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에 홀리다
영화 성공에 소설 판매부수도 덩달아 껑충
낭만적 사랑·개성 넘치는 인물들 매력 ‘제인 오스틴 다시 읽기’
붐으로 이어져 첫번째 소설 ‘이성과 감성’ 완역본 펴내
▲ '오만과 편견'의 작가 제인 오스틴 | |
영화 ‘오만과 편견’ 바람을 타고 소설 ‘오만과 편견’이 뜨고 있다.
영화가 개봉 1주 만에 관객 31만명을 동원하는 데 성공하자, 소설은 인터넷 서점 Yes 24에서 종합 1위, 교보문고 매장에서 종합 순위 7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1813년 발표된 고전 문학 작품이 젊은층이 주로 애용하는 온라인 서점에서 선두에 등극한 것은 문화적 사건이다. 번역본(윤지관 전승희 옮김)은 지난 2003년 민음사에서 나온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내로라하는 실용 신간 도서들을 제쳤다.
민음사는 “영화 개봉을 맞아 소설 판매 부수가 그 전에 비해 3배로 늘어났다”며 놀라워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가운데 한권으로 나온 ‘오만과 편견’은 영미문학연구회로부터 가장 충실한 번역본이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약 15종의 번역본 중에서 단독 질주하고 있다.
민음사는 최근 오스틴의 첫 번째 소설 ‘이성과 감성’(윤지관 옮김) 완역본을 펴냈고, 미국 여성 작가 커렌 조이 파울러의 장편 소설 ‘제인 오스틴 북클럽’까지 내놓아 ‘제인 오스틴 다시 읽기’ 붐을 부추기고 있다.
‘오만과 편견’은 19세기 영국 여성 작가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이다. 가난한 딸 부잣집에서 둘째 딸로 태어난 엘리자베스가 부유한 집안의 청년 다아시와 서로의 오만과 편견을 벗어나는 과정을 거쳐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 이야기다. 신분 격차를 뛰어넘는 낭만적 사랑의 힘, 당시 영국 시민 사회의 세밀한 풍속 묘사, 각자 개성 있는 등장 인물들의 매력 등을 보여주기 때문에 제인 오스틴 소설 중에서 가장 널리 읽혀왔다. 오스틴은 이 작품에 대해 “너무 경쾌하면서 빛이 나고 재치가 번득인다”고 자화자찬했지만, 동시에 “진지하고 그럴 듯한 난센스가 부족하다”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오만과 편견’은 오늘날 영화와 TV에서 성행하는 로맨틱 드라마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영국 시골을 무대로 수직적 신분 상승으로 끝나는 신데렐라 이야기의 변형이라고 폄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을 번역한 윤지관(덕성여대 영문과 교수)씨는 “제인 오스틴은 당대 현실을 충실하게 재현해 낸 리얼리스트”라고 강조했다. “연애와 결혼이라는 한정된 주제를 다루면서 근대 사회 여명기에 벌어지는 인간의 의식과 행동의 변화를 그처럼 철저하고 정확하게 그려낸 작가도 따로 없을 것이다.”
20세기 페미니즘 문학의 대명사인 버지니아 울프는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증오, 신랄함, 두려움, 항의, 설교가 없는 글을 쓴다. 나는 셰익스피어가 바로 그런 방식으로 글을 썼다고 생각한다.”