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피해자·제삼자가 본 난징대학살

역사는 힘있는 자가 쓰는가
아이리스 장 지음|윤지환 옮김
미다스북스|331쪽|1만3000원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나치로부터 수많은 유대인을 구해낸 독일의 사업가 쉰들러처럼, 1937년 중국의 난징대학살 때도 일본군의 만행으로부터 중국 양민을 살려낸 외국인이 있었다. “대머리에 안경을 썼으며 정장에 나비 넥타이를 맨,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중년사업가”였던 욘 라베. 독일 국민인 동시에 난징의 나치당 리더이기도 했던 그는 1908년 지멘스 차이나에 취직한 이후 30년 가까이 중국에 머물렀다.

그는 난징대학살 당시 아돌프 히틀러에게 “난징 전투에 참가하지 않는 민간인을 위해 중립 지대를 건설할 수 있도록 총통께서 일본 정부에 힘을 써주십시오”라는 내용의 전보를 보낸다. 지멘스 차이나의 중국인 직원을 위해 자신의 집을 은신처로 내놓고, 수백 명의 중국인 여성들이 자신의 집 뜰에 작은 초가를 짓도록 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계 다큐멘터리 작가 아이리스 장은 중국인과 일본인, 그리고 외국인의 시각에서 난징대학살을 재구성한다. 1997년 출간 이후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떠올랐지만, 저자는 일본 극우세력으로부터 줄곧 협박에 시달리다가, 2004년 36세의 나이로 차 안에서 머리에 총을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추정된다고만 전한다. 원제는 ‘난징의 강간, 그 진실의 기록’.

김성현기자 danp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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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2 1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6-05-22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