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동인문학상 심사위원!

올 여름 읽을 최고의 소설 다 모였네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박완서·유종호·이청준·김주영·김화영·이문열·정과리)는 오는 10월 최종심에서 수상작을 결정한다. 심사위원회는 그 동안 7차례 심사 독회를 가진 끝에 현재까지 최종심 후보작 8권을 골랐다.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당신, 올 여름엔 이들 후보작들을 섭렵하면서 동인문학상의 향방을 나름대로 가늠해보는 것이 어떨까.

1월 독회에서 뽑힌 후보작은 김인숙 소설집 ‘그 여자의 자서전’(창비), 조용호 소설집 ‘왈릴리 고양이 나무’(민음사), 이현수 장편소설 ‘신(新) 기생뎐’(문학동네). ‘그 여자의 자서전’은 “개인의 곰삭은 삶을 통해 곱씹어진 공적 세계를 잘 소화한 작가의 솜씨가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왈릴리 고양이 나무’는 “작은 주제를 놓고 깔끔하게 쓰는 작가의 작품집”이자 “단편소설의 미학을 복원하는 모범생 같은 단편소설집”으로 불렸다. ‘신 기생뎐’은 장편 가뭄에 시달리는 문단에 내린 단비처럼 여겨졌다. “독자뿐만 아니라 소설가들도 전부 봐야 할 소설이다. 기생의 소리, 춤, 음식, 어느 하나라도 소홀함이 없이 다 맛을 부여해서 재미있게 썼다.”


2월 독회의 주인공은 최수철의 장편소설 ‘페스트’(문학과지성사)와 김애란의 소설집 ‘달려라, 아비’(창비). 1980년대부터 묵직한 소설을 발표해 온 최수철은 “현대인의 정신적·심리적 공황과 우울증, 그로 인해 야기되는 자살 충동 등 현대인의 병리를 심도 있게 다뤘다”는 평을 들었다. 1980년대에 태어난 신예작가 김애란은 심사위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상황 속에서 어떤 말이 태어난 것이 아니고, 말 한 마디를 표현하기 위해 상황을 만든다. 장면만 제시하고 지나가는 TV 드라마와 같은 소설”이란 것.

3월 독회에서 후보작을 고르지 못한 심사위원들은 4월에 복거일의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손’(문학과지성사)을 최종심에 올렸다. “복거일은 소설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지식과 야만(맹신)의 대립을 그리려고 했다. 우리 사회를 끌고 가는 민족주의적 정서, 감정적 분노와 싸운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것이 아닌가.”

5월 독회에서는 젊은 작가 김중혁의 소설집 ‘펭귄뉴스’(문학과지성사)가 씩씩하게 최종심에 올랐다. 정보화 시대 이전의 삶과 사물의 가치를 유비쿼터스 세대의 감각으로 재조명한 책이다. “인터넷 시대의 문학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끼게 한다. 소재가 참신하고 문장에 속도감이 있다.” “정말 재미있다. 파편화된 사물과 우연을 연결시키기 위한 필연의 지도를 찾는 정신의 유희라고 부를 수 있다.”

이어 6월 독회에서 윤영수의 소설집 ‘소설 쓰는 밤’(랜덤하우스 중앙)이 선정됐다. 종합병원의 4인 병실에 입원한 환자와 그 주변 인물들이 얽히고 설키는 세태소설집이다.“요즘 작가들은 자기 얘기하기 바쁜데, 윤영수는 전지적 작가의 시점을 보기 드물게 활용했다. 등장 인물들을 장기 두듯 다루는, 이처럼 당당한 작가는 근자에 처음 본다.”

박해현기자 h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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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7 15: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6-07-07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