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엄마가 이모네에 다녀오시더니
아롱이가 암에 걸렸단다.
아롱이는 이모네가 키우는 개다.
순간 쿵하고 가슴이 내려앉았다.  

늙어서 심장이 안 좋아 수술이 가능할지도 불투명하고,
그에 따라 암 제거 수술이 가능할지도 판명날 거라고 했단다.
병원에선 안락사를 권하기도 하더란다.

확실히 낫는다는 보장도 못하고,
이모 역시 연로해 병수발들기가 쉽지 않아
안락사도 생각해 보지만,
이모의 하나 밖에 없는 내 이종사촌은 펄쩍 뛰더란다.
그도 그럴 것이 가능한 치료 방법을 써 보지도 않고
안락사부터 생각한다는 게 용납이 안되는 것이다.

물론 그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게 옳은 생각인지는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고통 중에 있을 아롱이를 생각하면
생명만 연장시킨다고 능사는 아니지 않는가?

또한 이모 혼자 연로한 몸으로 병수발을 감당하게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아롱이겠지만 
아롱이가 무엇을 알겠는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엄마는 이모네를 다녀오고 나서
그저 우린 (아직) 그런 일을 겪지 않음을 감사했다.
물론 우리 집 다롱이는 아직까지는 건강한 편이긴 하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가 없다.
그저 예전에 우리가 키웠던 제니 같기를 바랄 뿐이다.

제니는 사는 동안은 건강하게 살다가
마지막은 신음 신음 앓다 잠자듯 죽었다.
다롱이도 그러길 바라는 것이다.  
아무튼 남의 일 같지가 않아 마음이 무겁다.

 

그러던 중 어제는 모 연예인의 개가 사람을 물어 죽는 사건이

벌어지자  개에게 목줄 착용은 물론 미착용시 개주인에게

벌금을 무겁게 물도록하자는 애완견 관리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았고,

오늘부터 연명 치료를 거부할 수 있는 '웰다잉법'이 시범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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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0-23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를 잘못 키운 사람들 때문에 한동안은 반려견 주인들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겠어요. 목줄한 개를 무서워서 피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stella.K 2017-10-24 14:10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야.
우리나라에 로봇 강아지 유행하면
그거로 몰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이렇게 분쟁이 많아지면 말야.
그러면 유기견이 지금 보다 많이 나올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우리나란 애완동물 산업이 너무 무분별한 상황에서
이 문제는 언제고 터질 문제란 생각이 들어.
독일 같이 좀 철저해질 필요가 있다고 봐.

hnine 2017-10-23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려견들도 사인을 보면 암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하더라고요.
생명...이보다 더 귀하고 뭉클한게 있을까요. 그게 누구의 생명이던간에요.
개 산책 할때 목줄 착용은 필수인데...저도 지금 막 저희 집 강아지 데리고 산책 다녀왔어요.
아롱이, 어쩌나요.

stella.K 2017-10-24 14:11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조금 아까 엄마가 이모랑 통화하셨는데
수술도 어렵다고 하네요.
죽을 날만 기다리는 상황인데
너무 고통스럽지 않게 죽으면 좋겠는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