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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피겨스
테오도르 멜피 감독, 타라지 P. 헨슨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음.. 나쁘지는 않았다.
일단은 소재 자체가 흥미롭지 않은가? 미항공우주국 나사를 배경으로 했다는 것도 흥미롭지만 흑인 그것도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거 보고 나면 역시 기분은 별로다.
모르는 사람은 억압 받은 흑인의 이야기를 다뤘다고 높은 점수를 주려는가 본데
이건 전형적인 허리우드 영웅주의를 다룬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도 치사하게 그 영웅주의에 흑인을 이용했다는 것.
60년대. 물론 흑인 노예해방은 됐다지만 대신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시절이다.
흑인도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그거야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 거고, 여전히 가난과 범죄로 내몰리던 시절 아닌가?
이 영화는 온갖 차별을 이기고 똑똑함으로 미국의 주류사회에 뛰어든 흑인의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좀 더 강한 고발정신을 담아어야 했다고 본다. 그런데 요즘 영화의 흐름이 전반적으로 그렇긴 하지만 쇼적인 측면이 더 강해졌다. 그래서 시종 밝은 톤이다. 그 시절 흑인도 그렇게 불행한 것마는 아니라는 것을 애써 보여주려고 한다.
뭐 그것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케빈 코스트너가 유색인종 화장실 팻말을 망치로 떼려 부수는데 어찌나 작위적이던지 미국 ㅅㄲ들은 자신들이 흑인을 핍박해 온 역사를 이런 식으로 후려치는구나 좀 가증스러웠다. 그러면서 이제는 흑인더러 너희들이 흑인이라면 똑똑하기라도 해라. 그럼 길은 열릴지도 모른다는 걸 암시하는 것도 같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든 평범한 사람이 잘 사는 나라가 좋은 나라다.
미국은 이제 TV 시리즈지만 영화<뿌리>나 스파이크 리의 일련의 흑인 영화를 기대하면 안 되는가 싶다. 그런 영화 정신이 없다. 영화 <헬프>도 겉만 흑인 영화지 속은 백인 영화다. 두 영화 모두 그냥 초콜릿 입힌 바나나 같은 영화일 뿐이다.
미국은 팍스 아메리카나를 그리워 하는 것 같다. 갈수록 그때의 향수가 영화에 짙게 베어난다. 그래도 출연진들의 연기는 좋다. 어쨌든 여성 영화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