것에 맞는 교육을 시키자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교육은 어떠한가? 지난 2,30년전만해도 남학교와 여학교의 구분은 확실했다. 하지만 오늘날 남녀공학을 실시하는 학교가 그렇치 않은 학교에 비해 높아지고 있다. 그것의 취지는 남녀가 함께 경쟁하며 조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키자는 것이었는데, 결과는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물론 그 장점이 없진 않겠지만, 저자가 여러 많은 학자와 조사해 본 결과 성정체성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의 수가 점점 어려져 가고 있고, 너무나 쉽게 어린 나이에 성경험을 하고 혼란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부모의 자녀 양육태도도 저자는 문제 삼는다.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제제하지 못하고 권위가 없어진 관계로 아이들은 점점 부모를 대하는 태도가 갈수록 버릇이 없어짐은 물론, 비만의 속도와 우울증약을 먹는 아이가 갈수록 늘어 났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는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일까? 나의 변변치 않은 주일학교 교사생활이 떠올랐다. 선생이 워낙에 출중(?)해서인지, 아님 시원치 않아서였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만났던 아이들은 대체로 좋은 아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아이들과 함깨 하다보면 뜻이 안 맞는 경우도 아주 가끔은 발생 하는데 그때 한 아이가 나에게, "선생님은 너무 권위적이세요."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 학생은 그것이 아주 안 좋은 뜻으로 사용했겠지만, 나는 이 말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늘 날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쓰는 언어는 아주 많이 신사적이고 부드러워졌다. 그것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이 달달하고 부드러운 것 때문에 얼마나 아이들을 잘못된 관념을 갖게 만들었는가를 나는 알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엄해서도 안될 것이다. 적어도 우리의 아이들이 선생님은 친구라고 생각하고, 우리의 부모들을 친구라고 생각하는 그 잘못된 망상을 갖게 했다면 그것은 아이들 자신의 문제라기 보단 그런 착각을 심어준 그 사람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교사는 교사이고, 부모는 부모이다. 오늘 날 잘못된 '평등'이란 개념하에 우리의 지난 가치들이 얼마나 많이 무너지고 있는지 객관적인 눈을 가져야 한다.

    책은 연구서로나 대중서로서 결코 손색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보수적인 성향이 다분하다. 우린 지난 세기동안 구세대적 교육가치를 폄하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 날 그것이 과연 나쁘기만 했는가에 대한 반성과 자성의 움직임이 또한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개혁을 부르짖었지만 실패만을 거듭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 책이 미국 사람에 의해 씌여진만큼 미국의 교육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인데, 오늘 날 글로벌리즘을 감안할 때 이 책이 꼭 미국의 현실만을 보여준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도 무서운 속도로 그것을 따라잡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의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나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은, 이렇게 남녀의 성차를 인정하고 그것에 맞는 교육을 해야한다면, 21세기 여성화된 리더십이란 것도 재고의 여지는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남성적 리더십과 여성적 리더십은 함께 공존해야 할 것이지 어떤 리더십이 어떤 리더십 보다 더 우위를 점령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 편향적이고 지나친 이분법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또한 요즘들어 독신의 인구가 많아지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기는 안 갖겠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 또한 시급히 시정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기만을 아는 사람이 이 사회를 점령하게 된다면 그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자기분열을 초래할 것이다. 더불어 같이 희생하며 사는 것은 결코 혼자 방안에서 깨달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말이 있다. 아이를 많이 나아 본 사람은 정신병에 걸릴 확률이 거의 없다고 한다. 끊임없이 돌봐야하고 희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를 돌보지 못한 사람은 자기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정신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할 수만 있으면 성차를 인정한 연애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성차를 알고 교육을 하는 훌륭한 교사와 부모가 많이 나와야 할 것 같다. 그저 무장적 대학만 보내 놓으면 자기 할 일 다했다고 생각하는 교사와 부모에게 이 책이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고의 전환의 기폭제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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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대선…‘시나리오 경영’으로 불확실성 대처
  • 조선일보·LG경제硏 ‘한국경제 10대 트렌드’
  • 신지은기자 ifyouare@chosun.com
    박래정 연구위원·LG경제연구원 
    •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는 한물갔다. 새해엔 ‘포스트 브릭스’다. 카자흐스탄·베트남·남아공·터키가 세계의 돈을 끌어모으는 신흥 시장으로 부상한다. 불확실성에 가득찬 시대. 대선 변수까지 가세해 한치 앞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시나리오 경영’ 전략을 들고 나와 안개 속을 헤쳐나간다. 리스크 테이킹(위험을 무릅쓴 도전) 대신 ‘가늘고 길게’ 현상이 경제·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며, 재테크 대신 세(稅)테크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다…. 이상은 올해 한국 경제를 휩쓸 거대 조류(潮流) 중 일부일 뿐이다. 새해가 오리무중처럼 느껴질 분들을 위해 조선일보와 LG경제연구원이 함께 ‘한국 경제 10대 트렌드’를 점쳐 보았다. 이 예측을 나침반 삼아 격랑의 2007년을 성공적으로 헤쳐 나가시길!

      국경을 넘나드는 서비스 관광객

      할아버지는 싱가포르에서 심장병 수술을, 아버지는 호주에서 골프를, 어머니는 일본에서 명품 쇼핑을, 아들은 미국에서 영어 연수를 받는 장면이 익숙해진다. 일명 ‘서비스 관광객’들의 급증. 이들은 값 싸고 질 좋은 서비스를 위해 국경을 넘나들고, 해외의 신종 서비스 상품을 인터넷으로 즉시 구입한다. 게다가 최근의 원화 강세는 서비스 관광객을 더 증가시킬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올해 서비스수지 적자는 무려 20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다.

      무선(Wireless)시대 선(線)은 가라!

      통신 강국 한국이 본격적인 무선시대를 맞는다. 이동통신사들이 제3세대 통신인 HSDPA(고속영상이동통신)기술에 ‘올인’하면서 상대방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영상 전화가 보편화된다. 달리는 차 안에서 주식 거래는 물론 산꼭대기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다. 손 안의 인터넷, 와이브로(휴대 인터넷) 기술도 진화를 거듭함에 따라 선으로 인터넷에 연결하는 컴퓨터는 곧 박물관에서나 만나 보게 될 전망이다.

      돈 쓰는 중국인이 몰려온다

       ‘차이나 바람’이 어느덧 한국에 상륙했다. 대학 캠퍼스, 고급 호텔, 서울의 패션 중심 거리에서 중국어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중국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 소비형’ 중국인들도 늘고 있는 것. 이미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중국인은 8만여 명으로 전체 외국인 수의 60%에 달한다. 8년 전에 비해 6배 늘어난 수치. 최근의 트렌드는 중국인들의 이미지가 과거 생계형 조선족 노동자에서 돈을 쓰러 오는 소비자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재테크에서 세(稅)테크로

      전문가의 영역이던 세금이 일반인들의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10만원의 정치 후원금을 내면 11만원을 소득공제로 돌려받는 절세 기술이 유행을 하더니 이제는 일반인들도 정기예금이나 적금을 가입할 때도 소득공제·비과세 등의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게 됐다. 여기에 종합부동산세가 결정적으로 세테크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수도권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이미 ‘세금 박사’가 됐고, 변호사들이 독점하던 동창회장 자리도 속속 세무사로 바뀌는 등 세무 전문가 특수(特需)시대를 맞고 있다.

    • ‘시간 도우미’ 전성시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에 육박하면서 노동생산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일해서 받을 수 있는 시간당 몸값이 올랐다는 말. 하지만 반대로 시간을 들여 고민해야 할 선택지가 많아졌다. 여행지를 고를 때도, 책을 살 때도, 영화를 볼 때도 수천 개 메뉴가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선택의 고민을 덜어주는 도우미 서비스산업이다. TV가 책을 골라주고 인터넷 사이트가 가격을 비교해주며, 증권분석가들이 블루칩 시황을 알려주고 있는 것. 돈만 내면 쇼핑도, 집안 일도, 이혼 상담도, 심지어 부모 역할까지 대행해준다.

      ‘포스트 브릭스’가 뜬다

      브릭스(BRICs)에 이어 ‘포스트 브릭스’(카자흐스탄·베트남·남아프리카공화국·터키 등)가 뜬다. 지난 3~4년 동안 세계의 투자자금이 깔때기처럼 모여들었던 브릭스였지만 지금은 ‘레드오션’(과당 경쟁시장)으로 변해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소비시장, 풍부한 천연자원, 탄력받는 성장률을 갖춘 ‘포스트 브릭스’는 투자자들에게 신선한 먹이일 수밖에 없다. 브릭스 시장 초창기에 머뭇거리다 투자 기회를 놓쳤던 우리 기업들은 올 한 해만큼은 신(新)시장에 먼저 깃발을 꽂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시나리오 경영

      새해처럼 기업하기 힘든 해가 또 있을까. 지난해 기업의 발목을 잡았던 환율·유가·북한핵·정책 불확실성에 이어 대선이라는 새로운 변수까지 가세했다. 전 세계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부동산시장의 향방은 오리무중이며, 원화는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새해엔 ‘시나리오 경영(Scenario Management)’이 풍미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 변화의 조짐을 미리 인식해 변화에 따른 대응책을 다양하고 순발력 있게 가져 가는 경영전략을 말한다. 2007년은 수많은 경우의 수를 상정한 다면적 시나리오가 필요한 한 해가 되겠다.

      인생 2막(노후 계획) 열풍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평균 수명의 연장은 은퇴 후 긴 노년에 대한 우려를 급격히 확산시켰다. 하지만 올 한 해는 노년에 대한 우려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나서는 ‘노후 계획 붐’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정년을 맞이하는 50~54세 연령층이 올해 330만명으로 2년 전보다 15%나 늘어난다. 이에 따라 노년의 생활비나 창업자금 마련을 위한 ‘퇴직 펀드’가 상종가를 칠 것이다. 은퇴시기에 맞춰 매년 주식과 채권 편입비율을 조정하는 ‘라이프 사이클’ 펀드도 지난해 7400억원대 규모에서 올해 몸집을 훨씬 키울 전망이다.

      가늘고 길게… 위험기피 사회

      878.6 대 1. 지난해 중앙선관위 9급 공채시험 경쟁률이다. 공무원은 대학생 직업 선호도 조사에서 단연 최고 순위를 기록하고 결혼을 앞둔 처녀 총각들 사이에 1등 배우자감으로 꼽힌다. 젊은이들이 돈·승진·성공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선택하는 ‘가늘고 길게’ 현상은 새해에 더욱 심화된다. 위험을 각오한 도전정신이 한국 경제와 사회 전반에서 사라져 간다. 도전하지 않기는 기업도 마찬가지. 지난해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0.4%로 전년의 11.6%에서 뚝 떨어졌다. 투자를 하지 않아 현금은 쌓여만 간다. 올해도 이 같은 위험 기피 풍조가 계속되며 창업가 정신을 더 위축시킬 전망이다.

      하류(下流)사회의 확산

      치열한 취업전선에서 고생하느니 주유소·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것이 인생 속 편하다는 대학 졸업자. 느긋하게 공부해도 갈 수 있는 한 등급 아래 대학을 찾는 고교생…. 일본의 장기 불황이 낳았던 ‘프리터족(취업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할 때만 일하는 사람)’이 한국에도 전염되고 있다. 일할 의욕, 배울 의욕 등이 낮아 무관심하고 냉소적인 인간 그룹인 이른바 ‘하류사회’가 확산되고 있는 것. 저성장이 고착되면서 나타난 새로운 풍속도다. 뚜렷한 이유 없이 일자리 찾기를 중단한 사람이 작년 말 현재 126만명에 달하고, 새해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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