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엄마가 이모네에 다녀오시더니
아롱이가 암에 걸렸단다.
아롱이는 이모네가 키우는 개다.
순간 쿵하고 가슴이 내려앉았다.
늙어서 심장이 안 좋아 수술이 가능할지도 불투명하고,
그에 따라 암 제거 수술이 가능할지도 판명날 거라고 했단다.
병원에선 안락사를 권하기도 하더란다.
확실히 낫는다는 보장도 못하고,
이모 역시 연로해 병수발들기가 쉽지 않아
안락사도 생각해 보지만,
이모의 하나 밖에 없는 내 이종사촌은 펄쩍 뛰더란다.
그도 그럴 것이 가능한 치료 방법을 써 보지도 않고
안락사부터 생각한다는 게 용납이 안되는 것이다.
물론 그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게 옳은 생각인지는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고통 중에 있을 아롱이를 생각하면
생명만 연장시킨다고 능사는 아니지 않는가?
또한 이모 혼자 연로한 몸으로 병수발을 감당하게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아롱이겠지만
아롱이가 무엇을 알겠는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엄마는 이모네를 다녀오고 나서
그저 우린 (아직) 그런 일을 겪지 않음을 감사했다.
물론 우리 집 다롱이는 아직까지는 건강한 편이긴 하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가 없다.
그저 예전에 우리가 키웠던 제니 같기를 바랄 뿐이다.
제니는 사는 동안은 건강하게 살다가
마지막은 신음 신음 앓다 잠자듯 죽었다.
다롱이도 그러길 바라는 것이다.
아무튼 남의 일 같지가 않아 마음이 무겁다.
그러던 중 어제는 모 연예인의 개가 사람을 물어 죽는 사건이
벌어지자 개에게 목줄 착용은 물론 미착용시 개주인에게
벌금을 무겁게 물도록하자는 애완견 관리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았고,
오늘부터 연명 치료를 거부할 수 있는 '웰다잉법'이 시범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