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문학상] 최종심 후보작 12편 확정

정미경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김종광 ‘낙서문학사’ 최종심 합류

2006 동인문학상 최종심 후보작 12편이 확정됐다.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박완서 유종호 이청준 김주영 김화영 이문열 정과리)는 최근 제9차 심사독회를 갖고 정미경 소설집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생각의 나무)와 김종광 소설집 ‘낙서문학사’(문학과 지성사)를 최종심에 합류시켰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출간된 신간 소설 단행본 40여 권을 놓고 매달 독회를 가진 심사위원회는 이미 ‘그 여자의 자서전’(김인숙) ‘신(新)기생뎐’(이현수) ‘왈릴리 고양이 나무’(조용호) ‘페스트’(최수철) ‘달려라, 아비’(김애란) ‘보이지 않는 손’(복거일) ‘펭귄뉴스’(김중혁) ‘소설 쓰는 밤’(윤영수) ‘틈새’(이혜경) ‘딸꾹질’(송은일) 등 10편을 최종심에 올려놓았다.

정미경은 등단한 지 5년 만에 장편 ‘장미빛 인생’으로 오늘의 작가상, 단편 ‘밤이여, 나뉘어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 2000년대 문학에서 가장 무서운 속도로 뜬 여성작가다. 최종심에 오른 소설집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는 각기 다른 단편들을 실었지만, 기본적으로 ‘일상의 가면 뒤에 숨은 삶의 실체’를 세련된 냉소주의로 그려냈다.

▲ (왼쪽부터) 정미경, 김종광
“여성주의 소설은 흔히 풍속에 저항하거나, 그 풍속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뉘는데, 정미경 소설은 풍속 넘어서기를 보여준다”(유종호)

정미경 소설의 남다른 특징은 ‘이국적인 것의 내면화’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동안 외국을 무대로 한 한국 소설은 외국 풍경과 겉돌았지만, 정미경 소설을 읽다 보면 우리가 가는 외국이 전부 우리 삶의 현장인 듯 느끼게 한다.”(박완서)

김종광의 소설집 ‘낙서문학사’는 ‘입심이 좋은 젊은 작가의 등장’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문학은 낙서에서 출발했다’는 관점으로 제도화된 문학의 고정 관념을 뒤집으면서, 다층적이고 다성적인 소설 구성을 실험한 소설집이다. “소설을 쌓았다가 허무러뜨리는 기법이 주목할 만하다. 자본에 침식당한 문학의 상업주의를 비판하면서, 경건한 문학의 불필요한 측면도 공격한다. 하지만 최근 우리 문학에서 보기 힘든 따뜻함도 보여준다.”(김화영)

“김종광은 구어체 소설의 색다른 맛을 보여준다. 우리 소설은 전부 ‘다’로 끝나니까 낭독하기에 좋지 않다. 나도 어미 변화를 준 구어체 소설을 써보았는데 200자 원고지 50장을 넘어가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김종광의 형식 실험은 대단하다.”(이청준)

박해현기자 h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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