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질문하게 하는 책을 골라라

자기계발서 잘 골라 잘 읽는 법

달고 부드러운 것만을 좋아하지 말라

자기계발 서적이 대단히 가벼워지는 경향이 있다. 변화에 대한 강박과 나아질 것 없는 일상의 괴리가 피로감으로 몰려오면서 술술 넘어가는 책들이 선호되고 있다. 그러나 책을 덮자마자 책의 내용이 가볍게 증발해 버려서는 안 된다. 실행은 단단해야 한다. 그것은 쓰고 딱딱하고 고될 때가 많다. 그러므로 독자에게 아부하는 달콤한 책은 그저 디저트일 뿐이다. 디저트로 배를 채우지 말라.

발 밑을 보라

좋은 자기경영서는 먼저 조고각하(照顧脚下), 즉 “자신의 다리 밑을 보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마커스 버킹엄의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청림출판)은 내가 가지고 태어난 강점에 대하여 심도 있게 질문함으로써, 그것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이도 저도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살고 있는 자신에게 분노하게 만들어 준다. 개혁은 현재에 대한 분노라는 강력한 에너지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그러므로 책을 읽을 때, 늘 자신의 현재 위치를 직시하고, 이 자리에 안주하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한 일임을 스스로를 설득하여 변화를 선택하게 만들어야 한다.

인생을 ‘해야 할 일’로 채우지 말라

인생이 ‘하고 싶은 일’로 가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좋은 책이다. 리처드 볼스의 ‘당신의 파라슈트는 어떤 색깔입니까?’(동도원)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연결해 줌으로써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는 구체적 지침서로 훌륭하다. 자기경영은 곧 단행이다. 실행으로 몰고 가는 구체적 방법론을 제공할 수 있어야 훌륭한 실용서이며, 책을 읽고 현장에서 실험해 보는 사람이 훌륭한 독자다. 책 속에 등장하는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의 이야기를 찾아내어 내면화 시킬 수 있어야 많이 배우게 된다.

하루를 바꿔내야 한다

자기경영의 진수는 하루를 바꿔 삶 전체를 바꿔내는 것이다. 하루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하루에 일정한 시간을 떼어 자신에게 흠뻑 쓸 수 있는 건강한 중독을 만들어 내는 법을 터득하게 도와주는 책은 훌륭하다. 책을 덮고 그 다음 날 스스로 정해진 시간에 자신이 계획한 일을 하게 된다면 하루를 잘 보낸 것이다.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계속 그럴 수 있으면 ‘긍정적 중독’이라는 훌륭한 유산을 자신에게 선물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시장가치뿐 아니라 존재가치를 높여주는 책이다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는 인간의 상품화를 통해 교환가치에 치중하게 만들어 왔다. 아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빠가 부자인가 아닌가가 더 중요해졌으며, 사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열쇠가 몇 개인가가 더 중요해지면서 천박해졌다. 기억해야 할 것은 시장경제는 사회적 신뢰 없이는 번영할 수 없으며, 신뢰는 역설적으로 비상업적 관계로부터 생성된다는 점이다. 즉 시장경제는 신뢰를 소비할 뿐 신뢰의 창출에 기여하지 않는다. 그래서 상업주의가 판을 치면 반대로 사회적 신뢰는 고갈되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수업’(이레)은 살면서 우리 속에 소중한 것들이 죽어가는 것을 경계하고, 죽음의 순간에서 꼭 하고 싶은 그 일을 지금 바로 하라고 촉구한다. 죽음의 자리에서 삶을 바라보자 그것은 빛나는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고 우리는 문득 삶과 존재의 기쁨으로 어쩔 줄 모르게 된다.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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